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헬스벨- 술로 병 고치려 하지 말라

hherald 2016.11.07 19:52 조회 수 : 136

 매주 리싸이클 박스들이 출현하는 아침, 집집마다 일주일간 수북히 모아 놓은 술병들을 보면서 동네 주민들의 얼굴을 다시 한번 보게 됩니다. 한국이나 영국이나 음주를 즐기고 알콜 중독자도 많습니다. 영국에서는 9백만명의 인구가 주기적으로 과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남성 인구의 10%, 여성 5% 정도가 알콜 중독이라고 합니다. 주말 밤에  시내에 가면 엄청난 양의 술이 소비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는데 가정 내, 커튼 뒤에서의 소비량도 만만치 않습니다. 젊을 때는 한번씩 몰아서 폭음하는 경향이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중년부터는 꾸준히 과음하는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는 패턴을 보입니다. 영국에서는 미들 클래스 이상, 점잖아 보이는 고소득층의 중장년, 노년층에서 음주량이라든지 알콜 의존도는 쉬쉬하고 숨기지만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의원에 진료 받으러 오신 남녀 분들도 상담 시작 시 본인이 스스로 알콜 섭취를 꾸준히 해주고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흡연, 비만과 함께 음주는 건강을 해치는 3대 위험 요소로서 영국 통계를 보면 질병 발생 및 사망 원인에 알코올의 기여도가 상당합니다.
  
Bad Science 
 
저희 환자 분들도 양조업계의 스폰서를 받은 연구 결과물들을 많이 인용하시는데, 매일 적당량의 술을 꾸준히 마셔주는 것은 심혈관 건강에 이로운 효과가 있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심장이나 뇌혈관이 안 좋으신 분들도 ‘건강한 음주 생활’을 실천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재고해보실 것을 부드럽게 권장합니다. 이를 기획한 오리지날 페이퍼에서는 90그램의 알코올, 즉 40도짜리 술 6-7잔을 매일 마셨을 때 심장병 확률이 50% 가량 줄어든다고 하였는데, 이 정도 양의 알코올은 운동에 상응하는 혈액 순환 증가의 효과를 줄지는 모르지만 심장 보호 효과를 보기 전에 먼저 다른 원인으로 사망이 재촉되므로 그 의미가 허무해지며 잘못된 사이언스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드 와인의 기적?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침체되어 있던 포도주 양조업계의 기사회생에 이바지한 물질로서 포도 껍질에서 추출되고 따라서 레드 와인에만 들어있습니다. 이는 노화를 억제하고 세포를 여러 질병에서 보호해주며 면역도, 혈관도 튼튼하게 해주고 머리도 좋아진다는 기적의 물질이라 해서 덕분에 레드 와인이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레스베라트롤의 연구는 하버드 대학의 Sinclair 박사가 장수 유전자 Sirtuin을 활성화한다는 점을 밝혀 절정에 이르렀건만…..아쉽게도 시판 포도주을 마셔 레스베라트롤을 의미 있는 농도로 공급받으려면 매일 200병에서 1000병의 포도주를 부지런히 마셔주어야 하니 레스베라트롤 덕을 보기 전에 사망이 재촉되어 역시 의미가 없습니다. 정 레스베라트롤을 복용해야겠다면 영양제로 나온 것이 있으니 100mg캡슐을 아침 저녁으로 복용하면 됩니다. 
 
 
술을 안마시면 무슨 재미로 사나
 
술은 신경계에 대한 독성(neurotoxin)이 있어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는 뇌와 신경을 훼손하므로 술을 마실수록 신경계가 지둔해져 맨 정신으로는 일상 생활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기 힘들게 됩니다. 또한 술을 마실수록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인체의 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삶이 더욱 고단하게 느껴져 술에 더욱 의존하게 됩니다. 우울감을 떨쳐내기 위해, 기분 좋아지라고 술을 마신다고 하지만 꾸준한 음주는 뇌 위축과 신경전달물질의 혼란으로 기분 조절 장애, 우울증을 촉발합니다. 우울증은 알코올 중독의 중요 예측 변수입니다.         
 
 
피곤한데 술이 아니면 잠들 수 없다
 
술을 마시면 노곤해지면서 잠들 수 있으므로 매일 밤 애용하신다는 분들이 많은데 결코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술 마신 채 잠들면 수면에는 빨리 들 수 있어도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의 패턴이 망가진 질 낮은 수면으로 자다가 잘 깨고 아침에 푹 잘 잤다는 느낌으로 일어나기 힘듭니다. 낮에 쉬 피곤해지며 일에 제대로 집중하기 힘든데 피곤해서 집에 가서 잠들기 위해 또 술을 마셔주면 끝없는 악순환입니다.  
 

 
술로 병 치료 하지 않는다
 
알콜은 신체 모든 세포에 독성이 있으며 꾸준한 음주는 폐, 간, 대장, 췌장, 식도 등 각종 암의 발병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의 발생은 소량으로도 충분합니다. 신체의 정밀한 호르몬 네트워크에 악영향을 미치며 발효된 설탕물로서 인슐린 과다 분비, 복부 내장 지방 축적, 각종 성인병, 남성 성기 위축 및 성기능 장애, 뇌 훼손, 치매 발생으로까지 연결되는데 적당량의 음주가 건강에 좋다며 권장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문제는 사람마다 그 적당량(?)에 큰 폭의 변이가 있다는 점 그리고 강력한 중독성으로 시작은 미약하되, 그 끝은 창대하게 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술은 안마시는 것이 가장 좋고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만 소량 즐길 수 있습니다. 아픈 사람은 금주가 원칙이며 술로 병 치료하고자 하면 아니 됩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The Times선정Best Practice criteria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85 신앙 칼럼- 생명을 낳는 생장점 hherald 2016.11.14
1284 온고지신- 우성인자 집단 1 hherald 2016.11.14
1283 Tom Brake 국회의원 인터뷰 히드로 공항 확장- 브렉시트 결과에 반대하는 보궐선거? hherald 2016.11.14
1282 헬스벨- 당분을 태우는가, 지방을 태우는가 hherald 2016.11.14
1281 이민칼럼- 배우자비자 한국 체류중 어떻게 해야 하나 hherald 2016.11.14
1280 맛기행- 정직하게 요리한다 - '소야 킹스톤점' hherald 2016.11.14
1279 박필립의 영국 역사 기행 14편 영국 땅을 한 번도 밟은 적 없는 시리아 출신의 로마 병사가 어떻게 잉글랜드 수호성인이 되었나 hherald 2016.11.07
1278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기성용의 스완지시티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hherald 2016.11.07
1277 온고지신- 천하의 일이란 hherald 2016.11.07
1276 부동산 상식- 현명한 겨울나기 몇가지 팁 hherald 2016.11.07
1275 신앙칼럼- 인간의 고귀한 생명 hherald 2016.11.07
» 헬스벨- 술로 병 고치려 하지 말라 hherald 2016.11.07
1273 결혼비자연장 영어성적 A2상향조정 2017년 5월부터 hherald 2016.11.07
1272 이성훈의 라이프코칭컬럼]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18선과 악을 구별하는 방법 hherald 2016.10.31
1271 이민칼럼- 10년 영주권 비자 및 출국일자 기록 hherald 2016.10.31
1270 헬스벨- 클린턴 vs 트럼프 hherald 2016.10.31
1269 런던미술관에서 살아남기 2.테이트브리튼(Tate Britain)에서 살아남기(1) hherald 2016.10.31
1268 부동산 상식- 가이폭스의 밤, 화재 예방 hherald 2016.10.31
1267 온고지신- 영국인들 자기네의 특징 3 hherald 2016.10.31
1266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 이청용의 크리스탈 팰리스 vs 리버풀 hherald 2016.10.3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