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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대추한알에 담겨진 행복

hherald 2018.03.19 20:45 조회 수 : 370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물론 산다는 것을 행복이라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먼저 행복에 대한 정의가 바로 정립 돼야 합니다. 행복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아무런 문제없이 형통하면서 꽃길을 걷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문제인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첫 순방을 할 때 한 여성 시민이 대통령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대통령님, 꽃길만 걸으세요!, 대통령님 꽃길만 걸으세요!' 그녀의 간절한 외침은 마치 전능자를 향한 기도 같이 들려졌습니다. 사람이 꽃길만을 걸을 순 없습니다. 그것이 행복이 아니니까요? 그녀의 외침에는 채찍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집니다. 연일 발표되는 전직 최고 권력자들의 비리문제, 검찰 조사 때문에 당신만은 그런 길을 걷지 말아 달라는 간절한 부탁으로 들려졌습니다. 언젠가 한 전직 대통령의 인터뷰가 기억납니다. 퇴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행자가 물었습니다. 그는 한참을 망설이더니 소박하게 미소 지으며 대답 했습니다. 점퍼 차림으로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막걸리 한잔 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한 대통령은 퇴임 후에 고향으로 귀향하여 자신이 다녔던 교회의 주일학교 선생님을 한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한 장로님 대통령이셨던 분은 취임 이후 교회에 출석을 했습니다. 첫 번은 용납이 되었지만 교인들은 대통령이 예배에 오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이유는 대통령 경호가 예배에 방해가 된다는 거였습니다.

 

 

산다는 것은 타인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타인을 존중한다는 것은 타인의 입장으로 한 단계 내려서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 많은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주변에 앉은 사람들이 예배자가 아니라 경호원들이어서 기도시간에도 눈을 뜨고 주변을 살핀다는 것은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가진 권력은 자신의 능력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부여 받은 임무일 뿐입니다.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어 끝이 아름답지 못함의 뉴스를 보고서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통령은 학벌도 없고 시험도 치지 않으니 나도 할 수 있겠다며 쓴 소리를 했습니다.  2003년에 개봉된 '대한민국 헌법 제1조'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한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각 당에서 후보를 내어 당선시키기 위해 경쟁을 벌입니다. 한 후보의 행적을 보고 받은 정당 대표는 그를 향해 '대통령 감이구만~' 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지역에서 힘깨나 쓰며, 지역 조폭들을 움직일 수 있고 자기 권력을 이용하여 부를 챙겼던 사람을 일컬어 한 말입니다.

 

결국 청렴하여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아끼는 사람이 대통령 감이 아니라 적당히 속일 줄 알고, 악과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감이라는 말입니다. 바로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보여준 것을 꼬집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종교인이든 주어진 일상에서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행복은 단순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서 맺혀지는 외적인 열매가 아니라 내적인 것이며, 또한 영적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신 후에 계명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삶의 목적을 한 단어로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행복" 입니다. "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 (신10:13) 행복은 열매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씨앗으로 주어집니다. 행복이라는 열매를 구하는 것은 마치 요술 방망이를 두들기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잠시 얻어진 행복이라면 그 행복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눈사람이 봄을 이겨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행복은 계명을 지킬 때 주어지는 씨앗입니다. 그 씨앗을 키우고 가꾸는 신앙생활을 통하여 행복은 싹을 틔우며 튼튼한 가지를 내고 폭풍우와 더위 가뭄을 이겨내어 아름다운 행복이라는 결실을 얻게 됩니다. 열매만 행복이 아니라 씨앗을 뿌려, 그것을 가꾸는 전 과정이 행복입니다. 행복에는 고통도 들어 있으며 슬픔과 고난, 시련이 담겨 있습니다. 장석주  님의 '대추한알' 이란 시가 있습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 질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 저게 저 혼자 둥글어 질리는 없다 /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 한 알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꽃길만 걷다 어느 날 열매 맺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설혹 가시밭길을 걷는다 할지라도, 설혹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머물러 있다 할지라도 그곳은 목적지가 아니라 지나야 할 과정이기에 행복한 일입니다. 비록 꽃길을 걸어 보지 못했을지라도, 유명하지 않을지라도, 그 누구도 내 걷는 행보를 알지 못할지라도 행복한 것입니다.  삶을 통하여 행복을 주시는 전능자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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