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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아는 것이 병
아무리 생각해도 편리하고 좋은 세상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궁금한 것 치면 화면에 다 나온다. 필요한 것과 필요할 것 같은 것까지도 덤으로 알려준다. 얼마 전 까지도 무엇 하나 찾으려면 도서관을 가든지 책을 사든 빌리든 뒤져서 찾아 써야만 했다. 코미디에서도 궁금하면 500원 내라하듯이, 필요한 것은 돈을 내고라도 얻어야 한다. 꼭 필요하면 정보원들에게 얻어내야 했고, 이런 특정정보를 사고팔면 범죄가 되고 간첩이 되기도 한다. 요즘은 뉴스도 사고파는 사회가 되어버리고, ‘기레기’라는 신조어도 등장하더니 결국 사고가 생겨 시끄러운 모습도 본다. 전문가는 깊고 널리 알아야 진정한 박사가 되지만, 쓸데없는 남의 일들을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이 생기기도 한다. ‘알면 다친다’는 말이 맞는 말이니 더 알려고 하지 말라. 어릴 때는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해서 공부했다. 환갑도 지나니 ‘아는 것이 병’이 되고 있다. ‘어수룩하게 살아라’시던 아버님말씀이 생각난다.



고마운 세상
암튼 인터넷 덕에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 누구나 고맙게 느낄 것이다. 내가 초기에 글 쓸 때는 느낌을 전하다가 이제 선지식들의 좋은 말씀과 함께하다보니 정확한 자료가 필요할 때 결정적인 도움을 받는다. 최근 수십년 사이에 모든 것이 컴퓨터에 다 들어있는 것을 보면, 대부분이 남들을 위하여 일일이 쳐서 올린 이들의 엄청난 노고에 감사한다. 세세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한글로 모두 안내해 주고 있으니 전문가들의 공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본론으로 가서, 멀리 있어도 내 글을 읽어주시고 행간을 봐주시는 분 중에 불교와 한학에 특별한 조예를 가진 분과 짧은 글 대화로 마음도 나누고 안부도 전할 수 있어서 더 고마움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카톡으로 친구들을 만나 모두 함께 좋은 얘기 나누니 신기하고도 좋아서 써본다.



옥수(玉樹)
지인의 한 줄 답글은 ‘봄이 오면 옥수(玉樹)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하며 ‘교곡옥수임풍전(皎谷玉樹臨風前)’이라 소식을 전해왔다. 지인은 자연농법으로 복숭아를 키우는데 나무 하나하나가 구슬로 만든 옥수로 느껴질 것이다. 작년 가을에 가봤을 때 몇 그루가 죽어서 한 쪽 옆에 직접 접을 붙여 키운 묘목으로 대체한다했는데, 모두가 구슬나무인 것이다. 나는 이를 ‘달빛어린 골에 아름다운 복숭아 나무는 불어 올 봄바람을 맞이하려 하네’라고 풀이하고 싶다. 두보의 시중 비슷한 귀절이 있지만, 그는 새로운 의미로 자신의 일년 농사 결실에 대한 소망을 들려주고 있다. 한시(漢詩)는 독자에 따라 해석과 뜻을 좀 다르게 할 수 있고, 일설에는 옥수(玉樹)나 옥수임풍(玉樹臨風), 임풍옥수(臨風玉樹)는 고금의 무협지에도 자주 쓰여지는 말로 구슬로 만든 나무 또는 아름다운 나무라는 뜻도 있지만,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주로 무협지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외모가 뛰어나고 준수한 주인공 청년을 말할 때 쓰니, 요즘 항간의 한류바람을 일으키는 현대판 한류 미남스타를 말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유명한 술꾼들
시인 두보(杜甫)는 장안의 유명한 술꾼(음중팔선, 취팔선(醉八仙))의 모습을 노래하며 미남인 종지를 표현하고 있다.
하지장은 말을 타면 배를 탄 듯하고 몽롱해져 우물에 빠진다 해도 그냥 자리라.
여양은 서말은 마셔야 비로소 조정에 나아가고 길에서 누룩수레만 만나도 군침을 흘리며 주천으로 봉작이전 못함을 한스러워 하네.
좌상은 하루 유흥비로 만전이나 탕진하고 큰고래가 강물 들이키듯 술을 마시며 맑은 술은 마셨지만 탁주는 거들떠보지도 않지.
종지는 깔끔한 미남인데 잔 들고 눈 들어 하늘을 쳐다보는 모습이 술잔을 들고 푸른 하늘을 치켜보는 모습은 마치 바람 앞의 옥으로 된 나무처럼 멋있다.
소진은 수놓은 부처 앞에서 오래 정진하다가도 취하면 때때로 참선을 파하기를 즐겨하곤 하네.
이백은 술 한말에 시 백편을 쓰는데. 저자거리 술집에서 곯아떨어지기 일쑤고 천자가 불러도 배에 오르지 않고 스스로 술 마시는 신선이라 하지.
장욱은 석 잔쯤 마셔야 초서를 쓰는데 모자 벗고 민머리로 왕공귀족 앞에 나서며 종이 위에 일필휘지가 구름 같고 연기 같네.
초수는 다섯 말은 마셔야 신명이 나는데. 고담웅변 빼어난 말솜씨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네.
설날을 맞아 술도 멋지게 드시고 올 한해도 운수대통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영국 서울한의원 한의학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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