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부는 '영어 실력이 부족해 환자의 건강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 의사'를 해고할 예정이라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앤드루 란슬리 보건부 장관이 직접 추진하는 이 계획이 시행되면 영국 NHS 소속 모든 의사는 영어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란슬리 장관은 외국에서 교육을 받은 외국인 출신 의사들이 '영국 기준보다 더 낮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불만이 자주 접수돼 이 계획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은 EU 밖 국가 출신 의사는 고용 전에 영어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EU 국가 출신 의사는 영어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EU 국가에서 의사 자격증을 취득해 영국 NHS 병원에서 근무 중인 의사는 모두 2만 3천 명으로 추산된다.
란슬리 장관은 "의사가 영어에 서툴면 환자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라며 "전 정부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영국에서 의사로 일을 하려면 영어는 필수이자 기본이다."라고 했다.
EU 국가 출신 의사의 영어 소통 문제는 독일 의사의 '실수'로 2008년 케임브리지에서 데이비드 그레이 씨가 사망한 이후 의료 관련 단체인 General Medical Council을 중심으로 외국인 의사의 영어 실력 검증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그레이 씨는 독일 출신 다니엘 우바니 의사의 과실로 diamorphine 평균 투약량의 10배를 복용한 후 사망했다.
재판 중 우바니 의사는 시차 적응을 못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자 피곤한 상태에서 저지른 실수라 했고, 독일과 영국의 약 사용량 차이점을 몰라 이런 '실수'가 일어났다고 진술했다.
우바니 의사는 영어 실력이 부족해 케임브리지 지역의 NHS 병원에서는 퇴출당한 뒤 콘월 지역의 병원에 다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헤럴드 김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