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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45회 M&S 실험

hherald 2011.06.13 18:11 조회 수 : 1914

<계급과쇼핑규칙>전호에서이어집니다.



물론 아무도 계급 때문에 슈퍼마켓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다. 우리는 양질의 식품과 다양한 유기농과 외래종 채소 때문에 중산층 슈퍼마켓을 이용한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어디에나 있는 물건이 퀵세이브에 있는데도 모르는 척하며 그렇게 얘기한다. 아마 우리는 중국 채소 팍초이(Pak Choi)를 어떻게 요리하는지 모르고 유기농 채소 셀레리아크 (celeriac)를 어떻게 먹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켈로그 콘프레이크와 안드렉스 화장지 옆을 지나갈 때 그것이 거기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 한다.



M&S 실험

만일 당신이 얽히고설킨 쇼핑의 계급표시기 내용을 알고 싶다면, 마크스 앤드 스펜서 (Marks and Spencer)에서 쇼핑객들과 인터뷰를 해보고 그들을 지켜보라. 당신은 이 영국적인 변화가 체인점의 복도에 존재하는 투명한 계급장벽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M&S는 의류, 신발, 가구, 침구류, 비누, 화장품, 식품, 음료 등을 파는 일종의 백화점으로, 모두 자가 상표 제품이다.

중상층은 고품질의 고가 식품을 M&S식품부에서 산다. 그리고 아주 행복하게 M&S 내의와 때로 아주 평범하고 기본적인 티셔츠 등을 산다. 그러나 어린이 옷을 제외하면, M&S제품이라는 표시가 나는 무늬가 들어가는 옷은 절대 사지 않는다. 물론 파티 드레스 역시 거기서 사지 않는다. 아무리 잘 만들어지고 편안하다 해도 M&S신발을 신는다는 생각만 해도 메스꺼움을 느낀다. M&S타월과 침대보는 사도 소파, 커튼, 쿠션은 사지 않는다.

중중층도 M&S식품을 산다. 그러나 일주일치 식품을 여기서 사기에는 예산이 모자라서 비싼 값에 대해 불평 (물론 M&S측에 하는게 아니고 자기네들끼리)을 늘어놓는다. M&S식품의 가격은 품질에 비하면 비싼편이 아니라는 점은 그들도 인정한다. 그리고 콘프레이크와 화장지는 세인즈버리에서 산다. 그들은 중상층보다는 무늬와 패턴이 들어간 것들을 포함해서 많은 종류의 옷을 여기서 산다. M&S 소파, 커튼, 쿠션에 불만이 없다. 그들의 십대 자녀들은 여기 옷을 싫어한다. 그건 계급의 문제가 아니라 더 젊고 유행에 민감한 변화가 패션 체인점 옷을 사고 싶어서다.

중하층과 신분상승을 지향하는 상층 노동계급은 M&S 식품을 산다. 그러나 보통 아이들에게 주는 특식으로나 산다. M&S의 조리된 식품은 외식을 대신해 일주일에 한번 정도 먹으려고 산다. 여기서 식품을 정기적으로 살 수 없다. 그러면 사치를 한다거나 거덜먹거린다고 수군거린다. "올케가 글쎄 채소랑 물비누를 포함해 뭐든 M&S에서 산대, 멍청한 것!" 이라고 중년 여인이 경멸하는 투로 콧방귀를 꿔었다. "완전히 폼 잡는 거지! 자기가 우리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거지." 반명에 M&S 옷은 검소하고 훌륭하며 품위 있는 중차들에게 비싼 가격에도 불가하고 가치 있다는 평을 받는다. 그들은 "주의해! 싸지는 않아. 그러나 품질은 좋지!" 라고 얘기한다. 일부 중하층은 쿠션, 이불, 타월 등에 대해서도 그렇게 느낀다. 나머지 중하층은 "좋긴 한데 그래도 너무 비싸!" 라고 한다.

만일 당신이 영국 쇼핑객의 계급을 재빨리 파악하고 싶다면 집안 내력, 수입, 직업, 집값 (물론 물으면 무례하다고 하니)을 묻지 말고 그녀에게 M&S에서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는지를 물어보라. 내가 그녀에게라고 하는 이유는 이 실험은 오로지 여자에게만 통하기 때문이다. M&S 여자용 니커 반바지와 무늬있는 파티 드레스 사이에 있는 하품 나고 골치 아픈 사회적인 차이를 남자들은 다행스럽게도 알 필요도 없고 알려 하지도 않는다.



반려동물과 에티켓


영국인에게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삶이 오락이 아니듯 정말 오락이 아니다. 사실 '반려동물을 가진다(keeping pet)' 는 표현은 부정확하고 불충분하다. 우리동물들의 기고만장한 신분을 전달하는 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집이 영국인의 성이라면, 성의 진짜 주인은 그의 개다. 다른 나라사람들은 별 다섯개까지 개집을 사고 비단 안감 바구니를 사줄지 몰라도 영국인은 개가 온집을 점령하도록 내버려 둔다. 우리 개와 고양이는 소파와 의자 여기저기에 늘어져 자고 벽난로 앞이나 텔레비젼 앞 제일 좋은 자리를 언제나 차지한다. 그들은 우리 아이들보다 더 관심, 애정, 감사 격려, 좋은 시간과 음식까지 제공받는다. 좋은 대접은 다 받고,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놀고 싶은데는 다 가본 이탈리아의 어린아이를 상상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은 대충이나마 영국반려동물의 신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동 학대방지 전국협회가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보다 훨씬 뒤에 생겼다는 것을 아는가. 그나마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따라 떠밀려 마지못해 만들어진 것이다.



<반려동물과에티켓>다음호에이어집니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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