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의 핸드폰을 몰래 보는 것은 감시일까? 사랑일까?
16, 17세 청소년 자녀를 둔 런던에 사는 부모는 4명 중 1명이 자녀의 핸드폰을 몰래 검사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청소년들의 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National Citizen Service가 시행한 조사에서 16, 17세 청소년 자녀를 둔 런던 거주 부모 중 24%가 자녀 허락 없이 핸드폰을 검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영국 전체 17%에 비해 런던 부모의 자녀 핸드폰 훔쳐보기가 유독 심했다.
조사에서 부모들은 자녀가 자랄수록 그들이 SNS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어던 메시지를 서로 주고 받는지 검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75%의 부모는 자녀가 인터넷에서 무엇을 검색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National Citizen Service는 부모가 자녀의 핸드폰을 몰래 보는 것은 감시보다는 사랑이라는 평가했다. 자녀가 걱정되기 때문에 몰래 검사한다는 것이다.
청소년들 68%가 핸드폰으로 인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부모가 자녀들의 핸드폰을 몰래 훔쳐보는 것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85%의 청소년이 핸드폰으로 외부에서도 부모와 쉽게 연락할 수 있어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핸드폰은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여학생 중 62%는 핸드폰이 없으면 부모는 불안해서 자신을 밖에 못 나가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핸드폰으로 누구와 어떤 SNS을 하는지 어떤 내용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는지 부모가 불안해하지만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이라는 입장이다.
National Citizen Service 관계자는 "16, 17세는 곧 어른이 되는 시기로 부모와 자녀가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 이 시기에 올바른 핸드폰 사용 등 인생에 대해 조언해 줄 좋은 기회다."라고 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을 관리하는 ‘스마트폰 규제 서비스’가 다양한데 청소년 유해 정보를 차단하고, 자녀가 방문한 웹사이트 목록과 시간을 확인하고, 특정 기능이나 사용 여부도 부모가 제어할 수 있다. 청소년 인권의 측면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있다.
헤럴드 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