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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요리한다 -  '소야 킹스톤점'

 

킹스톤은 재영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쇼핑타운이다. 영국의 한인촌이라 불리는 뉴몰든이 킹스톤에 속하기도 하지만 윔블든, 써튼, 리치몬드 등 인근 도심과 비교해 가장 번화하고 집약되고 한인들의 접근이 쉬운 곳은 역시 킹스톤이다. 쇼핑을 하러 킹스톤으로 가는 것이 이곳 한인들에게는 자연스런 일상사라 주말 킹스톤 번화가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것은 뉴몰든 한인촌 만큼이나 자연스럽다. 킹스톤은 한인들의 생활 마당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킹스톤에서 한인 레스토랑을 만나는 것은 런던의 긴 한인사에 비춰봐도 워낙 드물어 킹스톤의 한인 레스토랑은 조금 생소한 느낌이 든다. 물론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레스토랑이 아닌 작은 테이크웨이 형태였고 킹스톤에 여러 곳 있다가 사라진 한인 가게들 역시 그랬다. 지금도 킹스톤 마켓 광장에 가면 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이번에 개업한 '소야 킹스톤점'은 80석이 넘는 규모에 있어서부터 본격 한인레스토랑의 킹스톤 중심가 입점 기록으로 볼만하다.

 

 '소야 킹스톤점'은 퓨전 한식 일식 레스토랑이다. 몇 종류의 버거도 있어 음식 선택의 폭이 넓다. 대표 최종성 씨는 35년 경력의 요리사로 1989년 말에 영국에 처음 왔다. 그동안 일본과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오픈하기도 해 3번씩 영국을 들락달락했다고 스스로 말한다. 영국에 오기 전 가장 오래 있었던 업소는 '형제갈비'였다. 5개 지점에 주방 인력만 169명이 있는 기업에 가까운 식당 체인의 총주방장이었다. 당시 직함이 실장이었는데 최 대표는 지금도 사장이 아닌 실장으로 불리길 좋아하며 실제로 레스토랑에서는 지금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소야의 강점은 '소스'에 있다고 한다. 퓨전 음식의 맛은 다양한 소스 맛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소스는 단순히 찍어 먹는 양념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기 절일 때 양념의 비율, 우동을 볶을 때 넣는 소스의 종류, 국물 요리의 맛을 낼 때 사용하는 양념의 조합 등 무궁무진하다고. 이 소스와 음식의 조합이 맞춰진 것은 앞서 말한 최종성 실장이 '형제갈비'에 근무할 때 였다. 새로운 음식 맛을 마음껏 시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매일 음식과 소스의 조합을 시험하고 맛 본 결과 어느 정도 지금의 레시피를 갖췄다고 한다. 물론 아직도 어떤 음식과 시험적인 어떤 소스의 궁합이 맞는지를 보는 그의 시험적인 요리는 매일밤 만들어졌다 사라지길 반복한다. 최 실장의 고집인지 취미인지 요리에 대한 철학인지 소야에서 새 요리가 나올 때는 적어도 수십 차례 시험적인 소스를 만났다 이별한 경험이 있는 요리다.

 

버나드쇼는 <음식에 대한 사랑만큼 진실된 사랑은 없다>고 했다. 그의 요리 사랑에 대해 물어봤다.

-요리를  왜 배웠나
=어느 집 고기가 하도 맛 있어서 고기 소스의 비법을 배우려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시작됐다.
-요리 하기 전에는
=무술배우가 꿈이었다. 합기도 태권도 유단자로 오대산에서 1년 동안 무술 연마를 하기도 했다.
-배우가 꿈이었다... 한국 요리 경력은
=대한항공 식당, KBS 아침 요리프로 고정 출연, 서강대학교 요리 교육자료 출판
-영국에서 경력은
=가야 레스토랑, 김치 레스토랑 주방장
-요리사로서의 철학은
=처음 요리를 할 때 당시 요리사란 사회적으로 대우 받는 직업이 아니었으나 요리 자체가 좋아 계속했으며 지금은 요리를 한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요리의 기본은 정직함이다. 재료든 정성이든 정직하게 해야 한다. 흔히 자식에게 먹인다는 자세로 요리한다는 것은 바로 정직하게 요리한다는 것이다.

 

 '소야 킹스톤점'에는 셀러드바가 있다. 김치, 나물무침 등 반찬류와 상추, 토마토, 적양파, 고추, 버섯 등 채소 셀러드를 만들 수 있는 재료가 푸짐하다. 맘껏 먹을 수 있어 식사 전 푸짐한 에피타이저로, 식사 중 훌륭하고 넉넉한 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요리에 들어가면 초밥도 회도 롤 종류도 모두 신선하고 입이 즐겁다.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도, 돌솥비빔밥과 한국식 바비큐도 제 값 이상을 한다. 맛있는 메뉴가 수두룩해 고르는 재미가 더한다. 이집 간판을 보면 슬로건을 'SUSHI & BBQ'로 했는데 그 조합도 괜찮다. 

 

점심시간은 경제적인 런치메뉴가 있어 카운슬 공무원이 많이 오고 4시 30분부터 6시까지 해피아워에는 30% 헤택이 있어 인근 킹스톤 대학 학생들이 많이 몰린다. 퓨전 음식의 특성 상 점차 현지인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하루하루 결실을 보이고 있다. 휴식시간이 없고 밤 12시까지 영업해 언제나 가도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이 반갑다. 개인적으로 이집 육개장은 양과 맛에서 모두 만점이다.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국물에 부드러운 고기까지. 날이 점차 추워지는 계절에 킹스톤에서 진한 육개장 한 그릇 먹고 나서면 차가운 바람도 솜바람처럼 푸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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