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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 -옷의 규칙

hherald 2010.09.13 14:59 조회 수 : 1460

 

영국인의 옷 규칙을 살펴보기 전에 세계적인 문화 현상 몇 가지를 확실히 비교해야 할 것 같다. 옷은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 기능을 포함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성의 구별, 신분의 표시, 소속감 표시가 그것이다. 성의 구분이 보통 가장 분명하다. 아무리 그 사회 성원의 옷이나 장신구가 별 다르지 않다 하더라도,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아주 작은 차이라도 있게 마련이다. 그 차이란 항상 이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노력 떄문에 생긴다.

 

신분이란 말은 넓은 의미에서의 사회적 신분이나 직위를 의미하는데, 나이에 따른 옷의 차이도 여기에 포함된다. 인간은 또한 부족, 일족, 하위문화집단, 사회적인 활동이나 생활양식 등에 따른 집단 소속감을 표시하기 위해 옷을 입는다.

 

 

혹 옷이란 개인의 표현이라거나 혹은 그런 비슷한 헛소리를 굳게 믿는 고급 패션지 편집자나 독자를 기분 나쁘게 했다면 사과한다. 현대 서구 탈공업화 문화는 유행을 스타일이나 개인의 표현이라고 보고싶어 한다. 그러나 유행은 결국 미화된 성 구별, 신분, 소속 표시의 복합체이다. 혹시 옷을 단순히 편하고,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이유로 입을 뿐이지 옷이 사회적인 주장을 위해서 입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는 특정 협회 사람들을 내가 불쾌하게 했다면 사과한다. 일부 사람들은 유행에 별 관심이 없다 해도 싸고 편하고 실용적인 옷을 하나둘씩 사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들도 자신들이 원하든 아니든 결국은 의복으로 사회적인 주장을 하는 셈이다 (게다가 옷이 하찮은 것이라는 주장 자체가 결국은 아주 요란하고 중대한 사회적 선언인 셈이다).

 

 

 

영국은 전통 복잡이 없는 나라다. 이 점이 국가 정체성 위기를 왜곡 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최근 들어 갑자기 강조되고 부풀려지고 있다. 그들은 영국의 옷을 (내가 보기에는) 아주 이상하고 비논리적 방법으로 이해하려 한다. 그들은 옷이 영국인에 대해 얘기해주는 것을 오직 일정 시기의 특정한 고정관념의 산물인 옷에서만 찾으려 한다.

 

 

마치 그 색깔, 재단, 박음질이나 밑단에 영국인다움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이 난리다. 예를들면 클라이브 애슬릿은 "영국 옷의 기본 요소는 왁스를 입힌 진흙색 바버 (Barbour: 전형적인 영국 시골 귀족이나 지주 신사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의 상표 이름ㅡ옮긴이) 재킷에 있다"고 했다. 전직 <컨트리 라이프(Country Life)> 지 편집장이 고정관념에 따른 스타일을 골랐다고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케케묵은 스타일의 영국 옷은 세계적인 것이지 우리만의 것은 아닌 것 같다. 애슬릿은 해리스 트위드 (Harris Tweed: 스코틀랜드 해리스 섬에서 나는 손으로 짠 모직물ㅡ옮긴이) 스타일이 한물갔다고 슬퍼한다. 그는 이런 경향이 전통적인 컨트리 스타일의 쇠퇴라고 했다.그의 주장에 긴가민가하는 참인데 이번엔 날씨를 비난한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여름 날씨랄 게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일반적으로 여름옷 스타일이 없는 편이다." (이는 상당히 우스운 결론이다. 그리고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훨씬 더한 나라 사람들도 우리보다 여름옷을 더 잘 입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우리는 너무 평상복 차림이 되어볐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군대, 시골 사람, 왕실에서 입는 옷, 일부 의식용 옷을 빼면 우리는 이제 더이상 복장 규적이 없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시작조차 하지 않고 포기해버린다. 팩스먼은 펑크와 거리패션마저도 그의 영국인다움 기본 목록에 포함했다. 그러고 나서는  다음과 같이 단언하고는 옷 문제를 피해가버린다. "옷에 관한 여론의 일치는 이제 더이상 없는 것 같다. 세월이 지나 그냥 정해지는 대로 따라가기로 하자." 그런데 이 "이제는 더 이상 규정이 없다"는 말이 바로 영국인에겐 전형적인, 복고성향의 불만이 섞인 불평이다. 영국인다움을 설명하려는 입장에서는 전형적인 영국인다운 발뺌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 푸념 섞인 비판은 최소한 원칙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한 국가전 정체성은 규칙에 관한 것이니 규칙이 없음은 곧 정체성 상실을 의미한다. 진단 기준은 정확했으나 애슬릿, 팩스먼 둘 다 증상을 잘못 판단했다. 50년 전만큼 뚜렷하거나 딱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영국인의 복장 규정은 분명 현재도 살아 있다. 비공식적인 불문율은 사실은 전보다 더 엄격하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사실에 근건한 것으로, 이를 심지어 메타 규칙 (meta rule) 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규칙에 관한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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