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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7 퍼브 Pub 규칙

hherald 2010.07.19 13:46 조회 수 : 1409

이 돌아가면서 사기에 특별한 가치를 두는 이유는 이것이 우리의 강박관념의 하나인 페어플레이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돌아가면서 사기도 줄서기와 마찬가지로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영국인 예절처럼 이것의 규칙도 부수조항 및 예외 등으로 좀 복잡하다. 그래서 페어플레이는 여기서는 조금 불안정한 개념이기는 하다. 이는 대충 비슷한 가격대의 마실 것을 사는 문제가 아니다. 돌아가면서 사기의 규칙은 아래와 같다

 

*두 명이나 그 이상의 사람이 모여 있으면 한 사람이 전원을 위해 마실 것을 산다. 이는 타인을 위한 행동이 아니고 그냥 서로 돕는 행동이다. 모든 사람이 각자 돌아가면서 한 잔씩 사는 것으로 다들 알고 있다. 한 순배 돌면 다시 첫 사람이 사기를 시작한다.

* 바에서 마시는 것이 아니라면 사는 사람이 웨이터 역할까지도 해야 한다. 자기 순서라고 하면 돈만 내는 게 아니라 바에 가서 주문을 한 다음 술을 테이블까지 들고 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사람이 많아서 혼자 못 가지고 올 때는 누군가 도와주어야 하거나 사는 사람이 두세 번 왕복해야 한다. 이 수고마저도 선물에 들어간다.

 

* 돌아가면서 사기에서 공정함이란 아주 엄격한 정의(正義)의 문제가 아니다. 모임이 일찍 끝나 한 사람이 두 번 사는 사이에 다른 사람은 한 번으로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 번 돌아가는 사이에 평균적으로 공평하게 사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나 너무 여기에 신경을 쓰는 것도 좋지 않은 태도다.

 

*이 의례에 진심으로 참여하지 않고 인색함, 주저함, 계산적 태도 등을 조금이라도 내보이면 심하게 지탄 받는다. 영국 남성에게 ‘자기 순서에 안 산다’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 더한 모욕은 없다. 가능하면 빨리 자기 순서를 외치고 사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이 다 사고 결국 내 순서가 돌아와서야 어쩔 수 없어 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놀랍게도 내가 알기로는 돌아가면서 사기 바람잡이 (항상 맨 처음 사는 사람)가 기다리는 사람보다 결국 돈을 덜 쓰게 된다. 그의 후함이 인기를 끌어 사람들이 그에게는 너그러워지기 때문이다.

 

* 동료의 잔이 다 빌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 순서를 찾을 게 아니라 그전에 챙겨야 한다. 내 차례를 챙겨야 할 가장 적당한 시기는 동료들 잔이 4분의 3정도 비었을 때이다. 이 규칙의 목적은 자신의 후함을 증명하는 게 아니고 마실 것이 끊이지 않고 부드럽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 자신이 술을 적게 마신다고 그것을 빌미로 다른 사람을 욕하거나 비평하지 않는다면, 때로는 다른 사람이 살 때 주문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렇다 해도 당신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화해를 청하거나 우정의 표시로 마실 것을 권했는데, 거절하는 것은 상당히 무례한 일이다.

성스러운 돌아가면서 사기 의례에서 빠져도 되는 핑계는 보통은 없다. 그러나  몇 가지 예외는 있다. 예를 들면 전체 인원의 문제일 경우이다.

 

숫자의 예외

 

사람이 아주 많을 경우는 전통적인 돌아가면서 사기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렇다고 전통의식을 완전히 깰 수는 없다. 그래서 누군가 나서서 그룹 만드는 것을 교통정리하지는 않으나 자연스럽게 몇 개 그룹으로 나뉜다. 그리고 각자 알아서 전통 의례를 행하면 되는 것이다. 혹은 다른 방법으로 휩 라운드(Whip Round)라는 게 있다. 이는 상호 선물교환으로 볼 수 있는데, 전원이 조금씩 돈을 모아 전체 마실 것을 사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나 돈이 조금밖에 없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 것을 사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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