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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첫 아이가 태어난 순간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이 처음으로 부모가 되는 순간이죠. 사람의 인생을 두 단계로 나누라고 하면, 부모 이전의 삶과 부모가 된 다음의 삶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개미만 봐도 까무러치게 놀라던 소녀가 맨손으로 바퀴벌레를 잡는 아줌마가 되는 것도 다 엄마가 되면서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첫째, 둘째, 셋째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첫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모든 관심을 독차지하면서 자라게 됩니다. 먹는 것, 입는 것에서부터 소소한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면서 부모는 아이에게 지극정성을 다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좋은 성품으로 바르게 자라서 엄마 아빠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부모의 생각과는 다르게 자기만 알고 부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하려고 합니다. “아! 이렇게 정성을 다해서 아이를 키웠는데, 왜 이 녀석은 엄마 아빠의 마음을 모를까?”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둘째가 태어납니다. “이 녀석은 첫째처럼 키워서는 안되겠어.” 하면서 첫째와는 다른 방식으로 키워보려고 합니다. 가급적 신경을 덜 쓰면서 키워보려고 노력합니다. 또는 “첫째는 사랑을 줘봐야 소용이 없으니까, 이 녀석에게 기대를 걸자” 며 첫째에게 가졌던 관심을 고스란히 둘째에게로 옮겨버리는 부모도 있습니다. 매우 위험하고 대책이 없는 선택이죠. 이렇게 첫째의 대타로 등장한 둘째는 과연 어떻게 자랄까요? 안타깝게도 그 둘째 아이도 이런 엄마 아빠의 기대를 져버립니다. 첫째와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멋대로 행동합니다.
이렇게 둘째까지 키우면서 부모는 “아이가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때 태어난 셋째! 둘째까지 키우면서 이렇게 해봐도 안되고, 저렇게 해봐도 안 되는 것을 알게 된 부모는 셋째에게는 기대를 내려놓습니다. 자식을 어떻게 해 보려는 마음을 접는 것이죠. 이 녀석을 내가 바라는 무엇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생긴 대로 살게 두자!”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셋째에게는 좀 더 허용적이고 아이와 덜 싸우면서 사는 편인 것이죠

셋째가 성격이 좋은 이유
흔히 배우자를 고를 때 ‘셋째는 얼굴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첫째나 둘째보다 셋째가 성격이 좋기 때문에 나온 말입니다. 물론 예외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셋째가 첫째나 둘째에 비해서 사회성이 좋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적게 일으키는 편입니다. 왜 그럴까요? 첫 번째 이유는 첫째와 둘째를 통해 시행착오를 해봐서 역량을 갖춘 부모가 키우기 때문입니다. 부모로서 노하우가 쌓여서 아이 키우는 법을 아는 부모가 키우기 때문에 아이를 더 잘 키우게 되는 것입니다. 역량이 갖추어진 부모는 아이에게 지나친 관심이나 무관심으로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크게 다투지 않으면서 아이를 훈계하고 바른 길로 안내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의 갈등으로 상처를 받지 않은 아이는 원만한 품성으로 다른 사람을 잘 비난하지 않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부모의 기대로부터 자유로워서 자기 성향을 인정받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가 바라는 모습을 첫째나 둘째로부터 만들어 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첫째와 둘째는 부모가 친 그물 속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셋째에게 까지 그물을 치는 부모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셋째는 간섭을 덜 받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보다 자유롭게 경험하는 편입니다. 자신이 허용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더 잘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셋째가 상대적으로 성격이 좋다는 것입니다. 물론 반드시 그렇지는 않겠죠.


시행착오로 키우는 아이
자! 여기서 주목할 아이는 첫째와 둘째입니다. 셋째와 비교했을 때 이 아이들은 사실 시행착오로 키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습니다. 『시행착오』시행착오는 우리가 무엇을 배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경험입니다. 그것을 통해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고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는 많이 할수록 좋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행착오의 대상이 내 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아이를 10명씩 낳던 시대도 아니고 한 두 명 낳는 지금 시대에 내 아이를 시행착오로 키워버리고 나면, 그 실패를 통해서 배운 경험을 도대체 어디에 쓸 수 있을까요?

부모인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에게 얼마나 소중합니까?”
“당신의 아이를 시행착오의 대상으로 삼아도 괜찮습니까?”

필자가 진행하는 부모교육과 부모코칭을 통해서 만나는 많은 부모님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를 이렇게 해봐도 안되고, 저렇게 해봐도 안되네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이 분은 지금 자신의 아이를 시행착오로 키우는 것을 자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행착오 줄이기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데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 아닌가요?”라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가 없을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공부입니다. 부모 공부를 하면, 내가 내 아이에게 저지를 수 있는 중대한 실수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공부도 하지 않고 부모가 되겠다고 했을까요?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부모 노릇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우리는 부모가 되기 위해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전문가인 필자가 봐도 “몇 년을 공부해야 다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런데, 자식을 키우면서 공부보다는 시행착오를 선택하는 분들이 더 많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그러기에는 감수해야 할 위험이 너무 큽니다. 내가 시행착오를 하는 동안 아이는 계속 상처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내가 부모로서 얼마나 무능한가?”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공부도 하지 않고 “내 아이니까 내가 잘 키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습니다. 이런 착각이 자신의 아이에게 어떤 무모한 시도를 하게 만들고, 그 시행착오의 결과로 대게아이는 상처를 받습니다.
공부하지 않고,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유능할 수는 없습니다. 경험자로서 유능해지려면 시행착오가 필요하지만, 영리한 사람은 공부를 통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부모공부는 몇 일 해서 끝낼 수 있는 과목이 아닙니다.
아이를 키우는 매 과정마다 숙제가 주어지고, 그 숙제를 풀기 위해 다시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지난한 과정입니다. 우리가 부모로 사는 동안 숙제는 계속 주어질 것입니다. 숙제를 풀기 위해 좋은 책, 롤모델, 전문가들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시작하세요. 너무 늦기 전에.
당신의 시행착오에 맡기기엔 우리 아이가 너무나 소중하지 않습니까?

건강하고 행복한 당신의 가정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ukcoachi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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