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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오늘 선생님이 내가 잘못도 안했는데, 괜히 나한테 뭐라고 하는거야. 그 선생님 정말 싫어!”라고 선생님에 대해서 불평을 합니다. 이럴 때 당신은 아이에게 어떻게 말합니까?
“뭐 그런 선생님이 다 있니? 정말 나쁜 사람이네!”라고 아이의 말에 맞장구를 쳐 주나요? 
아니면 “뭐라고?  안되겠다. 내가 선생님을 찾아가서 한마디 해야겠다.”라고 아이보다 한 술 더 떠서 흥분하나요?
아니면 “네가 뭔가 잘못했으니까 선생님이 너에게 뭐라고 하겠지. 네가 똑바로 하면 선생님이 왜 너한테 그러겠어?”라고 아이보다는 선생님 편을 들어 주나요?
 
아이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가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판단하거나, 아이가 학교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짐작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나 아이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부모로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이나 행동을 쉽게 저지르게 됩니다. 
오늘은 자녀의 선생님에 대해서 부모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
 
이 고언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말처럼 들립니다. 이 말은 선생님이 권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의 자세가 이래야 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학생이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잘 배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호감의 원리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님의 교과목 성적이 좋습니다. 반대로 싫어하는 선생님의 과목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집니다. 이것은 ‘좋아하는 것은 더 쉽게 잘할 수 있다’는 학습 원리에서 비롯됩니다. ‘싫어하는 것을 잘하기’ 만큼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반면에 좋아하는 일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즐기면서 척척 해 냅니다. 쉬운 것 보다는 오히려 어려운 것을 요구합니다.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쉬운 수준에서 점점 더 어려운 수준으로 진화할 때 희열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이런 까닭입니다.
 
유명 스타가 TV광고에 등장해서 마시는 음료수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스타에 대한 호감도가 그  상품에 투영되어 사람들이 그 음료수를 더 좋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전문용어로 ‘후광효과(Halo Effect)’라고 합니다. 공부할 때도 이 후광효과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좋으면 공부가 즐겁고, 선생님이 싫으면 공부도 싫어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어떤 것이든 잘 배울 수 있으려면, 먼저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야 합니다. 선생님이 좋아지면 공부에 흥미가 생기고, 공부에 재미를 느끼면서 점점 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의 대화 스킬
 
자!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아이가 선생님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할 때 부모가 어떻게 말을 해 주어야 하는 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죠. 부모는 아이가 선생님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와 죽이 맞아서 선생님 흉을 보거나 선생님을 찾아가서 항의한다면, 아이는 더이상 선생님을 ‘자기가 무언가를 배울만한 수준의 사람’으로 보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 선생님이 하는 말은 그냥 흘려 듣게 될 것이고, 그 선생님이 가르치는 과목은 지루하고 재미없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 입장에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 됩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말을 무시하고 선생님 편에 서서 훈계를 하는것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모가 이런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마음을 닫아버리고 다음부터는 엄마/아빠에게 얘기도 하지 않으려고 할 테니까요.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냐구요? 이럴 때 부모에게 필요한 대화스킬에 대해 잠깐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아이의 말에 공감해 주는 것부터 해야 겠죠. “오늘 선생님에게 한소리 들어서 기분이 상했구나?”라고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다음 “선생님이 네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그런 말을 했을까?”라고 물어봅니다. 이것은 아이의 생각을 선생님의 문제에서 자신의 문제로 가져오게 하는 질문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다른 사람의 문제는 잘 보지만, 자신의 문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눈으로 자신을 보게 해주면, 새로운 관점에서 사실을 관찰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물론 아이는 “나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선생님이 괜히 그랬다니까?”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혹시 선생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안좋게 보일만한게 있지 않았을까?”라고 물어보면 “아니, 내가 수업시간에 OO랑 정말 잠깐 얘기한 것밖에 없어.”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음, 그래서 선생님이 그랬나보다. 선생님이 좀 엄한 분인가 보네. 대신 수업시간에 떠드는 아이들은 없겠다.” 
“그 선생님 시간에는 조용해요.” 
“그렇구나, 네가 오늘 선생님에게 싫은 소리를 들어서 기분은 안좋겠지만, 그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조용해서 공부에 집중하기는 좋겠네.”
“맞아요, 그런 면에서는 괜찮아요.”
 
부모가 아이와 이런 정도의 대화를 해 준다면, 아이가 선생님에게 느끼는 감정이 불쾌하고 싫은 것에서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개선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물론 아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요.
 
 
 
 
 
 
 
선생님의 권위 세우기
 
“요즘 존경할 만한 선생님이 없어요”, “성추행까지 일삼는 교사도 있어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없어요” 라고 교권을 불신하는 여론이 있습니다. 물론 학교나 학원 교사라는 자리가 가르치는 직업일 뿐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을 골라서 선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선생님답지 못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로 하여금 선생님에 대한 호감과 경외심을 갖게 하는 것은 아이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또한 아이가 선생님을 존경심을 갖고 대했을 때 선생님 또한 그에 걸맞는 언행을 하기 마련입니다. 
 
간혹 학부모 중에 선생님을 찾아가서 아이들이 있는 자리에서 선생님에게 항의하거나 폭언, 심지어는 폭행까지 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축구클럽에서 비오는 날 아이들이 축구경기를 하고 있는데, 한 학부모가 담당 코치를 부르더니 “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이렇게 비 맞고 뛰다가 감기들면 당신이 책임질거야?” 하면서 크게 나무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몰상식한 부모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권위를 부모가 무너뜨리면, 아이의 배움도 함께 무너집니다. 내 아이가 비 맞으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싫으면 선생님에게 다가가서 “선생님 죄송한데, 제 아이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먼저 데리고 들어가도 괜찮을까요?”라고 묻고 아이를 데리고 나오면 됩니다.
 
아무리 선생님의 처신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아이들 앞에서는 선생님의 권위가 바로 서도록 행동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것을 넘어서서 부모는 아이가 선생님을 따르고 좋아하도록 최선을 다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부모 스스로 아이의 선생님을 존중하고 예우를 갖추어 대접하려고 노력하세요. 부모의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게 될 때 아이는 선생님을 뭔가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고 선생님의 말에 귀를 귀울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서 아이는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학습에서 빼어난 성취를 보여줄 것입니다.
 
당신과 가족의 행복한 성장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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