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빈대를 봤다는 제보가 잇따라 시민들이 우려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대중교통에서의 빈대 목격담은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런던 지하철 빅토리아 라인에서 승객이 자기 바지 위에 빈대로 추정되는 벌레가 기어가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의 주인공은 런던교통공사(TfL)에 "이 문제에 대해 빨리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버스를 이용한 승객은 빈대가 버스 유리창을 기어오르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버스 승객은 버스 운송업체인 '퍼스트버스 FirstBus'에 이 내용을 알렸고 운송업체 측은 사과하고 승객이 탑승한 버스와 정류장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누구나 이용하는 대중교통에 빈대가 출몰한 것은 빈대가 무작위로 확산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키운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교통공사(TfL)가 지하철과 버스를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다"며 영국보다 먼저 빈대 사태가 발생한 프랑스를 의식해 "파리관계자들과도 상의하고 있다"고 했다. 유로스타 측은 성명을 내고 "모든 객차 내 직물 표면 부분을 뜨거운 물로 늘 세척하고 있는데 의심이 가면 즉시 소독할 것"이라고 했다.
빈대는 질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 보통 7mm 정도 크기로 옷이나 가방에 들어가 다른 곳으로 옮겨질 수 있다. 팬데믹이 끝나며 프랑스와의 교류가 많아져 빈대가 확산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베이나 페이스북 등의 사이트를 통해 국가 간 중고 거래가 증가한 것도 빈대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빈대에 물린 상처가 가려움증을 유발하며 최근에는 빈대가 살충제에 내성이 생겨 없애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한다.
영국 해충방제협회는 매년 약 1만 2,000건의 빈대 관련 해충 방제 출장 서비스 요청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해충방제 업체인 렌토킬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영국에서 빈대에 감염된 비율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비해 65% 증가했다고 알렸다.
헤럴드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