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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인간의 고귀한 생명

hherald 2016.11.07 19:53 조회 수 : 570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 지난날을 회한할 수 있는 생명체는 오직 인간뿐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생명과 동물의 생명과 같다는 진화론적 생명동질론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됩니다. 이는 학문적 비좁음이 아니라 사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명이라 하여 다 같은 생명일 수 없습니다. 물론 영적인 존재인 인간은 다른 생명체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은 모든 종교와 사상을 초월하여 지켜야 할 규범입니다. 생명체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동물과 식물은 인간이 먹어야 할 양식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물론 집에서 키우던 애완견을 잡아먹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지금에야 먹을 것이 풍족해서 혐오 식품이라는 말이 나오고 무엇은 먹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 되지만 절대 빈곤에 처했던 시절엔 움직이는 것은 사람과 물건을 실어 나르는 운송수단인 우마차만 빼고는 다 먹을 수 있다는 환경에서 살았습니다. 겨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길을 헤치고 길고 긴 겨울을 뚫고 나온 새싹을 뿌리 채 뽑아 먹어야 할 만큼 절대 빈곤에 허덕였습니다. 얼마나 먹을 것이 없어 가난했으면 눈을 떠서 하는 첫 인사가 아침을 먹었는가라는 덕담으로 인사를 했을까요. 그것은 온 국민의 염원이었습니다. 배곯지 않고 먹을 수 있기를 인사말에 담은 것이 오늘까지 전해지게 된 것입니다.

 

내 어렸을 적에 들판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을 다 잡아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혐오식품이었을 것입니다. 언젠가 아이들과 문학캠프에서 보기 드물게 작은 손톱보다 작은 메뚜기를 잡았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가운데 입안에 넣는 시늉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질겁했습니다. 작은 메뚜기를 입에 넣었습니다. 입을 최대한 크게 부풀려 메뚜기가 다치지 않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놀라며 정말 먹었는지 입을 벌려 보라했습니다. 기다렸다 입을 벌리는 순간 메뚜기가 자유를 얻어 입에서 튕겨 나갔습니다. 그것을 본 아이들은 거의 실신 직전에 갈만큼 놀라는 것을 봤습니다. 첨단 문명 시대에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기상천외한 일이겠지만 내 어렸을 적 그런 일은 일상이었습니다. 잔인해서가 아닙니다. 생명을 경홀히 여김도 아니었습니다. 배가 고팠기 때문입니다. 메뚜기를 산채 먹는 것은 그리 혐오스럽거나 낯선 일이 아니었습니다. 메뚜기를 입에 넣는 행동을 특별하게 여겼던 아이들도 절대 빈곤에 허덕였다면 메뚜기는 가장 좋은 먹거리 일 순위가 되었을 것입니다. 들판에 자라는 풀뿌리까지 파먹었으며 나무껍질조차 벗겨서 먹었기에 커다란 나무들이 죽어가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우리들의 현실이었습니다.

 

이름 모를 작은 생명체 하나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본질 때문입니다. 인간은 누군가로 부터 사랑을 받아야 하고 그 받은 사랑을 다시 흘러 보내야 합니다. 받은 사랑만 있고 다른 곳으로 흘러 보내지 않게 되면 받은 사랑만큼 그 사랑은 병들게 됩니다. 사랑을 받지 못해서 아픈 것이 아니라 받은 사랑을 흘러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거하는 공간에 작은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 혹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은 그러한 작은 행동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키우던 화초가 죽으면 마음은 아플지라도 인생이 그 화초로 인하여 바꿔지지 않습니다. 키우던 애완견이 죽음을 당했을 때 슬픈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내 생을 뒤 흔들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가 죽자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양이와 사람의 생명을 같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병든 것이라 여겨집니다. 영국에는 애완동물을 위한 모임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동물을 축복하는 행위(Pet Blessing)를 예배당에서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자행하는 교회도 있게 됩니다.

 

물론 나 역시 소에게 안수한 적은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겨울철에 얼어 죽은 토끼를 붙잡고 살려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적도 있었습니다. 초년 목회 시절 집회 강사로 갔는데 소가 아프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강사 전도사를 초청하여 후한 대접을 하고 마구간으로 데려가 소에게 안수를 해 주라는 거였습니다. 난처한 일이지만 그의 간절한 소망 때문에 소에게 안수를 했습니다. 신기한 것은 소가 건강해 졌다는 것입니다. 주어진 모든 상황에 대해 간절히 기도하는 것과 동물의 생명이 인간의 생명과 동일하다는 맹목적 이론에 동물을 사람의 위치에 올려놓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키우는 식물을 위해 기도하는 일, 애완동물을 위해 축복하는 일은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상의 기도의 범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종교가 되고 의식이 된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의 생명과 사람의 생명과 동질적 존재라면 창조주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행위입니다. 생명은 질서 안에서 존중해야 합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것은 오직 인간뿐입니다. 인간의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그 형상을 완성해 가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구원의 여정이라 부르게 됩니다. 생명동질론을 주장하는 학설은 과학적이지도 않고 진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교에서 정규과정으로 가르치게 됩니다. 인간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이 계시며 그 하나님은 인간을 살리기 위해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공기를 공급해 주시고 바람이 불게 하시고 우주와 만물의 질서가 깨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계십니다. 공원을 산책하다 영국 할아버지께서 의자에서 한동안 정면만 주시하고 계심을 보았습니다. 인생을 살아온 만큼 회한하는 모습이라 여겨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 땅에서 주어진 삶의 목적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 그리고 완성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묵상하게 됩니다. 그것이 인간이 추구해야 할 구원의 여정이며 영원한 나라에서 완성 할게 될 영생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수마을커뮤니티교회 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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