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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있다는 것은 감사이고 행복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람마다 계절을 좋아하는 것이 다를지라도 사계절을 통해서 변화되는 자연의 신비는 마음을 새롭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사계절이 없는 지역도 많습니다. 사계절이 모두 여름을 방불케 하는 지역도 있으며, 또한 겨울이 되는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축복의 땅입니다. 어렸을 때 성경을 보면서 몇 번 정도는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아쉬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인격이 균형적으로 자라지 못했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수 있다고 이해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기에 고백 자체가 부끄러워집니다. 한국에 태어난 것을 후회한 것은 성경을 보면서였습니다. 한국보다 더 좋은 땅이 성경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입니다. 나는 왜 그곳에 태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부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성경을 더 깊게 알았을 때 우리 대한민국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차원을 넘어선 나라임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금수강산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금수강산이 되려면 먼저 젖과 꿀이 흐르는 일차적 욕구가 해갈되어야 합니다. 금수강산은 먹고 사는 것의 차원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을 즐기고 환경을 통해 시를 쓰고 노래할 수 있게 됩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척박한 사막과 광야에서는 천상의 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풀 한 포기도 자랄 수 없으며 나무 한 그루 발견하기 어려운 땅에서 젖이 넘치고 꿀이 흐른다는 것은 마실 수 있는 물이 있고 먹을 수 있는 열매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약속하셨을 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준다는 것에 대해서 그들은 큰 매료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살았던 애굽의 고센 땅은 그 차원을 넘어선 옥토의 땅이기 때문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살든, 금수강산에 살든 봄을 느끼는 것은 희망을 느끼는 것입니다. 겨울의 남루하고 두꺼운 옷을 벗어 버리고 상큼한 향기가 배어나는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꽃들의 향연은 봄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꽃이 피어서 봄이 온 것이 아니라 봄이 왔기에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꽃은 신비롭습니다. 학창시절에 궁금하여 꽃나무의 가지를 꺾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노란 꽃을 피운 개나리 줄기를 수십 개를 꺾어 봐도 그 안에서 꽃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어떤 나무는 꽃부터 피워 봄을 맞습니다. 또 어떤 나무는 연녹색의 잎을 피워 온몸으로 봄을 맞습니다. 그 원인이 궁금했습니다. 먼저 꽃을 피우는 이유, 싹을 먼저 틔우는 이유는 아직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조물주의 작품일 뿐입니다. 봄이 왔기에 꽃을 피우고 싹을 틔웁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봄을 느낀다는 것은 꽃을 통해서나 새롭게 돋아난 싹을 통해서입니다. 봄이 오기 전에 조짐은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봄의 초인종을 들을 수 없습니다. 봄이 와서 꽃들이 향연을 벌일 때 비로소 봄이 왔을 느끼게 됩니다. 
 
봄에 느끼는 감정은 새롭게 하는 희망입니다. 겨울은 겨울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만 두꺼운 옷으로 자기를 감쌌기에 웅크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영국에서는 다른 집을 방문하거나 식사할 때는 반드시 겉옷을 벗는 것이 예의입니다. 손님이 들어오면 외투를 받아서 걸어 주는 것이 주인의 예의입니다. 두꺼운 겉옷을 입고 있다면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기에 실례가 됩니다. 실제로 살아보면 그렇습니다. 봄은 그 일을 해 줍니다. 마음을 열게 해 줍니다. 새롭게 결단을 하게 합니다. 앞만 보고 살아온 삶의 방향을 점검합니다. 습관적으로 얽매인 잘못된 틀을 깨뜨리게 합니다. 그래서 봄을 영어에서는 spring이라 하나 봅니다. 겨우내 잠만 자던 개구리가 봄이 왔기에 잠의 기지개를 활짝 켜고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게 하는 힘이 봄의 매력입니다. 
 
설교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삭막한 나무에 개나리꽃이 만개했습니다. 지나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비록 섬세한 사진은 아닐지라도 내 마음에 봄을 느끼고 간직하기엔 충분한 봄 사진입니다. 사막이나 광야에 사는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로 옷을 바꾸지 않습니다. 일 년 내내 같은 스타일의 옷만을 입어야 합니다. 겨울만 있는 동네에도 그러합니다. 어느 백화점 문구가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봄이 왔기에 세일 해 봄”
 
내 인생은 차원이 다른 봄을 맞습니다. “봄이 왔기에 마음을 새롭게 해 봄” 이는 마치 젖과 꿀이 흐르는 땅과 금수감산이라는 차원이 다른 땅에 대한 해석이라 여겨집니다.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은 날마다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봄을 느끼면서 봄의 전령사를 통해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은 마치 케케묵은 집안을 대청소하는 듯한 감정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봄을 맞기 위해서 대문에 입춘대길이라 큰 글씨를 써서 붙여 놓았나 봅니다. 그렇게 글을 써야 봄이 오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봄을 맞이 하겠다는 마음의 결심의 표현일 것입니다. 
 
새봄, 내 인생은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꾀합니다. 작은 변화이지만 그 변화를 통하여 봄을 창조하신 이의 선함과 온전하신 뜻을 헤아리게 됩니다. 봄을 창조하신 당신께 내 마음과 몸, 내 영혼을 드립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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