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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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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일 처음으로 재영한인회 정기총회라는 곳에 참가하였다. 50여 명 참가했는데 말 그대로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재영한인들을 대표하는 한인회장이 되겠다는 한 후보가 다른 후보 측 인사를 향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하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고함 지르며 달려들다 이런 사태를 예상한 주최 측이 대기시킨 영국 경찰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한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11월 24일의 한인회장 선거가 연기된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참가자들에게 동포신문에 나온 선관위 발표 내용을 참고하라고 답하고, 한인회 감사보고에서는 감사가 있는데도 회장이 보고를 대신하다가 발표 내용 중 한 참가자가 광복절 행사에 한국 정부로부터 1만 달러(약 6천 파운드)를 받았는데 왜 결산 보고서에 빠졌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그 부분은 재외동포재단에서 받은 거라 따로 관리해 뺐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답을 했다. 사회를 보던 현 한인회장은 한 후보자 측을 빗대 "쪽수로 밀어붙이려고 하는데"라고 했다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것도 어르신들이 있는 자리에서 쪽수가 뭐냐, 당장 사과하라"고 해 급히 정정했다. 회의가 마음에 들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며 회장 후보자가 토의를 거부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다 주변 사람이 말려 다시 들어왔다. 몇 해 전 한인사회 갈등을 부추겨 한인회가 한인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한 책임이 있는 전임 한인회장 한 사람은 발언권을 요청해 반성은커녕 자기 자랑하다가 발언 도중에 "재영한인회를 요지경으로 말아 먹은 사람이 무슨 얼굴로 이 자리에 왔냐, 당장 나가라"며 한 참가자로부터 면박을 당하자 고성이 오갔다.

 

 

 

이런 자리가 되라고 예상은 했지만 왜 재영한인회가 재영한인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지를 또 한 번 보여준 자리였다. 이날 내가 본 재영한인회는 한인들을 대표하는 조직이 아니라 그들만의 잔치, 아니 그들만의 '전쟁터'였다. 이날 총회에는 30대 이하, 아니 40대 이하의 한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재미있는 구경'을 하고 나도 발언권을 얻어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동료들과 회의장을 빠져나오다 선남국 공사, 김 대환 영사를 만나 한창 시끄러운 지금 들어가는 것보다 나중에 가는 것이 좋겠다며 옆 커피점에서 그분들과 시간을 보냈다.

 

 

내가 총회에서 발언한 내용은 이렇다. "나는 재영한인회의 회원이 아니다. 하지만 선거가 연기된 원인 중 쟁점이 된 '탈북민들에게 한인회장 선거권을 주느냐 마느냐'를 정기 총회에서 결정한다기에 탈북민 회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우리 입장을 전하고 싶어 왔다. 나는 한인회에 공식 항의한다. 왜 재영한인회는 우리 선거권을 두고 우리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자기들 마음대로 참가한다, 못한다를 결정하는가? 참가 여부는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 왜 우리들의 참여 문제를 재영한인회가 감히 자기 마음대로 결정을 하는가? 

하재성 회장이 유권자연맹 회장으로 참가하고 6개 한인 단체가 모여 만들었던 2016년 영국한인회(영한회) 회장 선거에서 <선거권은 18세 이상, 영국 1년 이상 거주 한인으로 하며 중국 동포와 북한 이탈주민은 선거권이 없다>고 하더니 이번 동포신문에는 2018년 11월 24일 한인회장 선관위 공고로 탈북자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고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했다. 한인들에게 탈북민들은 필요에 따라서 오라면 오고 말라면 말아야 하나. 그러면서 각종 한인행사에는 우리보고 사람 좀 채워달라는 부탁이나 하니 우리가 당신들 시중드는 존재로 보이는가?
나는 탈북자의 한 사람으로서 재영한인회의 이런 태도는 탈북민에 대한 모욕 이며 우리와 상의 없이 결정한 것은 한인회가 전체 탈북민에게 공식 사과하고 이런 모욕적인 결정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지 한인회의 공식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
또 탈북민이 회장후보로 나오면 한인회가 탈북자들에게 장악될 수 있다는 우려로 선거권은 주지만 우리 대표가 회장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은 절대로 줄 수 없다는 참을 수 없는 말도 있다는데 과연 재영한인회의 공식 입장인지 해명 바란다." 

 

 

 

이에 대해 하재성 회장은 선관위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고 공식 사과도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한 회장후보자가 해명했는데 대한민국 헌법(한반도와 부속도서는 대한민국 영토라 북한 주민도 남한 주민으로 간주한다)에 의해서 탈북자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회의 성의있는 사과를 기대도 안 했지만 더 기막힌 것은 만약 입장을 바꿔 영국 거주 탈북민들의 조직인 재영조선인협회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헌법(남조선은 북조선의 일부이며 따라서 남조선 인민도 북조선 인민으로 간주한다)을 내세워 재영 한인들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재영 한인도 재영조선인협회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회장 선거에 참가할 수 있다'라고 결정하면 과연 재영 한인들은 동의해 줄까? 

 

 

필자의 견해로 재영한인회는 더 이상 재영 한인들을 대표하는 조직이 아니다. 그냥 그들만의 조직이다. 재영 한인들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조직이라고 권한을 위임하지도 않았고 규모로 봐도 그렇고 한인사회를 위해 하는 활동을 봐도 그렇다.
이번 회장선거에 참여하려 회비를 납부한 회원이 11월 23일 전으로 100여 명 내외라고 한다. 재영한인회는 그냥 이 100여 명 내외 회원들의 조직일 뿐이다. 회장선거가 연기되고 후보자가 더 나오고 하면 이보다 좀 많아질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이 숫자도 정상적인 한인회원이라기보다는 특정 후보를 지원하려 급증된 인원이다. 선거 이전에 정상적으로 한인회비를 낸 정기 회원은 20여 명 전후로 알고 있다. 심한 말로 웬만한 축구동호회보다 못한 규모이다. 이런 실정에서 한인들의 대표성을 운운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

 

 

언젠가 하재성 회장과 이 부분(한인회가 한인들을 대표한다고 보기에 문제가 많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하재성 회장은 내 주장이 지역 주민이 지역구의회 의원으로 뽑은 자신을 두고 지역구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라며 재영한인회가 한인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킹스톤 의회나 국가는 또 다른 의회나 국가를 만들 수 없지만 뜻이 통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재영한인회 같은 조직은 10개, 100개를 더 만들어도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킹스톤 의회와 같은 지방정부와 한인회를 같이 보면 안된다고 반박한 적이 있다.

 

그런데 왜 그토록 한인회를 운영하는 이들은 재영한인회가 '한인들의 대표자 '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한인들의 대표 단체라는 간판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 기관과 교섭하고 협찬을 받고 영국에 있는 한국 기업의 지원을 받고 심지어 한인회를 이용한 개인 비지니스에 이르기까지 혜택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한인회가 진정 한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개인 욕심을 버려 한인회를 통해 가질 수 있는 이권들이 사라지면 지금처럼 서로 갈등하고 싸우는 일은 사라질 지도 모른다. 

 

나는 일부 한인들로부터 탈북자 주제에 우리 한인사회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한인회 일에 참견하느냐는 비난을 들은 적도 있다.
그러나 나는 조선(북한)사람으로서 조선에 있을 때 우리 조국, 내 나라가 진정으로 인민이 주인이 된 정상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름 누구보다 많이 연구하고 준비했다. 우리나라에 사회단체와 종교가 자기 역할과 기능을 잘할 때 비로써 인민이 주인이 된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북조선을 떠난 후 한국에서, 영국에서 그리고 지금까지 각종 사회단체 활동에 적극적이고, 주동적으로 참가했다. 2007년 한인회장 선거소송으로 시작된 한인사회 갈등의 과정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으며 지금도 갈등을 만든 당사자들이 인터넷이나 신문을 통해 밝힌 입장과 주장 그리고 그 시기에 한인회와 한인들이 어떤 대응을 했었는지 그 모든 내용을 스크랩하여 보관하고 있어 웬만한 한인보다 훨씬 더 그 내용과 과정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 공개적인 표현을 자제해오다 오늘 이렇게 내 견해를 알리게 됐다. 

 

지금까지 한인회를 바깥에서 바라본 견해를 이야기했는데 다음 기회에는 진정한 통합의 방법은 없는가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글 : 최승철

재영한민족협회(재영탈북자협회) 전 회장

런던한겨레학교 이사
조선경제개혁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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