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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만시지탄 晩時之歎

hherald 2018.08.13 17:39 조회 수 : 96

 

 

기독교의 핵심 교리는 회개하는 것입니다. 회개 없이는 하나님을 만날 수 없으며, 신앙 성장이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회개는 뉘우침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회개의 기준은 하나님이라면 뉘우침은 자기 자신이나 사회적 의가 기준입니다. 하나님과 말씀이 기준 되는 회개는 하나님으로 멀어진 사실이나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한 것에 대해 회개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신앙결단이며, 동시에 하나님만을 전심으로 믿고 따르겠다는 강령할 신앙고백입니다. 반면 자기 자신이나 사회적 의가 중심이 되는 뉘우침은 환경이나 실패를 통하여 자기반성을 의미합니다. 살다보면 자기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회개 없는 자기반성이 거듭할수록 양심은 순전함을 잃어 버려 결국 굳어 버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작은 것에도 눈물 흘리며 반성하게 되지만 그것이 거듭되면서 악에 대한 면역력이 강해지고 용기가 생겨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회개 없는 자기반성은 뿌리 채 뽑힌 가을나무와 같습니다. 지금 당장에는 푸름이 어느 정도 유지가 되어 잎을 떨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을나무는 뿌리가 뽑혔기에 현재는 살아 있는 것 같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죽어가는 것입니다. 살았으나 죽은 상태, 혹은 죽어가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회개의 초석 위에 신앙의 집을 짓는 것입니다. 자기반성은 윤리나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 있기에 공개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돌아오는 회개는 쉽지 않습니다. 자기반성의 차원을 넘어 자기 깎임과 돌이킴, 삶을 전반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영적인 거듭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회개 없이도 칭찬 받을 수 있는 종교를 만들어 내기 시작합니다. 삶을 변화시키지 않아도 신으로 부터 복을 받을 수 있는 기복신앙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자기반성은 심리적인 의식일 뿐입니다. 삶을 바꾸지 않아도 입으로 자기반성을 하게 되면 일단은 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는 자기반성의 차원이 아닙니다. 자기반성의 차원은 윤리적이며 도덕적 의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회개는 영적인 차원입니다.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마이너스 점수를 얻는다고 가정 해 봅시다. 도둑질을 하고, 강간을 하고, 남을 속이는 사회악의 일들은 법적으로도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그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반성을 촉구하게 됩니다. 반성을 했다고 해서 그의 인격이나 영성이 하나님 앞으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일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죄악인 것입니다. 그런 죄악을 반성했다면 그의 인격 점수는 마이너스에서 영점인 상태가 됩니다. 돌이켜 반성을 하고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할지라도 그의 점수는 영점에 머물게 됩니다. 반성은 주로 악을 행하는 것에 대한 것입니다. 사회적 지탄을 받기에 반성을 강요받기 때문입니다. 그런 반성은 속사람의 맷집만 키우게 됩니다. 진정으로 반성을 했다면 악에 대함이 아니라 선을 행하지 않는 적극적인 행동이어야 합니다. 선을 행할 때부터 그의 점수는 플러스가 됩니다.

 

성경의 회개는 이러한 마이너스의 악도, 플러스의 선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는 두 가지 개념입니다. 회개를 뜻하는 헬라어에는 ‘메타멜로마이’ 와 ‘메타노에오’가 있는데 둘 다 회개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내적 깊이는 다릅니다. ‘메타멜로마이’는 후회하다는 뜻으로 반성에 해당하며, ‘메타노에오’는 영적으로 회개한다는 의미입니다. 첫 번의 후회하는 것은 지난 일에 대해 뉘우치는 심리적 상태를 말하는 것이며, 두 번째의 회개는 말씀에 기준하여 돌이키는 회개를 뜻합니다. 이 두 단어 모두가 회개로 표현될 수 있지만 그 의미는 하늘과 땅 이상만큼의 차이가 있게 됩니다. 가룟유다는 스승인 예수를 판 것에 대해 뉘우침이 있었습니다. 그가 받은 은 30을 제사장에게로 돌려 주려했지만 제사장들은 핏값이라 하여 거부하여 그 돈을 성전에 두지 않고 나그네를 위한 묘지를 구입하는데 그 이름을 ‘아겔다마’라 하는데 피밭이라는 의미입니다.(행1:19) 가룟유다는 스승을 팔아넘긴 것에 대해서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그의 후회는 결국 목메어 자살하게 됩니다.(마27:5, 행1:18) 가룟유다는 회개한 것이 아니라 양심의 뉘우침인 ‘메타멜로마이’를 한 것입니다. ‘만시지탄’ 이란 말이 있습니다. 때늦은 한탄,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가룟유다의 뉘우침은 바로 만시지탄의 일종이었습니다. 회개는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지만 닭 울기 전에 세 번 주님을 부인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해서 회개했습니다.(마26:34,75) 베드로의 회개의 반성이나 뉘우침이 아닌 ‘메타노에오’인 말씀에 입각해서 영적인 회개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영국의 세인트교회의 첨탑에는 십자가 되신 닭 모양을 달아 놓았습니다. 회개 없이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습니다. 반성은 종교적 뉘우침이며 그것은 윤리적이며 도덕적인 양심의 가책이지만, 회개는 하나님 앞에 꿇어 엎드려 삶을 전반적으로 바꾸는 거듭남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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