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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의 온고지신- 아니 되옵니다!

hherald 2014.05.12 18:27 조회 수 : 1510

 

전하! 아니 아니 되옵니다.
우리가 우리 조상들의 역사드라마를 보면서 참으로 자주 듣는 말들 가운데는 지난번에 말했듯이 ‘전하. 아니되옵니다!’가 제일 많이 나오는 대사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00!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00님. 여기서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00님. 그러면 아니 되옵니다’. ‘00님. 절대 아니 되옵니다’. ‘나으리. ××하시면 아니 아니 되옵니다’라는 말과 글을 자주 듣고 보게 된다. 코미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볼 때 그만큼 우리사회는 열린사회라는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 역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아니 되옵니다’는 강력한 왕권에도 불구하고 ‘아니되옵니다’를 외칠 수 있었던 합창단은 당파싸움 같은 부정적 측면 등을 제외한다면, 우리 역사에서나 볼 수 있는 자랑거리 중의 하나가 되지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억울하옵니다
내 생각으론 ‘억울하옵니다’도 자주 나오는 대사로 보여진다. ‘니 죄를 네가 알렸다!’. ’어서 이실직고(以實直告)하지 못할까?‘. 하면, 바로 ’저는 정말 억울하옵니다‘.라고 한다. ’저는 절대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저는 단지 ××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한 것이지 제가 한 것이 아니옵니다. 정말 억울하옵니다. 살펴주시옵소서!‘가 대사의 모든 것이다. 이 말은 지금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말이다. 사실 정말로 억울한 일로 억울하게 당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꼼짝없이 당하는 경우도 더러 듣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다 ’억울하다‘고 하니 이에 대한 진위를 가리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억울한 옥살이를 하거나,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는 없어야만 하겠지만, 인간사의 역사는 권모술수와 음해를 동반한 정사(正邪)간의 다툼의 기록임을 볼 때, 억울한 일을 겪지 않고 살아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난 것 같다.


화살은
내가 마음속에 간직한 뜻이나 저지른 행위와 관계없이, 세상은 절대로 인간이든 무엇이든 간에 그냥 가만히 있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 법이다. 계획적이든 우발적이든, 우연이든 필연이든, 운명이든 숙명이든 간에, 인간 각각 개인에게는 시시각각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무엇인가가 이미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또한 모든 것이 계획대로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아니다. 활을 떠난 화살이 모두 과녁에 명중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미 활을 떠난 화살이 과녁을 비켜나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하더라도, 이 화살로 인하여 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빗나가 튕겨나간 총탄에 희생되기도 하고, 길가다 날벼락을 맞기도 하는 것이다. 동양철학에 공망(空亡)이란 것이 있는데, 공망이란 없다 비어있다 인연과 복이 박하다 등의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둘이 남아
명리학자들한테 혼날 말이지만, 이는 하늘의 천간(天干) 10개와 땅의 지지(地支)가 12개이므로 2개 차이가 나서 천지결합의 짝을 이루지 못하여 생기는 것으로, 쉽게 남자는 10인데 여자가 12이니 여자 둘이 남아서 생기는 여러 일들을 이른다. 이것은 중요하다면 중요하고 아니라면 아닌 것이라, 학자들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 나는 이를 해석함에 있어, 정상적인 부부사회라는 관점에서 볼 때에는 남는 여자 둘이 안스러워보일지 모르나, 그렇지 못한 처지에 있는 입장이라면 희망과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밝고 정의로운 세상에서는 천지결합을 깨고 이혼하는 것은 공망을 맞아 독수공방(獨守空房)할 수 있는 것으로 되겠지만, 어두운 지하세계에서의 공망이란 완전범죄를 꿈꾸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라 본다. ‘아니되옵니다’와 ‘억울하옵니다’를 피하여 살면 잘사는 것이 되는 것일까? 불경에 자기보다 강한 사람 앞에서 애써 참는 것은 두렵기 때문에 참는 것이요, 자기와 같은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은 싸우기 싫어서 참는 것이며, 자기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 참는 것이 가장 훌륭한 참음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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