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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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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예 영국사범회(회장 이태용)에서 주최하는 ‘한반도 통일 염원 2018 한국무예 국제무사대회’가 9월 8일 영국 길포드에 있는 서리 스포츠 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태권도, 합기도, 특공무술 선수 250여 명 포함 천여 명이 참가해 첫 대회부터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규모로 열렸다. 

 

4살 꼬마부터 20대 건장한 청년까지 250여 명 선수들의 함성과 열기로 대회장은 아침부터 후끈 달아올랐고 선수들을 응원하러 온 선수 가족과 무예대회와 무술 시범을 보러 온 관중들까지 천여 명이나 모여 넓은 체육관이 오히려 비좁게 느껴졌다. 

 

트로피를 안고 기뻐하는 어린이, 이를 부럽게 쳐다보는 어린이 모두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응원하러 온 부모들은 승패를 떠나 자녀가 보여준 듬직한 모습을 자랑스러워했다.

 

태권도, 합기도, 특공무술을 가르친 사범만 한국인일 뿐 참가한 선수의 면면을 보면 국적과 인종과 문화를 초월한 국제대회의 모습이다. 참가 선수의 80% 이상이 한국인이 아니었다. 한국인이 드문드문 보이는 정도. 그들이 모두 차렷, 경례 등과 같은 한국말 구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대회는 아침부터 시작돼 땀 흘리는 선수들의 함성과 응원석의 환호가 함께 어우러져 대회장의 열기를 가장 뜨겁게 만들었을 때 대회의 하이라이트 격인 개막식이 12시에 열렸다.

 

 

볼거리와 감동을 만들어낸 개막식

 

개막식에서는 나란히 걸린 태극기와 유니언잭을 향해 일제히 경례하고 대회장을 맡은 영국 귀족 링필드경The Lord Lingfield이 대회사를 했다. "영국의 젊은 세대 수천 명에게 한국 무예의 기술과 정신을 가르친 한국무예 영국사범회의 사범들에게 감사한다. 영국에 많은 무예인이 진출해 활동하지만 K MAMA만큼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영국의 젊은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곳은 없다. K MAMA와 한국무예 국제무사대회가 더욱 발전하고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개막식에 특별한 의식이 마련됐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알란 가이Alan Guy씨가 이 대회에 특별히 초대됐고 태권도, 합기도, 특공무술 사범들이 군 시절 자기 부대 군복을 입고 참전용사 앞에서 열병식을 했다. 알란 가이 씨는 "68년 전 한국에 어디에 있는 나라인 줄도 모르고 5주간 배를 타고 도착해 유엔군의 일원으로 싸웠다. 한국 정부와 영국의 한인들은 그들의 어두웠던 시절에 도와준 은혜를 잊지 않고 매번 참전용사를 초청해 고마움을 표시한다. 눈부신 발전을 한 한국이 자랑스럽고 이런 좋은 대회에 초대해 특별한 열병식으로 맞아준 것이 고맙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특별한 감동을 받은 듯 목소리가 많이 떨렸다.
가야금 연주, 가야금과 무예의 조합, 영국 젊은이들의 케이팝 댄스, 유명 레퍼의 공연이 흥을 돋우며 개막식의 재미를 더했다.

 

이어진 무술 시범에서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어린 꼬마들이 선보인 무술에 박수가 터져 나오고 오래 연마한 이들의 고급 기술이 펼쳐지자 탄성이 터졌다. 격파술, 호신술, 검술, 봉술, 실전과 같은 대련 등 화려한 무예가 계속 이어졌다.

 

영국에서 북한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어느 영국인 관객은 "합기도, 태권도, 특공무술 모두 저마다 독특한 품새와 규정이 있어 한국의 각 무예를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대회장 관중석에는 영국에서 각종 무예를 가르치는 영국인 사범들이 많이 참석해 한국 무예의 경연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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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MAMA 아래 무예는 하나다

 

K MAMA(케이마마 Korean Martial Arts Masters Association 회장 이태용) 10년에서 20년 동안 영국에서 한국 무예를 현지인들에게 가르치고 전파해온 사범들이 모인 단체다. 한국무예 영국사범회라 부른다. 올해 결성됐는데 태권도(관장 김종호), 합기도(관장 성대만), 특공무술(관장 이태용, 이태희) 등이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 사범들은 무술이 추구하는 바는 같다, 무술은 하나다, 라는 뜻이 맞아서 하나의 협회 아래 모일 수 있었다고 한다. 태권도, 합기도, 특공무술 등 무예 분야는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도복에 태극기가 붙어 있다는 것과 기본적인 용어는 모두 한국말로 한다는 것. 그래서인지 다른 도장, 다른 도복을 입고 온 선수들이  차렷, 경례 등의 구령에 착착 맞춰 움직였던 것이다. 

 

K MAMA 소속 도장은 인사법이 비슷하다. 교육생 모두가 고개 숙여 인사한다. 사람에게는 고개 숙여 인사하지 않는 문화를 가진 이슬람권 수련생과 가족들이 이 인사법에 대해 많이 반발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는 교육생은 받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 무예는 예의와 공경을 가장 존중하기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K MAMA로 다른 무예, 다른 사범이 함께 모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초대 회장을 맡은 이태용 특공무술 관장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취지를 설명하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영국 땅에서 한국 무예의 기본 정신을 악착스럽게 고집하는 바가 같아서인지 4명의 사범이 모일 수 있었다. 

 

 

한국 무예로 전파하는 한국 문화

 

 

영국 초등, 중등학교에는 PE(Physical Education)라는 체육시간이 있다. 케이마마에 소속된 합기도, 태권도, 특공무술 모두 영국 학교 체육시간 과목으로 들어있다. 합기도는 10년 전부터 런던 일부 학교에서 체육 과목 안에 프로그램으로 들어 있다. 이런 성과는 길게는 20년 전부터 K MAMA 소속 사범들이 꾸준히 현지인과 지역민 사이에 한국 무예를 전파해온 노력의 산물이며 한국 무예의 초기 수용자들이 우수성을 체험하고 권장했기 때문이다.

 

한국 무예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전파한다는 책임과 각오는 케이 마마 사범들 모두가 강조한다. 이태용 회장은 "영국은 세계 유명 무술인이 많이 모인 곳이며 그들이 운영하는 도장도 많다. 무술로 성공하기가 어려운 곳이다. 자리잡기가 어렵다고 한국 무예의 정신을 잊고 현지인에게 맞춘 무예로 변질됐다면 지금만큼의 발전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 무예의 정신을 고집한 수련법에 현지인들이 장점을 발견하고 감동해 찾는 것이다. 교육생들은 한국 무예의 정신인 예절과 공경을 실천하고 존중한다."라고 했다. 태권도의 김종호 관장은 "도장을 찾아온 아이가 처음 모습과 달리 점차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점차 리더십까지 갖춘 아이로 발전하면 아이의 부모는 한국 무예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매우 적극적인 친한파가 된다. 왕따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였던 아이가 리더십을 갖게 될 때도 한국 무예의 정신인 예의와 존경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런 교육으로 강할수록 더 예의 있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다."라며 교육생에게 무예의 올바른 이해를 강조한다고 했다.

 

현재 K MAMA는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Tesco와 매장 내 어린이 무예 교실 설립에 관해 의견을 조율 중에 있다. 대형 매장 네에 어린이 놀이터와 같은 공간을 만들어 쇼핑하는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들이 그곳에서 한국 무예를 배우며 노는 것이다. 테스코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상태인데 전국 250여 개 대형 매장 모든 곳에 어린이 무예 교실을 만들고자 하는 업체에 반해 가르칠 사범이 턱없이 부족한 K MAMA로서는 역부족이라 몇 군데 시범 운영 안을 두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영국 어린이들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한국 무예를 배우고 자란다는 점에서 K MAMA와 테스코의 제휴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힘들어도 즐거운 무예, 적자 대회에도 행복한 사범들

 

첫 번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지만 '한국무예 국제무사대회'가 계속 발전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무예 영국사범회의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 무예를 한국 문화로 보지 않는 우리 내부의 시선이 K MAMA 사범들을 힘들게 만든다. '한국 문화를 알린다'는 관점에서 보지 않으니 정부 기관이나 업체의 지원을 요청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여러 관급 단체와 기관에다 대회 개최와 관련해 지원을 요청했으나 '우리가 지원할 사업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고 한다.

 

한국무예 영국사범회의 수익을 올리려 없는 대회를 만들었다는 오해도 이들의 힘을 뺀다. 이런 대회를 열면 한국 정부에서 지원이 오고 대회에 나오는 교육생들로부터 참가비도 받으니 '남는 장사'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고 그런 식의 항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작은 규모의 도장에서 수련하던 교육생들이 큰 체육관에서 맘껏 실력을 발휘할 대회를 연다고 하니 부모들이 기꺼이 참가비를 내겠다고 나서서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교육생들에게 참가비를 받고 이웃으로 지내는 뉴몰든 한인타운의 한인 업소에 광고 협조를 받아 체육관 대여료와 행사비를 충당했다. 가야금 공연과 케이팝 무용단은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지원한 것이다. 트로피와 상품 제작에 들어간 비용은 오롯이 사범들의 주머니에서 메워야 했다. 

 

적자 대회를 마친 다음날 만나본 사범들은 한결같이 대회 뒷얘기가 좋아 오히려 힘을 얻는다고 했다. 바람이 있다면 한인이나 현지인 행사와 연계해 무예를 선보일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4살부터 60살까지의 교육생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국 무예의 전도사가 되어 이를 알리려 나설 준비가 되어 있고 그것을 기쁘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사범과 노란 머리 파란 눈의 교육생 모두 한결같이 '한국 무예로 한국의 문화를 전파한다'라고 믿고 있다는 소리로 들렸다.

 

 

글 사진 : 한인헤럴드  후원 : 한국 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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