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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진로준비를 하기 위해 진로진입전략을 세우는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그 연장선에 있는 내용으로 진로 준비의 결과물인 진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계획하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난 컬럼에서 필자가 제시한 ‘합격지원서’를 실제로 작성해 본 친구들은 아마도 “지원서에 쓸 내용이 별로 없다”는 것에 공감하였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학생들이 미래를 준비한다면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서 공부하는 것 외에는 별로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막상 지원서 양식에 나와있는 각종 활동내역 칸을 채울 수 있는 경험들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억지로 칸을 채우려고 하니까, 느낌과 배움이 없는 형식적인 스팩쌓기가 난무하게 됩니다.


포트폴리오 ≭ 스팩쌓기
진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과 형식적인 스팩쌓기는 엄격하고 완전하게 구분되어야 합니다. 필자가 본 칼럼 7회 ‘나는 진주인가 조개인가’를 보면 이 둘이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팩쌓기는 진주조개의 조개껍데기를 포장하는 것입니다. 봉사와 나눔의 체험적 감동이 없는 봉사활동이력이나, 영어대화 능력이 없는 토플 시험점수가 대표적이죠. 이렇게 속이 빈 조개의 껍데기를 꾸미는 작업은 시간낭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영혼없이 이곳 저곳 봉사기관을 들락거리는 얼빠진 짓은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입시나 채용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당신에게서 보려고 하는 것은 껍데기가 아니라 내용물입니다. 아무리 포장을 예쁘게 하려고 해도 부실한 내용물은 결국 들통나게 되어 있습니다. 조개 껍데기를 가꾸려고 애쓰는 시간에 내용물을 알차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진로준비는 조개 속의 진주를 만드는 작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감내할 용기가 필요 하고, 경험을 숙성시키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서 아름답고 영롱한 진주가 빛을 발하게 되고, 당신의 진주조개는 껍데기에 분칠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귀한 명품으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이제 진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는 의미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스팩쌓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이해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당신을 진주답게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체험과 그것을 통해 느끼고 배우면서 체득하는 노하우와 수행능력, 즉 역량의 개발과 성장에 촛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진로 포트폴리오는 이렇게 역량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와 그 결과물들입니다.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그만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거쳐간 과정과 그 중간 결과물들이 없을리가 없습니다. 이것을 잘 요약하고 정리하면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당신이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다른 사람이 바로 알기는 어렵습니다. 또 어떤 역량은 쉽에 눈에 드러나지만, 어떤 역량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 혼자 “나는 이런 역량이 있다.”고 아무리 주장해봐야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출충한 능력이 있어도 남들이 알아봐주지 않으면 그것을 쓸 수 있는 기회조차 얻기 어렵습니다. 진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잘 준비된 포트폴리오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자신의 노력을 헛되지 않게 해 줍니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방법
“진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라고 질문하는 친구들에게 필자는 “그 진로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려면 어떤 것들을 해야하죠?”라고 다시 묻습니다. 사실 앞의 질문은 잘못하면 스팩쌓기로 길을 잘못 들어서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이렇게 포트폴리오 준비를 목표로 잡으면 곤란합니다. 진로준비는 그 진로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잡아야 합니다. 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다 보면, 학교를 다니면서 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예를들어 ‘아나운서’가 되려는 친구라면, 교내 방송반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 현직 아나운서를 찾아가서 인터뷰를 해보는 것, 발음 교정을 위해 학원에 다니는 것, 책을 많이 읽고 상식을 키우는 것 등등 해 볼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진로 포트폴리오에 기록할 수 있는 내용들이 풍성해 지게 되어 있습니다. 


진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려면 평소에 자신의 역량 개발 과정을 기록하고, 그 결과물들을 잘 보관해 놓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진로코칭을 위해 학생들을 만나보면, 자기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어떤 것을 이루어 왔는지에 대해서 까마득히 잊고 사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분히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자기가 나름대로 이런저런 준비를 해 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진로준비를 하지 않고 사는 것도 문제지만, 기껏 노력한 것 조차 기억해 내지 못하면 인생을 헛 산 꼴이 되고 맙니다. 자기가 준비하고 노력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를 정리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세요. 그것을 통해서 비로소 배움이 정리되고 완성되기 때문에, 이 과정 자체가 필요합니다. 최소한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이 도전하고 노력했던 일들에 대해서 되돌아 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습관을 가짐으로서 더 준비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미래의 삶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관리하기
한국에는 학생들의 역량개발과정과 프로필 관리를 위해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중고등 학생은 에듀팟(http://www.edupot.go.kt)이라는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 지원시스템을 통해 학생의 자기개발 과정을 기록하고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에듀팟에 기록된 내용은 대학에서 입학전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므로, 자신이 노력한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에듀팟에 잘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듀팟에 기록하는 항목들을 보면, ‘자율’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진로 상담 활동’, ‘진로 체험 활동’, ‘방과후 활동’, ‘독서 활동’ 등을 작성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항목들을 잘못 이해하고 스팩쌓기로 나아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앞에서 필자가 설명했듯이, 이 항목들은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찾아가게 되는 활동들을 구분해 놓은 것입니다. 진로준비를 잘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항목을 보고 “이런 것도 시도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로 참고하면 충분합니다. 
포트폴리오에는 ‘실무 경험’, ‘자기개발 활동’, ‘봉사 활동’, ‘동아리활동’, ‘소셜 활동’과 같은 활동 경험과 ‘자격증’, ‘특허’, ‘논문’, ‘작품’, ‘저서’ 등과 같은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포함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이런 것들을 해보았다.” 보다는 “그 과정에서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가 훨씬 좋습니다. 해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만난 청년중에 26세에 자신이 공부한 것을 책으로 써서 베스트셀러가 된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진주’입니다. 
지금 당신은 포트폴리오에서 무엇을 보여줄 수 있나요?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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