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도가 노화와 질병 발생을 결정한다
염증이라면 관절염이나 피부염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벌겋게 붓고 아픈 상태를 먼저 떠올리기 쉬우나 ‘조용한 염증’이라고 해서 통증이 느껴지는 역치 아래에 존재하는 만성 염증 상태가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이 만성 염증 상태에 시달리고 있는데 어디가 아픈지 정확히 지목하지는 못하더라도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안좋다, 피곤하다, 면역력이 약하다, 생각이 잘 안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기분이 좋지 않다 등 인체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의 저변에 ‘조용한 만성 염증’ 상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만성 염증을 가지고 있으면 사람의 활력과 총기를 갉아먹고 본인이 가진 육체적 정신적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여 괴롭습니다. 시중의 진통소염제는 급성 염증 상태 해결을 위해 부작용을 감내하고 사용하는 것으로 이러한 만성 염증 상태는 기존 의학에서 잘 인지하지 못하고 해줄 것이 없습니다.손상이 오래 누적되어 인체 어느 장기의 질환으로 뚜렷하게 발현되고 큰 병이 나서야 비로소 진단을 받는데 발현된 부분은 빙산의 일각으로서 저변에서 계속 진행되는 염증의 불씨를 제거하지 못하면 눈에 보이는 상처에만 반창고를 붙여 놓은 것과 같습니다. 현대인이 처한 조건은 문명이라는 이름의 편리함 때문에 지난 2백 5십만년 간 성립된 우리 유전자에 이질적이고 위배되는 생활 습관을 형성하여 인간의 본연 디자인 매뉴얼과 충돌하여 여러가지 질환들을 발생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억력이나 인지력 감퇴, 치매, 알츠하이머, 근육 감소와 쇠약,  당뇨, 동맥 경화를 비롯한 각종 대사 질환의 발생 등 현대인이 당연히 노화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각종 퇴행성 변화는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현상으로서 전세계 장수촌의 노인들이나 수렵 채취인들을 보면 행복도가 높고 우울증이나 치매가 없고 3-4대가 같이 살면서 현역에서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현대인이 얼마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늙어가는지 비교가 됩니다.

만성 염증 상태를 조절해야 호르몬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에 환자 분들이 건강 검진 결과를 가지고 오면 인체의 염증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인자들을 아주 중요시 보는데 인체 전신의 염증 수준, 특히 심혈관 염증도를 반영하는 HS-CRP 수치, 혈관 내벽 염증도를 나타내는 Homocystein 그리고 혈관을 막아서가 아니라 염증 상태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보기 위해 총콜레스테롤, 고밀도콜레스테롤(높을 수록 양호), 저밀도 콜레스테롤 (인체의 면역력 유지 및 두뇌 구성 물질) 그리고 중성지방 (낮게 유지해야), 비타민 D 수치를 중요시 봅니다. 혈당 조절의 문제는 인체에 다각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복시 혈당 수치를 체크해야하며 혈당에 반응하여 분비되는 인슐린 호르몬 수치(높을 수록 신체 염증도 상승)까지 파악할 수 있으면 좋은데 이는 여의치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헤모글로빈 A1C (HbA1C)가 있는데 필자가 보기에 이는 혈액 검사 중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서 성인 누구나 자신의 수치를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그 수치의 변동에 민감해야 합니다.            

 
삶의 질을 수치로 보여준다: 헤모글로빈 A1C

혈액 속의 적혈구는 수명이 4개월 정도로서 헤모글로빈 A1C 검사는 지난 3-4개월간 적혈구가 당분과 얼마나 결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검사입니다. 높은 혈당을 유지하였을 수록 적혈구가 끈적한 당분과의 결합도가 높게 나와 이 수치를 보면 인체의 구성 단백질이 당분으로 얼마나 손상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분은 결코 인체에서 곱게 배출되지 않고 단백질과 결합하여 상흔을 남기는데 이 손상 과정을 ‘당화 작용 (glycation)’이라고 부릅니다. 설탕을 가열하면 끈끈한 캬라멜이 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이 신체 전반에서 나타나는데 세포가 당화 작용으로 고유의 기능을 잃고 염증을 일으키며 항산화제 복용으로 무마할 수 없는 산화 스트레스가 세포 속, DNA 수준에서 발생하며 노화에 가속도가 붙습니다. 얼굴의 주름, 신체의 경직과 퇴행, 시각, 후각, 청각 신경이 망가지고 신경통이 발생합니다.  HbA1C는 삶의 질의 척도라고들 의학계에서 말하는데 이 수치가 높을 수록 암에 잘 걸립니다. 대부분의 암세포가 전적으로 당분을 연료로 사용하니 만성적으로 혈당이 높은 사람, A1C 수치가 높은 사람은 암 발생 확율이 높습니다. A1C 수치는 특히 신경계의 손상과 밀접한 연관이 나타났는데 그 수치가 높을 수록 두뇌 위축이 가속화되며 치매와 알츠하이머 발병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A1C 수치를 최적으로 유지할 수록 세포 기능을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노화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6% (42 mmol/mol) 까지 정상 수치로 보고 당뇨인은 6.5% (48 mmol/mol) 을 타겟으로 하나 이는 정상 범위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감이 있습니다.  6%에 다가갈 수록 이미 혈당 조절이 불량한 당뇨 전단계로서 고혈당과 저혈당을 오락 가락 할 때마다 세포 손상이 가중되므로 당분과 탄수화물의 섭취를 자제하여 5% 초반대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지방, 붉은 고기, 콜레스테롤, 소금 등 지난 세기의 잘못된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 설탕, 당분, 과다 탄수화물 섭취의 위험성에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