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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압축된 문장이 있습니다. 그러한 문장을 일컬어 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속성이라 칭합니다. 사람을 소개할 때 길게 말하지 않아도 한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 인간의 속성입니다. 사람의 속성은 어느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인생의 전부가 담겨 있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자기 자신의 속성을 스스로 강조해서 말한다면 그 속성의 진실성은 떨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진실한 사람입니다.’ ‘저는 사랑이 많습니다.’ ‘저는 법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스스로 말한다면 그 속성에 진실성의 무게를 잃게 됩니다. 

 

남을 속이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기 속성을 자랑하는 경향이 농후합니다. 자기 속성은 스스로 말하기보다는 타인에 의해 검증되고 타인의 입으로 고백할 때가 믿을 만한 속성이 됩니다. 우리 말에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주변의 친구를 보면 알 수 있다 했습니다.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은 그 사람 자체가 좋은 사람임이 증명되는 것입니다. 회사에 취직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서류 중 하나가 타인의 보증서입니다. 다른 사람, 그것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평가하는 그 사람에 대한 증언이 그 사람을 설명하는 속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온 흔적은 나이테와 같은 문화적 무늬를 남깁니다. 사람을 설명할 수 있는 속성은 문화적 무늬를 통해서 표현됩니다.

 

나무는 자신이 겪은 역사를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럴지라도 그 나무를 잘라 보면 나이테 형성을 통해서 추위를 이겨내는 겨울의 흔적과 가뭄과 풍성한 여름의 성장 시기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나이테는 거짓을 기록할 수 없습니다. 역사의 기록은 진실해야 합니다. 인간이 가진 속성은 그 사람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한때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집중했습니다. 이력서는 어느 한 날에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력서 한 줄을 더 쓰기 위해서 수년을 투자해서 공부합니다. 그러나 실상 이력서와 그 사람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더 많음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새로운 직원을 뽑을 때 그가 평소에 사용했던 블로그나 SNS의 인터넷에 올려진 네트워크를 세심하게 관찰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력서만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선한 속성은 이력서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력서를 완성하기 위해 인성 교육은 다소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네 교육은 최고를 추구해 왔기에 교육열이 높을수록 어떻게 보면 사람다운 향기는 줄어들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최고가 되기를 강조합니다. 오직 일등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을 서슴없이 말하게 됩니다. 일등만이 존재한다면 그 공동체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 자명합니다. 세계에서 최대의 노벨상을 배출한 이스라엘의 교육은 최고의 사람이 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그들의 교육 신조입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선 친밀했던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최고가 되기 위해선 상대적인 경쟁을 하기 때문입니다. 친구를 짓밟고 일어서야 결국은 정상에 깃발을 꽂을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면 학창 시절에 친밀했던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상위 그룹에서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보다는 공부도 중요하게 여겼을 뿐 아니라 우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학창 시절을 보냈던 분들이 졸업 후에는 끈끈한 친구의 맥을 이어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선 상대적인 경쟁을 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을 추구하는 것은 절대적 경쟁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는 현존하는 수많은 감독보다 가장 크게 명성을 얻은 거장입니다. 그는 유대인입니다. 어렸을 때 학업을 따라갈 수 없는 부진아였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는 일종의 문제아였습니다. 그럴지라도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격려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을 나중에 너의 비서를 채용하면 된다고 격려했습니다. 그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너를 돕기 위해서라며 아들의 자존감을 높여주었습니다. 비록 공부를 못할지라도 영화를 좋아하니 다른 아이들과 다른 월등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 격려하고 위로했습니다. 스필버그는 다른 아이들과 경쟁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선택해서 13살에 최연소 감독으로 등극했던 천재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인간이 걸어온 길에는 발자국이 남게 됩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속성입니다. 거울을 보면서 외모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보고 속사람을 볼 수 있다면 그는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인에게 비쳐서 나를 설명해 내는 속성입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나는 어떤 존재인가? 
이력서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속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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