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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벨-양날의 검, 항생제

hherald 2019.12.16 17:35 조회 수 : 979

 

본격적인 영국의 겨울을 지나고 있습니다. 몇달째 제대로 일광을 받지 못하여 태양에서 비타민 D를 충전하지 못하고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감기와 독감, 장염, 만성피로, 우울감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을 겨울이 되면 시중에 적어도 200여 종의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면역계의 피로가 누적되고 많은 분들이 극심한 피로를 호소합니다. 틈틈이 인체를 공격하는 각종 감염원들을 스스로의 면역으로 극복하신 분들도 많지만 많은 분들이 겨울에 집중적으로 항생제에 노출되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9세기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는 공히 세균학의 아버지로서 미생물의 증식 과정을 실험으로 증명하였고 뒤를 이어 스코틀랜드 출신의 알렉산더 플레밍이 푸른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추출하여 항생제 분야 발전의 시발점이 된 이래  항생제는 1,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무수한 인명을 구하였고  응급 의학 분야에서 서양 의학이 우뚝 서게 되고 위용을 떨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균 감염 = 질환’의 등식에서라면 항생제는 가장 중요한 약물이며 항생제가 없는 세상은 여전히 상상할 수 없지만 현대 사회는 수많은 변수가 누적되어 발생되는 만성 대사 질환, 퇴행성 질환으로 인구 대부분의 수명이 단축되고 삶이 피폐해지는 시대로서 세균 감염 모델은 그 위상이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 오히려 항생제의 오남용이 유전자 수준에서 미래의 건강 상태를 크게 왜곡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미래의 만성 퇴행성 질환의 유발원인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장내 생태계가 유전자의 운명을 결정한다 

인간의 유전자를 규명하는 게놈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일찍 2003년에 종료되었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적어도 10만개의 유전자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초기에 기대하였지만 불과 2만 2천여개  수준으로 밝혀졌습니다. 알고 보니 컴퓨터가 자신의 하드디스크는 가볍게 유지하면서 대용량 클라우드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처럼 인체도 필수적인 기능은 자신의 시스템에 직접 구축하고 있으나 상시 다변하는 생체 요구는 장내 세균총에 위탁해서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내 세균은 무게로는 총 1kg 정도이지만 인체가 가진 세포수의 10배에 해당하며 DNA 정보량은 사람이 보유한 량의 100배-150배에 달합니다. 나의 몸이라 부르는 이 육신의 실체는 내 세포보다 미생물 세포가 훨씬 많으며 세포 하나 하나 미생물이 부여하는 정보의 구름에 둘러 쌓여 있으면서 우리 유전자의 발현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끝난 현재는 인간과 공생하는 미생물의 정보 지도를 규명하는 인간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프로젝트 시대입니다. 장내 생태계는 오랜 동안의 생활 습관에 의해 성립되어 세균총이 결정되는데 인간에 유해한 세균, 무해한 세균, 유익한 세균이 균형을 이루며 동적인 생태계를 이루어 인간을 자양하고 있습니다. 이는 끊임없는 장벽 복구, 영양 상태, 면역 상태만 결정 지을 뿐 아니라 호르몬, 각종 장기의 보수와 유지, 두뇌 기능 및 기분까지 모두 관철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의학의 모습이 현재와는 매우 달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증상 억제를 위해 사용하는 현재의 많은 약물이 장내 세균총에는 치명적인 상처를 내는 경우가 많아서 소탐 대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날의 검, 항생제

세균 감염을 목적으로 사용한다지만 항생제는 생태계에 원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로서 좋은 세균, 나쁜 세균을 막론하고 장내 세균총이 황폐화되며 더 이상 인간을 자양할 수 있는 토양으로 작용하지 못합니다. 인체 면역계의 70% 이상이 장에서 비롯되는데 항생제는 무차별적으로 세균을 제거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인체에서 면역력을 앗아가며 미래의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뉴욕대 의대 교수 Martin Blaser는 장내 세균총의 손실이 가져오는 다각적인 건강 상의 위협에 대해서 그의 저서 Missing microbes에서 상세하게 밝힌 바 있습니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항생제를 사용하면 다단한 유전자 발현에 영구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며, 특히 당뇨병과 비만에 취약하게 되며 즉시 나타나지 않더라도 미래에 원치 않는 건강 상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으므로 관습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경고를 보냅니다.    

 

부득이 하게 항생제를 사용했다면

이맘때면 아이들이 감기가 안낳아서, 기침을 해서, 중이염에 걸려서 등 여러가지 이유로 항생제를 5차, 6차 까지 사용하였다고 하는 환자분들이 많은데 항생제로 파괴된 장내 세균총은 복구하는데 많은 노력이 들고 1년-2년이 지나도 제대로 복구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다시 세균총을 복구할 수 있도록 유산균이 풍부한 발효 음식(probiotic)을 매일 충분히 먹도록 하며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 섬유(prebiotic)를 함께 보급해주어야 합니다. 항생제로 인해 장벽을 해친 경우 장벽의 보수를 돕기 위해 아미노산 글라이신과 프롤라인을 사골국 형태로 계속 보충해주며 유산균의 저하로 인한 비타민과 미네랄 및 영양물의 생성, 흡수의 불량, 에너지 대사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밀도 높은 영양을 공급할 것을 당부합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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