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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한 방송에 ‘어쩌다 어른’ 이란 제목으로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언 듯 본 적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파악할 수 없다지만 제목만으로 마음에 찔림이 있게 되며 주제에 공감하게 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준비 없이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 새 어른이 되어 버렸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부끄럽기 짝이 없게 됩니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더더욱 그러합니다. 왜 나는 저런 준비를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게 됩니다. 어떠하든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살아온 흔적이 쌓인 결과입니다. 그 결과물을 끄집어내어 보면 작아질 수밖에 없으며 더 겸손히 살아야 함을 절감하게 됩니다. 특히 자녀에 관하여는 늘 미안할 뿐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부끄러움도 많지만 자랑할 것도 있게 됩니다. 즉 약점이 있다면 그중에 한두 개는 장점이 있게 마련입니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보면 아홉 개의 약점 중에서 하나의 장점으로 살아왔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아홉 개의 장점에 약점이 하나뿐이라 말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자신에게는 약점이 없는 것이 약점이라 진담 섞인 농담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떠하든 인생을 살아 온 만큼 아픔과 고통이 차곡차곡 쌓여 왔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 모임에서 서로 기도제목을 말하고 그것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분의 기도 제목은 ‘지금처럼’이었습니다. 사업이 승승장구하고 온 가족이 아프지 않고 은행 잔고의 숫자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니 자신은 염려할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삶의 모든 것이 현실적으로 염려이기에 기도제목을 쓰는 난이 비좁을 정도인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적으로 근심이 있든 없든 그것은 심리적이며 마음상태일 수 있습니다. 한 벌 옷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철마다 새 옷을 구입해도 입을 것이 없다 하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예수원의 대천덕 목사님은 초코파이 하나가 먹고 싶어 기도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분에게도 돈은 쓸 만큼 있었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거룩한 성공을 이룬 분이시며 존경받는 목회자였기에 초코파이를 트럭으로 구입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써야 할 돈을 스스로 한정시켰기에 더 존경받게 됩니다. 사도 베드로 역시 그러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루에 세 번 성전을 올라가 기도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제 구시(현대시간 오후 3시)기도 시간에 예루살렘 성전을 오를 때 아름답게 꾸민 성전 미문에 나면서 못 걷게 된 걸인이 구걸을 했습니다. 베드로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행3:1-10) 사실 베드로는 돈이 많았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돈이 아니지만 당시 성도들은 재산의 전부를 드렸기 때문에 걸인에게 돈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그 돈을 자기 임의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대천덕 목사님 또한 그러했습니다. 

 

 

자식이 어려움 당할 때 재산을 물려주지 못해서 미안할 때가 있게 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미안함은 재산을 물려주지 않음이 아닐 것입니다. 지나보면 자식에게 못해준것만 생각납니다. 어렸을 때 버릇을 고쳐준다고 매를 들었던 일, 큰소리로 야단친 일, 놀아 달라 할 때 바쁘다는 핑계로 놀아주지 못했던 일, 살아계신 하나님을 삶으로 보여주지 못한 일…….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고마운 것은 철든 자식은 그러한 사실을 다 잊고 있거나 기억할지라도 자신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알기에 그것 때문에 아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떠하든 부모의 마음은 자식에게 좋은 것보다는 부모의 가시를 물려 준 것 같아 늘 미안함뿐입니다. 

부모역시 자신의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 가시였을 것입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가시를 물려받았기에 역설적인 감사가 됩니다. 사도 바울 역시 가시가 있었습니다. 그 가시를 해석 하는 데는 많은 이견들이 있습니다. 육체의 질병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민족적 아픔이라 해석하는 사람도 있게 됩니다. 어떠하든 사도바울은 그 가시로 인하여 고통 하였으며 인생을 걸고 세 번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고후12:7-8) 세 번이란 것은 그냥 세 번이 아니라 목숨을 건 기도였을 것입니다. 이를 테면 40일 금식이라든지……. 사도바울에 있었던 가시의 의미는 ‘창’ 이나 ‘말뚝’의 의미입니다. 사도바울이 끝까지 하나님의 사람으로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찌르는 창과 같은 가시 때문이었습니다.(고후12:9-10) 비록 약점과 연약함을 자식에게 물려주었지만 자식은 물려받은 약점과 연약함의 가시에 함몰되지 않고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가는 발판을 삼기 위해 몸부림 하는 자식이 고마울 뿐입니다. 어쩌다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가시를 물려받고 물려줄지라도 원망이거나 미움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가시로 인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성공의 밑거름인 것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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