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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반드시 쪼개져야

hherald 2016.07.11 18:18 조회 수 : 231

 
 
언젠가는
읽어보지 않은 사람하고는 말도 하지 말라는 ‘삼국지(三國志)’의 서두에 ‘천하는 분열 된지 오래되면 반드시 통일이 되고, 통일 된지 오래면 반드시 분열된다(分久必合, 合久必分)’고 쓰고 있다. 석가는 인생에 대해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기 마련이고, 간 사람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며,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會者定離, 去者必返 生者必滅)’고 가르치며, ‘있는 것은 공한 것이요, 없다는 자체도 있음(色卽是空 空卽是色)’임을 깨닫게 하고 있다. 개인이나 국가나, 인생이나 정치사회나 이와 비슷하고, 재산도 모였다 흩어지니, 이득 보는 자와 손해 보는 자는 동전의 양면 같고, 어차피 모든 것은 단지 지나가는 과정의 일들일 뿐이기에, 브렉시트의 복판에 살며, 잠시 딴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본다.
 
짜고 치는 고스톱
200여 대 소가족이 흩어져 사는 마을의 한 구석에서, 이웃집 사람끼리 대판 패싸움을 한 뒤에, 세대주 대여섯이 모여 ‘돈 놓고 돈 먹기’게임을 시작했다. 몇 년이 흐르는 사이에 기웃거리던 이웃들이 끼여들며 20여명으로 늘어나 화제가 된다. 그 판의 부자 서너명이 전에 싸운 적이 있는 부자 하나를 더 데려오며 판이 커지게 된다. 그런데 그 판이 갈수록 ‘짜고치는 고스톱판’같이 되면서, 늦게 들어온 이가 그 판룰에 익숙치않아 계속 봉을 쓰며 당한다고 느끼게 된다. 한편, 판돈도 잘 돌고 먹을 것도 생기고 개평도 얻을 수 있다고 소문이 나니, 그 옆의 옆집까지 개평도 얻고 해장국물이라도 얻어먹고 구경도 할 겸 점점 몰려들게 된다. 돈을 잃는 이도 생기고, 몰려드는 구경꾼들도 많아지니, 그들에게 국밥이라도 사주고 재워주라고 늦게 온 부자물주에게 부탁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물주은 집에 연락해 어떻게 할까 물어본다. 집에 있던 착한 가족은 단번에 ‘당장 그만 때려치우라’고 결정하며 차갑게 돌아선다. 그는 ‘나 더 이상 여기서 게임 안 한다’고 선언을 하며 짐을 싸려고 하니, 이번엔 자식들이 왜 그만 두냐고 난리를 친다. 집안도 시끄러워졌지만, 동네도 발칵 뒤집혀진다.
 
누가 나와 한판을
그 하우스를 관리하던 이들과, 같이 치던 이들은 판이 깨질까봐 단속에 나선다. 나가려면 빨리 나가라며 패를 안 돌리려한다. 갑자기 빠진다는 물주 때문에, 흘러나오던 개평과 떡고물이 없어질 것 같으니, 같이 치던 사람들이나, 새로 끼려고 하는 이들이나, 계속 잃고 있던 이들이나, 계속 광만 팔고 있던 이들이나 모두 잠시 충격에 빠진다. 근처에서 술과 음식을 대던 이들도 갑자기 멈춘 게임 판에 의해 장사가 안 되며 장래 불안에 휩싸인다. 인근에다 프리미엄까지 주고 새로 오픈한 술집은 파산할 판이다. 그러나 어차피 판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문제는 보험사역할을 하던 물주가 빠진다는 것이다. 게임 판은 계속 돌아가겠지만, 큰 재미와 수입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여 진다. 생기는 게 없고 고물도 적으니, 구경하다 떠나려는 사람들이 생길까봐 두려워한 나머지 흥행카드를 쓰려한다. 하우스를 운영하던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모두 실직할 판이라 나름대로 생존을 위하여 모든 것을 동원하여 막으려 한다. 그런데 문제는 나간다고 선언한 이가 그 판에선 큰 부자다. 그는 마을에 훼미리가 사오십 가족이나 있다. 전에는 온 마을을 휩쓸고 다니며 군림한 적도 있다. 돈도 있으니 여차하면 다른 방에 가서 따로 판을 벌릴 수도 있다. 그러면 거기로 누군가는 모여 들고, 새로운 상권이 생겨 들어설 것이다. 살아가려면 어떤 판이든 판을 벌이지 않을 수가 없으니, 과연 어찌 할 것인가를 두고, 여기저기서 삼삼오오 모여 그 얘기뿐이지만, 마을의 떨어져 사는 다른 큰 부자 몇은 별로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
 
줄을 대려고
그도 믿는 구석이 많다보니 별로 신경 안 쓰지만, 막상 그만 두려하니, 집안밖이 시끄러워지니 결국 안주인이 수습정리에 나선다. 관계된 이들이나 근처상가나 구경꾼은 당장 생계걱정으로 몸살을 앓는다. 자본을 댄 몇 사람은 몸져 누울 지경이기도 하고, 누구는 새로운 판을 기대하며 미소 짓고 있다. 돈도 경험도 많고 공부도 많이 한 그는 평소 신사라 불리고, 자본과 훼미리도 많아 별로 걱정 안 하지만, 단지 온 동네를 주름잡던 지난 그 날들을 그리워하며, 남은 판돈으로 자존심을 지키며 가치있게 쓰고자 한다. 전체 마을사람들 중에 누가 그와 함께 판을 벌이고 싶어할지 아직 모르나, 알게 모르게 줄을 대며 새로운 판을 짜서 벌일 것은 틀림없다. 누구나 혼자서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렇다는 얘기다. 상상해 본 어느 동네이야기로 허구인 가상이야기일 뿐이다.
 

영국서울한의한 박사 김 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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