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조사하면 항상 도시 브랜드 가치와 함께 하지는 않는구나 하는 걸 보게 된다. 우리가 사는 영국 런던,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한국의 서울 등 도시 브랜드에서는 세계 최정상급이지만 사람들에게 '살기 좋은 곳'으로 선택되지는 않는다. 그 나라의 수도이거나 대표적인 도시가 실속형 중소 도시에 밀리는 건 다반사다.
영국의 부동산 기업 조사에서 주거 만족도 1위 도시는 런던이나 버밍엄이 아니라 노스요크셔의 작은 마켓타운 스킵턴(Skipton)이었다. 인구 1만 5,000명의 작은 마을이다. 물론 집값이 싸지만 단지 그 이유만일까.
또한 <타임스>가 학교·교통·상권 활력 등을 종합 평가해 '2026 베스트 플레이스'로 노리치(Norwich)를 선정했다. 런던에서 순위에 든 곳은 리치몬드와 캠든이었다. 런던 도심 속에서 그나마 자연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는 곳이라서 선택됐다고 한다.
프랑스도 파리, 마르세유, 리옹 등 큰 도시를 기피하고 있다. 치안이 나쁘고 주거비만 비싸기 때문이다. 미국도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등 초거대 도시들이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한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는 세종시가 꼽힌다. 인구, 경제, 교육, 의료, 안전 등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세종특별자치시가 단연 1위다. 경기도 수원시와 화성시가 상위권에 오른다.
세계 전체로 비교하면 덴마크의 코펜하겐(Copenhagen), 오스트리아의 빈(Vienna), 스위스의 취리히(Zurich) 등이 해마다 순위를 바꾸어 가며 1, 2, 3 등을 나눠 갖는다. 유럽 도시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아시아에서는 일본 오사카가 Top 10 안에 유일하다. 상위 20위 안에 인구 600만 명 이상의 도시는 3곳뿐이다. 대체로 작은 도시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선택되는 경향이다. 런던은 54위였다. 범죄율과 테러 위협이 상위권에 오르려는 발목을 잡는다고 평가한다. 뉴욕이 69위인 걸 보면 그런가 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전 세계 173개 도시를 안정성, 의료, 문화·환경, 교육, 인프라 등 다섯 가지 기준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겨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는 코펜하겐이다.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네 배 많은 도시, 안정성 분야에서 완벽한 점수를 받았다는데 세계 대표적인 메트로폴리탄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반사다.
그럼, 코펜하겐에 살면 낙원이 될까. 물론 코펜하겐에도 빈곤과 실업, 노숙, 범죄, 가파른 임대료 상승 같은 그늘은 있다고 한다. 당연히 그렇겠지. 그런데 이를 해결하는 사회 안전망이 두텁다고 한다. 함께 사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코펜하겐 시민 모두의 노력이 코펜하겐의 오늘을 만들고 내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가장 좋은 이웃이 있는 곳이라는 말이다.
우리도 가장 좋은 도시가 되도록 이웃에게 잘하자.
헤럴드 김 종백
런던 코리아타운의 마지막 신문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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