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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나를 보는 혜안

hherald 2024.10.14 16:59 조회 수 : 733

 

이 땅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입니다. 생명은 나름대로 존귀하고 귀한 것이지만 사람의 생명과 기타 짐승들의 생명 무게가 같다 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도로를 내기 위해서 나무들을 베야 하고 터널을 뚫어야 하기에 자연이 많이 훼손되는 것은 불가분의 일입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거는 분들의 뉴스를 오래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것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지만 경제발전에 부응하기 위해서 자연의 훼손은 불가피한 일입니다.

 

당연히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냉철하게 구분하게 됩니다. 자연이 훼손되는 것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현대의 건축 공법일 것입니다. 건물을 짓거나 도로를 넓히고 터널을 뚫고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문명사회에서는 반드시 해야 할 숙명적인 일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위로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낸 만큼 다른 곳에 나무를 심어야 하고 건물 주변에 조경하도록 건축법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생명의 우선순위입니다. 기어 다니는 미물, 각종 짐승의 터전을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하루아침에 제거하는 것에 대해서는 묻고 또 묻고, 심사숙고하게 전문적인 토의를 거쳐야 합니다. 얻어진 결론으로 도로가 건설되고 건물이 지어지고 터널이 뚫리게 되면 자연 훼손과 그곳을 터전 삼은 동식물의 피해는 불가피한 일이 됩니다. 사람의 생명, 사람이 사는 삶의 형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때론 자연과 동식물의 터전이 파헤쳐지고 그곳에 거대한 빌딩이나 아파트가 세워지고 도로가 뚫리게 되는 것입니다.

 

생명의 귀중함이 다르므로 그렇게 결정할 수 있다고 믿어집니다. 기어 다니는 벌레를 살리기 위해서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희생하기보다는 벌레를 희생시킴으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쪽을 택하게 됩니다. 인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많은 신약이 개발되는데 사람에게 직접 연구할 수 없으니 동물들을 시험 군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모든 의과 대학에서는 최대한의 예를 갖추어서 동물 실험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한 인간의 양심이라면 비록 미물의 동물이라 할지라도 예를 갖출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들보다는 사람의 생명이 더 귀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고귀한 것은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자기 성찰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장하게 되는 것이고 깊이 있게 성숙하고 인격이 다듬어지고 무게가 실리게 됩니다. 내가 나를 성찰한다는 것은 자기성숙의 척도입니다. 숲에서는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지도를 그릴 수 없습니다. 숲을 벗어나야 숲 전체를 볼 수 있게 되어 내가 처한 현재 위치와 상황을 그려낼 수 있습니다.

 

역사가 중요한 것은 오늘이라는 현실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혜안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미래는 과거 역사를 깊이 있게 성찰하면 미래가 보이게 되는 법입니다. 학창시절에 역사를 의무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지금도 기억납니다. 칠판에 빼곡하게 적은 것을 필기하는 것으로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으시고 필기하고 암기하는 것이 역사 공부의 전부라 여겼기에 역사적인 의를 배우지 못한 것입니다. 거대한 역사의 숲에 갇혀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조차도 망각한 채 필기하는 것과 암기하는 것에 바빴을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거대한 역사의 숲에서 늘 길을 잃었을 뿐입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 역사를 공부하고 그 역사를 통해서 미래를 설계하는 존재는 오직 인간이 가진 능력뿐입니다. 역사를 통해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게 되는 것이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 성찰은 어떻게 보면 역사적 혜안을 갖는 일이며 자신의 깊은 속내까지라도 비춰볼 수 있는 자기만의 거울을 가진 셈이 됩니다. 역사적 혜안이 있는 사람은 세상에 발생하는 일의 표면만으로 해석하지 않게 됩니다. 사람을 대할 때에도 그의 행동 몇 가지로 그의 인생을 평가하지 않고 그의 속내를 들여다보기 위해서 오래도록 기다리게 됩니다.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중범죄와 같습니다. 사회학에서는 3초의 첫인상, 혹은 10초 이내에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 진실은 아닙니다. 살아보면 첫인상은 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만남이 깊어질수록 그의 삶의 진국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이 좋아지면 모든 것이 예뻐 보이게 됩니다. 좋아지기로 하면 천 가지가 예뻐 보이는 신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미워지면 그 예뻐 보였던 천 가지 전체가 미워집니다. 예뻐 보이는 것이 있고, 미워하는 이유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기에 따라 좋아지는 이유가 되고 미운 꼬투리가 됩니다.

 

2013년 KBS2에서 20부작으로 방영된 휴먼메디칼 드라마 <굿 닥터>의 명대사에 대해 존경하는 벗님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주인공 ‘박시온’은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을 앓는 대학병원 소아외과 의사로서 그의 사부에게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에 담백하게 묻습니다. 그의 사부 역시 담백하게 대답합니다. “좋은 의사가 뭔지 고민하는 의사가 모두 좋은 의사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억만 개가 정답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자기 성찰을 위해 날마다 고민하는 그 사람은 좋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확신이 듭니다. 인생은 살며 사랑하며 배우는 것이라고 숭실대 철학 교수였던 안병욱 선생님은 강조하셨습니다.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은 배우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배움의 기간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입니다. 내 인생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날마다 고민하고 역사의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는 혜안이 삶의 깊이와 넓이를 더해 줍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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