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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 - 영국적인 것의 원리

hherald 2012.01.23 19:08 조회 수 : 1313



그 병이란 우리가 타인과 정상적이고 직접적인 교류, 즉 터놓고 사귀기를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는 고질병이라 치료가 불가능하다. 우리는 자신의 불행한 무능력을 가장하고 극복하기 위해 독창적인 방법들을 고안해 냈다.(예를 들면 날씨 이야기, 퍼브, 택시 기사의 백미러같은 사교 '촉진제'들). 그렇다고 이런 질병을 다 치유 할 수는 없다. 
영국인 특유의 사교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그것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다. 이 장이서 시험한 많은 규칙들은 '공정함'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다른 나라에는 이런 개념이 없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무엇이 특별히 영국인 다운것인가? 페어플에이에대한 압도적인 강박관념이다.
이 장의 나머지 규칙은 우리 영국인의 또하나의 커다란 강박과념인 계급에 관한 것들이다. 먼지, 청결함, 개 등에 관련된 차 관리 규칙에는 흥미롭고 일관된 경향이 나타난다. 이런 경향을 우리는 최상위, 최하위, 계급에서 공통으로 찾을 수 있다. 이 양극의 계급은 너무나 딴판인데도 그 중간에 위치한 중산층보다 더 공통점이 많다. 그중에서도 계급간의 미묘한 차이에 연연해 하지 않는 것과 '이웃이 어떻게 생각 할까'에 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주목 할 만하고 화려한 영국 괴짜들은 항상 최상류층이나 최하류층에서 나오는 건가하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남의 눈을 의식하는 중증층이나 중하층에서는 파렴치하고 변화무쌍한 기행奇行을 보기 어려운 것 같다. 
마지막으로 '도로 분노'에 대한 논의에서 영국인의 애국심, 특히 애국심 없음에 대한 의문에 초점을 맞춘 바 있다. 세상에 어느 나라 국민이 이렇게 비애국적이기로 아예 단결한 곳이 있는지, 혹은 자기 학대 성향이 있는지, 까다롭게 칭찬 받기를 주저하는지 궁금하다. 이 자존심 결핍의 나라에는 추천 할 만한 게 전혀 없다는 확고부동한 믿음과, 어떤 경우에도 이 나라는 파멸해 가고 있다는 확신은 영국인의 결정적인 특성 중의 하나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나는 이 특질이 결정적인 특성 그 자체라기 보다는 하위 범주, 즉 우리의 겸손과 엄살 불평 그리고 유머 규칙(특히 자기 비난 규칙과 진지하지 않기 규칙)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병증이 아닌가 의심한다.
 그 어느쪽이더라도 사람들은 - 이 책에서 영국인에 대한 나의 많은 부정적인 언급에도 불구하고 - 내가 너무 긍적적으로, 아첨하듯이 우리들의 어두운 부분들을 얼버무렸다느니 무시했다느니 하면서 꾸짖을 것이다. 내가 약간 자조적이고 비판적이며 투덜거리는 것처럼 보인다면, 아마도 영국인이기 때문일것이다.









영국적인 것의 원리


우리는 영국인이 국가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게속 듣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영국인다운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사실 정체성 상실 위기를 애도하는 책들이 여럿 나왔다. 제목도 구슬픈 영국을 위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나요?(Anyone for England?)부터 눈물을 참기 어려울 정조의 [영국, 그애가  (England:An Elege)]까지 있다.  
나는 지난 12년간 여러 분야에 걸쳐(예를 들어 퍼브, 경마장, 상점, 나이트 클럽, 기차 길모퉁이에서)영국문화와 사회적 행동양식을 조사 해왔다. 이를 통해 '영국인다움'이라는 것이 여전히 존재할 뿐더러 이것이 사라졌다는 각종 연구보고가 대단히 과장되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한 조사로, 나는 드러나지않고 알려지지 않은 영국인다움의 법칙을 찾으려 했고, 그 법칙들이 국가 정체성에 대해 얘기해 주는 바를 알고자 했다. 
내 목표는 규칙의 규제를 받는 영국인의 행동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계급 나이, 성별, 디역, 하위문화집단, 소수집단을 모두 아우르는 비공인 행동 규칙말이다. 예를들면 영국여성협회 회원들과 가죽 점퍼차림의 오토바이족 사이에는 공통점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위 '민족서지학적 현혹(ethnographic dazzle)' 이라는 , 겉모습의 차이로 인한 편견을 무시하고 보면, 영국여성협회 회원들이나 오토바이족은 물론 다른 사회구성원들 모두 우리의 국민 정체성과 성격을 특징짓는 불문율에 따라 행동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이 정체성이라는 것은 조지 오웰이 말했듯이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속에 미래와 과거에 걸쳐 계속 존재하는 것 " 이다. 나는 이러한 입장을 견지한다. 

나는 영국인 행동의 '원리'를 규명하고 싶었다. 원래 원어민은 자기 언어의 문법을 잘 설명하기하기 어려운 법이다. 그처럼 특정한 문화의식, 관습, 전통 등에 아주 익숙한 사람은 그런 규칙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지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인류학자가 필요하다. 
대개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사회의 불문율에 본능적으로 다르게 마련이다. 예를들면 당신은 파자마를 입고 일하러 가면 안 된다는 무언의 규칙을 굳이 상가하지 않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면 별 생각없이 옷을 차려 입는다. 그러나 인류학자가 당신을 계속 관찰하면서 "당신은 왜 옷을 갈아 입습니까? " 만일 파자마 차림으로 일하러 가면 어떻게 됩니까?" "일하러 갈 때 입으면 안 되는 옷입니까?" " 왜 금요일에 입는 옷이 평소 옷과 다릅니까?" " 왜 상위 직급 관리자는 금요일의 평상복 규칙에 따르지 않습니까?" 라고 묻는다. 정말 당신이 지쳐 죽을 지경에 이르도록, 계속 질문을던진다. 그녀는 당신 사회의 또다른 사람들도 지켜보면서 거의 취조하듯이 수백가지 요란한 질문을 늘어놓는다. 그렇게 해서 결국은 당신 사회의 옷과 입는 방법에 대한 '원리'를 해독해내고야만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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