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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벨- 발열에는 이유가 있다

hherald 2015.12.14 20:41 조회 수 : 302

 

여기 저기서 콜록 콜록 기침 감기에 몸살, 두통, 고열로 앓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본격적인 바이러스 유행의 계절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번 겨울도 여지 없이 감기 독감이 유행할 것이며 병원들은 더 이상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침상이 없다고 하며, 유럽에 드디어 이 세상의 어떠한 항생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수퍼 박테리아의 존재가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면역계가 약한 노약자들은 각종 바이러스 감염이 만연하는 겨울을 건강하게 잘 보내는 것이 관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른들이야 본인이 잘 알아서 치료도 받고 적절한 도움을 얻어 견뎌낸다지만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평소와는 다르게 뛰어 놀지도 않고 며칠간 식음을 전폐한 채 축 늘어져있다거나 밤새 고열에 시달린다면 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게 됩니다.
 
발열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들이 열이 나는 원인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성 기원입니다. 즉 어린이들이 자주 앓는 호흡기나 위장관의 각종 감염 증상들 대부분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 감염이 꼭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 기억하세요. 평생 격리실에서 살 예정이 아니라면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몇 년 간 이와 같은 질환을 겪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어린 아이의 미숙한 면역 체계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면서 갖가지 새로운 바이러스의 공격을 ‘학습’의 기회로 삼으면서 전투력을 보강합니다. 마치 적절한 스파링 대상이 있어야 전투 실력이 느는 것과 같습니다. 새로운 바이러스는 다른 방식으로 신체의 헛점을 노리며 아이의 면역 체계에 새로운 도전을 주는데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항상 만만한 것은 아니어서 때로는 약세로 밀리기도 하고 원상으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점검,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어렸을 때 충분히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어야 (!) 면역 획득이 제대로 이루어집니다.  태어나서 7살 무렵이 되기 전까지 아이는 평균 60종의 바이러스 감염을 경험하는데 이 정도의 도전을 이겨낸 후라면 면역계가 상당히 튼실해져서 청년기에는 일년에 두어 번 정도의 감기를 가뿐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가 되며 성년이 되어서는 왠만한 감염에 끄떡없는 강건한 신체를 가지게 됩니다.
 

Feed a Cold, Starve a Fever

이 바이러스라는 놈은 아주 특이한 성질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저온 환경에서 잘 번식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보다는 겨울철에 바이러스 질환이 유행하고, 순환이 잘 되고 훈훈하게 체온이 잘 유지되는 사람보다는 피곤해서 인체에서 충분한 칼로리를 발산해내지 못하고 으실 으실 오한을 느끼는 차가운 몸에서 바이러스가 활개 칩니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을 침범했을 때 신체가 발열 상태로 가는 것은 인체의 훌륭한 자연 치료 방법으로 체온이 1도 정도만 올라가도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들이 맥을 못추는 효과가 납니다. 열이 조금 나자 마자 파라세타몰과 같은 진통 해열제를 사용해서 두뇌의  발열 중추를 인위적으로 꺼버리면 자연스러운 인체 면역계의 작동을 중지시키고 체온이 떨어진 틈을 타 오히려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체온 39도 정도는 중등도의 발열로서 어린이의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서 맹렬히 ‘화생방전’을 치루고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입니다. 소변을 맑게 충분히 보는지, 코, 입, 인후 점막이 바짝 말라있지 않은지 탈수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어야 합니다. 이때 인체는 에너지의 쓸 때 없는 소모를 막고 집중하기 위해 신체의 여타 기능, 즉 음식물의 처리라든지, 근육 운동은 자연스럽게 줄이게 되므로 아이가 며칠간 잘 먹지 않는다거나 활동량이 줄었다고 해서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면역의 뿌리는 건실한 장내 환경

이 세상에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없애는 약은 없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은 인체 세포에 전세를 낸 상태와 유사하여 시중에 항바이러스제로 나와있는 제약 제제들은 정상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품으로 일반 감기, 독감 등은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신체의 튼실한 면역, 건실한 장내 환경이 바이러스 제어의 관건이며 인체 면역의 70% 이상이 장에서 비롯합니다. 간혹 보호자 분들이 아이들이 기침만 해도 한국에서 가지고 온 비장의 항생제를 준다고 해서 필자를 놀래킬 때가 있으며 2-3월에 접어들면 아이들이 겨우내 항생제를 무려  5코스 이상 복용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안타깝습니다. 최신 의학 트렌드가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 즉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중요성에 눈을 떠서 인체 유전자의 성쇠가 이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장내 미생물의 보존과 향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현실인데 아직 현실에서는 유아기, 성장기의 어린이 몸에 항생제 폭탄을 투여하여 장내 생태계를 훼손하는 것은 앞으로도 수 년에 걸쳐 유전자 발현 수준에서 그 대가를 치루게 된다는 점, 그리고 훼손된 생태계의 회복은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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