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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에서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신앙생활 뿐 아니라 인생의 전반적인 삶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덜 중요 한 게 뭔지 그 상황에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장기를 두는 사람과 같습니다. 아무리 실력자라 할지라도 장기판에 있는 장본인 보다는 장기판 밖의 사람이 더 잘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훈수를 두게 됩니다. 축구 경기를 시청할 때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경기를 해설하는 사람은 축구 전문가입니다. 선수가 저렇게 뛰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뒤편으로 공을 패스를 해야 하는데 왜 저렇게 공을 컨트롤 하는 지에 대해 안타까워합니다. 축구 전문가 뿐 아니라 시청자들은 한 걸음 더 진하게 다가갑니다. 일단은 반말을 합니다. 심지어는 욕까지 하며 훈수를 두게 됩니다. 본인은 그렇게 할 수 없으면서 훈수를 둘 때는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심리 현상은 과학으로 풀 수 없는 수수께끼 입니다. 신의 한수라 불릴 만큼 신묘한 훈수라 할지라도 실제 경기에 도움을 줄 수 없지만 인간 심리는 자꾸 그런 훈수를 두고 싶어 합니다.

 

훈수는 비본질 실세가 본질을 다스리려 하는 교만입니다. 본질은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입니다. 아무리 전략이 좋고 묘수가 있다 할지라도 결정적으로 그 훈수가 경기장에서 직접 뛰는 선수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수한 선수를 향해 욕을 쏟아 붙게 됩니다. 그런데 인생은 본인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이해를 구하면서 타인이 실수 한 것에는 팔을 걷어 부치고 분노하게 됩니다. 성경에도 이러한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초기 제자들은 아직 성령으로 다듬어 지지 않았습니다. 들에서 뛰는 야생마와 같았습니다. 열정은 있는데 그것이 다듬어지지 않았기에 본질을 잃어버리는 성품이었기에 비본질적인 것에 목숨을 걸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 자신이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할 수 없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우뢰의 아들이라 불리는 사도요한은 하늘에서 불을 내려 방해하는 자들을 멸할 것을 주님께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눅9:54)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운집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당연히 집중하지 않고 떠들도록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안수해 주실 것을 바라면서 예수님 계신 곳 앞쪽으로 몰려나와 질서를 흩트렸습니다. 그러할 때 제자들이 나서서 아이를 조용히 시키라며 작은 분노일지라도 야단하며 저지하게 됩니다. (마19:14)

 

심지어 베드로는 예수님께 격한 어조로 대들기 까지 했습니다. 빌립보 지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라면 당연 가이사랴 빌립보 지역의 신도시입니다. 로마 황제에게 헌화하는 도시이기에 가장 화려하면서도 웅장하였고 최첨단 건축공법으로 세워졌을 뿐 아니라 정치 경제 군사 문화의 중심도시였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이렇게 웅장한 성 앞에 세웠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현대식 표현으로 세련되었으며 유명메이커 옷을 입고 우아한 걸음으로 초라한 모습으로 군집해 있는 주님과 제자들을 곁눈질 하며 지나쳤습니다. 제자들은 당연히 위축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인자에 대해 뭐라 하더냐.” 예수님을 향한 여론을 묻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모습을 하고 계신 예수님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묻는 역설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질문이 이제는 제자들에게로 옮겨 왔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의 물음에 대한 결론을 자신도 모르게 내 뱉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이는 베드로의 신앙철학이 아니었습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가진 신앙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자였습니다. 주님의 모습이 너무도 초라했기에 뱉어진 고백이기도 합니다. 그 고백은 베드로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선포임을 말씀합니다. (마16:17) 그런 엄청난 고백을 한 베드로가 주님을 향해 분노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죽어야 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멱살을 잡았을 것입니다. 갈릴리 어부로서의 감추어졌던 격한 어조로 주님을 향해 훈수를 두었던 것입니다. 결코 주님은 죽으실 수 없다는 베드로의 고정된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죽으셔야 한다는 나약한 말씀을 하시는 주님을 향해 베드로의 삶을 불태워서라도 책임져 준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행보를 하나님의 경륜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자기 인생이 두는 장기판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분노한 것입니다.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그것은 베드로뿐만이 아닙니다. ‘하나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세요.’ 라고 항의하는 사람들 마음과 일치하는 행동입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일이 이뤄지면 응답을 받았다고 박수를 치지만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일이 진행되면 풀이 죽게 되고 하나님을 향한 본질적 근간이 흔들리게 됩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신가?’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나.’ 라는 온갖 부정적이며 불신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신앙은 본질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비본질로 접근해야 합니다. 예배는 본질이 아닙니다. 본질은 하나님이십니다. 예배라는 비본질을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아벨은 비본질 예배의 수단을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가인은 하나님과 관계없이 예배 자체에만 목적을 두었기에 하나님과 상관없는 예배를 드린 것입니다. 주어진 삶은 어떻게 보면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비본질입니다. 본질을 살리기 위해 비본질적인 요소가 필요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변치 말아야 할 것은 본질이며 비본질은 본질을 감싸는 포장지와 같은 것입니다. 신앙의 본질은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려는 기복적인 종교성이 아니라 하나님과 하나 되어 동행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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