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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어 발전하는 듯하지만 그 근본은 과거로부터 온 것입니다. 첨단 장비를 갖춘 최신 기기라 할지라도 그것을 구성하는 물질의 원형은 과거에 이미 존재했던 원소들을 신기술로 추출해서 가공하여 첨단 물질로 조합한 것입니다. 그래서 문명 세계를 평가할 때 해 아래 새것이 없다고 주장한 솔로몬은 경험에서 완성된 경험철학입니다. 21세기 초 인류문명 사회에서도 과거 약 3천 년 전의 지혜를 흠모할 만큼 시대에 획을 그었던 인물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지혜를 말할 때는 솔로몬을 언급하는 것이 보편적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지혜자가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며 정리해 낸 단어는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였습니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솔로몬 당시에는 최고의 과학 문명 시대를 ‘헛됨’으로 정의 내린 것에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헛됨의 범주는 ‘해 아래에서의 수고’ 입니다. 일반적으로 솔로몬을 평가한다면 성공한 왕이 분명합니다. 솔로몬 왕궁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왕궁에서 소비되는 하루 식량 고운 밀가루 약 7kl, 보통 밀가루 약 14kl, 축사에서 기른 소 10마리, 초원에서 놓아 기른 소 20마리, 양 100마리, 그 밖에 사슴과 영양과 노루와 살진 새들이었다고 열왕기상 4장 22~23절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솔로몬 홀로 이렇게 많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왕궁에서는 왕의 음식인 어식만을 만들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을 대비해서 음식에 독을 넣을 가능성이 있기에 그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어식만을 만들 수 있게 규제한 것입니다. 어식의 양은 곧 왕궁의 규모이며 왕이 가지는 권력이었습니다. 
 
소 한 마리를 잡으면 정육만 155kg 정도 나오고 식당용으로 계산하면 약 800인분이나 된다고 합니다. 축사에서 키운 소가 10마리이니 8,000명분입니다. 초원에 놓아 기른 소는 20마리이니 16,000명분입니다. 이런 규모로 본다면 과연 왕궁의 규모는 큰 도시를 방불케 합니다. 솔로몬의 지혜와 총명과 마음의 넓이는 바닷가의 모래 같다 했습니다. 동방 국가의 어떠한 지혜자 보다도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의 이름이 모든 나라에서 지혜자로서 표준이 될 정도였습니다. 잠언 3,000가지를 말하였고 노래는 1,500편을 작곡했으며, 식물학, 동물학에 탁월한 지식을 기반으로 레바논의 백향목으로부터 담에 나는 우슬초까지, 짐승과 새와 기어 다니는 것과 물고기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지혜를 들으러 왔는데 천하의 모든 왕이 보낸 국가적 특사들이었습니다. (열왕기상 4:29-34)
 
세상의 모든 지혜자의 부러움을 한 몸으로 받았던 지혜자 중 지혜 자는 노년에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보면서 그의 아들에게 유언과 같은 잠언을 남겼습니다. 그 잠언은 헛됨으로 시작됩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전도서 1:2-3) 그가 주장한 헛됨은 해 아래에 관한 것을 기준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말하려는 궁극적 목적은 해 위의 영원한 세계에 관한 것입니다. 해 아래의 세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고백입니다. 제한된 세계가 있다면 무한대의 세계에 대해 말하려 했습니다. 그것은 해 위의 세계, 즉 영원한 세계입니다.
 
인간은 제한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무한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제한된 인생이기에 그 안에서 헛됨이 아닌 참된 삶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참 지혜입니다. 솔로몬이 자기 영혼을 다해 말하려는 것은 해 아래의 삶은 한계가 있지만 해 위의 세계, 즉 영원한 세계에서 오는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전도서의 마지막 장인 12장에 솔로몬이 말하려는 결론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전도서12:13) 목적을 상실한 삶이라면 작은 바람에도 흔들림이 심하게 됩니다. 목적을 설정하는 것은 인생의 방향입니다. 현대는 속도에 민감합니다. 속도계에 표시된 숫자만큼 달릴 수 없지만, 더 빠른 자동차를 만들어 냅니다. 인터넷은 최고로 빨라야 합니다. 스마트 폰의 속도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실상 그렇게 빠른 속도가 있어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이 없을지라도 속도는 기초 상식이 되었습니다.
 
잠시라도 고요하게 있을 수 없는 시대입니다.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고 귀에는 헤드폰을 끼고 자신만의 세계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속도는 어느 시대보다 빠른데 방향을 잃어버린 흔적이 정치 경제 문화 종교에 이르기까지 질펀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솔로몬 시대에도 그러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들어 목적을 상실한 인생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잃어버린 방향이란 사람의 본분입니다. 사람의 본분이란 하나님을 경외하는 일, 그의 명령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보니 이 모든 것이 해 아래의 헛됨이라는 것입니다. 자기 아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하는 것이 있습니다. “너의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것입니다. 
 
청년의 때에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의미는 끝을 모르고 질주하는 인생에 방향을 알려주는 영적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곧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를 경외하고 그의 명령을 지키는 것이라며 자신이 쌓아 놓은 왕의 명예를 내려놓으며 유언으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고의 지혜자로 시대의 획을 그을 뿐 아니라 현대 문명 시대에도 지혜의 모델이 되었던 사람의 처절한 고백이 마음에 큰 울림이 됩니다. 빨리 가는 것보다 바르게 가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해 아래의 세상은 속도를 강조하지만 해 위의 영적 세계는 사람의 본분인 바른 방향을 말하고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인간의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판단하시기 때문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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