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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칼럼- 촛불의 자기성찰

hherald 2016.12.12 19:44 조회 수 : 278

 

탄핵이 가결되었다. 위대한 촛불의 메타포가 드디어 그 첫번째 능선을 넘었다. 마치 탄핵의 캐스팅보드라도 쥔냥 행동하던 새누리당 비박계의 꼴사나운 보호색은 이제 그만 보아도 되는건가. 정권창출을 위해 자신의 영달을 위해 수준이하의 노처녀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그자들의 비겁한 회색이 보기만도 역겨웠다.

그자들을 더 세게 몰아부치지 못하는 야당의원들의 유약하고 답답한 꼴을 보는 것도 이제 끝이다. 좀더 강하게 새누리당 의원들을 협박하지 못하는 그들의 처신이 무능함이 초래하는 직무유기처럼 보였다. 탄핵반대 의원 명단을 공개한 어느 야당의원처럼 보다 강하게 그 더러운 세력들을 협박하기를 바랬었다. 그들 뒤에는 촛불이라는 퍼소나로 통일된, 행동하는 230만 국민이 병풍처럼 버티고 있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은 가결되었다. 촛불이 이루어낸 짜릿한 기쁨이다. 국민의 승리다. 비선에 의한 국정농단이라는 유래없이 새롭고 찬란한 더러움에 분노한 국민들이 통으로 획득한 승리다. 그러나 이 승리는 시작점에 불과하다. 갈길이 까마득 멀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남아 있으며, 잔인한 팽목항 수장의 배경과 7시간의 알리바이를 밝혀내야 하고, 범법자인 노처녀와 두번째부인의 다섯째딸, 꼴찌성적으로 명문대에 합격한 인간승리녀 등을 심문하여 죄과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려야한다.

 

정치라는 순수함을 뒤집어 쓰고 금수저행세를 해왔던 썩어빠진 가짜 정치인들을 어디로든 돌려보내야 하고, 그 정치를 이용해 기득권 행세를 야무지게 해왔던 불량 매스컴들을 정리해야 하며, 능력 이상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흔들어온 공룡인 재벌들을 어떻게든 변환시켜야 한다. 10년동안 야금야금 말아먹고 퇴보된 민주화의 시계를 다시 돌려야 하며, 어불성설인 역사관으로 친일파 세상의 당위성을 천착시키려는 검은 음모를 저지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대로 뽑아야 한다.

 

노처녀는 지난 대선에서 무려 1500만표 이상을 획득했다. 대일본제국에 충성하겠다는 편지와 혈서를 쓰고 자격미달인 만주군관학교에 편법으로 입학한 정통 친일파이자 미국의 정치적 판단에 힙입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오로지 자신의 무식한 영험함 때문이라고 설파한 시커먼 독재자의 딸에게 1500만은 왜 속았을까? 

불우한 환경에서 저 깊은 마음 속 상처를 입은 노처녀가 상처입은 국민들을 따스하게 안아줄 것이며, 아버지인 시커먼 독재자의 공과를 계승할 것이고, 가족없는 당당한 직업여성이어서 친인척 비리같은 것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런 구체적이고 어리석은 패러다임은 공작정치와 그에 깊이 동조하는 썩은 매스컴의 합작품이었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무지하고 어리숙한 인간에게 쉽게 스며드는 정치판의 사이비 종교같은 것이었다.

 

따라서 이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대한민국 국정농단에는 애석하게도 1500만명의 공범이 존재한다. 물론 '공범종속성설'에 의거 정범인 노처녀가 전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도덕적 공범들이었던 셈이다. 대한민국 성인남녀의 반 정도가 그렇다. 이 심각한 과오에 대해 대한민국 사회는 어떤 성찰의 장도 반성의 기회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그저 촛불든 위대한 국민들이라고만 입바르게 이야기할 뿐이다.

민주주의의 메카였던 그 옛날 그리스 아폴론신전에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현명한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위대했던 것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한 나라의 의식수준은 그 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반영한다. 시커먼 독재자나 대머리 독재자가 다스리는 불행하게 통제되는 나라가 아니라면 말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모르는 것에 대한 회의와 겸손보다 아는 것에 대한 오만과 편견이 대세가 되어 있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며 반성과 사과는 창피한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정치적 무지에 대해 반성하기 보다는 정치적 편견을 떠들기를 즐기는 사회다. 물론 국민들의 정치적 무지에 결정적 원인과 재료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것은 정도를 잃은 기성 매스컴들이다. 자신들의 수구를 위해 왜곡과 거짓으로 물들인.

 

그러나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성매스컴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자세만 있다면, 세계 최고의 보급율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이 그 자랑스런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얻고자 하는 수많은 정치적 정보를 손쉽게 구할수 있는 세상이다. 따라서 이제 더이상 정치적 무지는 이해되어질 어떤 면죄부도 지니지 못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 무지의 형태 중에는 '빨갱이시비' 같은 것이 있다. 

노벨상수상자 대통령과 자신의 모든 것을 자살로 책임져야 했던 대통령이 빨갱이시비에 휘말렸던 대표적 정치인들이다. 그들의 출중한 역량이나 선명한 진정성을 너무도 많은 국민들이 알아보지 못하였던 것은 정치정보를 기성 매스컴에만 의존했던 때문이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이라는 숙명을 감안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때늦은 이데올로기 알레르기는 먼지 자욱하다.

 

조금만 진보적이면 빨갱이인지 의심하고 보는 괴상한 구태가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 것은 매스컴이 정치 못지않게 썩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권자이자 권력의 근원인 국민들의 정치적 관념 속에서 진보와 보수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진보와 보수의 잣대를 어떤식으로든 갖지 못하였다는 것은 이 시대의 정치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촛불은 누구나 켤수 있지만 누구나 그 안에서 정당한 것은 아니다. 모든 촛불 안에서 자기성찰과 반성이 활활 타올라, 보다 견고하고 단단한 촛불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그리하여 촛불의 정치시계가 모처럼 대한민국을 정직하게 이끌어가기를 염원한다. 너 자신을 아는 촛불로서 말이다. 

 

 

최동훈

Coombehi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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