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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사 에세이

목사들의 엽기 獵奇 (2)

hherald 2010.07.15 13:57 조회 수 : 1510

어느 날 하나님과 이야기 하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평소에 궁금하던 것을 하나님께 여쭈어보았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시죠?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세미한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어린시절이 지루하다고 안달하면서 서둘러 어른이 되려고 하다가, 어느 날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너희들은 돈을 벌기 위해 밤낮으로 일을 하다가 건강을 잃고 나서는 잃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번 돈을 다 써버리잖니?” 
“그리고 너희들은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현재를 버리고 살다가, 결국 단 한번도 행복한 미래를 경험하지 못하고 ‘그 때가 행복했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모두들 후회를 하지...”
“마치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고집스럽게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단 하루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존재처럼 ‘허탈하다’는 이야기를 되풀이 하며 무의미하게 죽어 가거든... 이 모든 것이 너희들의 어리석은 모습이란다” 누구에겐가 들은 이야기다.
2009년이 기울어간다.
어린시절에는 떡국을 두 그릇씩 먹고 두 살씩 나이를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정말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어리석은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돈을 벌어보려고 애를 쓰며 산 것도 아닌데 목사로 살면서 건강을 많이 잃었다.
간도 더 나빠지고 당뇨가 생기려는지 목이 자꾸 마르고 혈당수치도 점점 더 높아진다.
나만 건강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로 간이 나빠진 목사들도 많고 어려움을 겪은 후에 갑자기 당뇨에 걸린 목사들도 많다.
아이러니다.다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의 평안을 누리라”고 설교를 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예수 안에서 살지 못했던 모양이다.
스트레스로 당뇨에 걸렸다면 이미 목사로서의 자격을 반쯤 상실했다고 봐도 무리한 이야기가 아니다.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는 어리석은 모습이라는 것을 안다.
좀 더 큰 교회를 꿈꾸며 폼 나는 미래를 생각했었다. “좀 더...” “좀 더…” 철학적 실존의 정의보다 더 확실한 인간의 실존을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사랑의 교회가 “좀 더…”라는 실존에서 교회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2300억을 들여 교회를 새로 건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금도 이미 공룡처럼 큰 교회다. 
지금까지 받았던 사례비를 두 주전에 -75% 자진 삭감했다.
이제 더 이상, 교회재정의 대부분을 교역자 사례비로 지출하는 엽기목회를 계속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미 지난 해부터 그렇게 하자고 나를 설득했었다. 너무 늦은 결정이라 교우들에게 미안하다.
 “좀 더...” “좀더...”에 멍드는 가난한 성도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거룩함을 빙자한 밥벌이 목회’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교회가 시장바닥이 된 런던에서 혹시 ‘좀 더..’ 교회가 성장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사례비를 더 받는 목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때 늦은 결정이 이미 어리석은 내 모습을 비웃고 있다.
당장 미니캡이라도 해보려고 미니캡 회사를 찾아가보니 1000파운드를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알 수 있었다.
교우들은 그렇게 힘든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1000파운드를 벌려면 하루 12시간씩 6일을 일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 전에는 몰랐었는데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직업이 아니면?)이 교회에서 생계를 책임져주는 목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아보니 좋은 시절이었다.
결국 나도 ‘그 때가 행복했었다’는 어리석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누가 ‘주의 일’을 고생이라고 말했던가?
그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 보리고개가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도저히 생계가 해결되지 않는, 먹고 살기 어려운 개척교회 사모들에게나 타당한 이야기다.
목사들이야 좋아하는 설교라도 하며 인생을 즐기며 사니, 고생을 해도 견딜 만은 하다.
첫째 아들부터 막내 아들까지 모조리 목사를 만드는 큰 교회 목사들의 믿음에는, 틀림없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을 아들에게 선택해주려는 지고한 부정父情이 포함되어 있으리라.
세습해서 물려줄 교회라도 있다면 “대통령하는 아들을 설득해서라도 목사를 시켜야 한다”며 껄껄 웃으시던 어느 목사님의 너스레가 결코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나는 마치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어리석게 살고 있는 목사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만나면 거룩한 복음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교인 수나 묻고, 교회건물의 크기나 묻고, 교회재정이나 묻고, 사택과 사례비와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며 십일조 교인 수나 묻고 있는 엽기獵奇 목사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는 설교를 통한 ‘교리敎理’로 배워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신앙인의 삶을 통 해 그것이 느껴지고 보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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