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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차를 마시는 것은 단순한 음료를 흡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 한잔에 인생이 담깁니다. 그래서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오랜 시간 동안 인생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됩니다. 한두 모금이면 마실 수 있는 양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차를 마시는 것은 옛 선인들의 주장처럼 차를 마시는 예절인 다도가 있습니다. 찬 한잔 마시는 것으로 그의 인생의 품위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예절입니다. 복잡한 다도를 모를지라도 차에 인생을 담아 마시는 것은 분명합니다.
 
영국에서 차를 마실 때는 찻잔을 든 손의 세끼 손가락을 올리는 것이 예절입니다. 어떤 이유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옛 왕께서 새끼손가락에 장애가 있었다는 가설입니다. 왕은 차를 마실 때 항상 새끼손가락이 위로 뻗쳐져 있었습니다. 당연히 신하들도 왕과 일치성을 이루기 위해 새끼손가락을 펼치는 것이 차를 마시는 예가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영국에서는 차를 마실 때 새끼손가락을 펼쳐 보이는 것이 차를 마시는 예의입니다.
 
중국인들은 차를 마실 때 차를 따라 주는 사람에게 감지 중지 약지의 세 개를 엄지에 모아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는 것이 최고 감사의 표현입니다. 그 의미는 왕께서 측근 신하들을 이끌고 잠행을 나갔을 때 찻집에 들렀다 합니다. 왕께서 신하에게 차를 따라 주었을 때 신하는 감격의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세 번 절을 한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모아서 테이블을 세 번 것에 유래가 되었다 합니다.
 
우리네 민족에도 다도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담아 마시는 것입니다. 누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담기면 그것이 최고의 다도입니다. 그래서 될 수 있는 대로 마음을 감추지 않는 의미에서 찻잔을 테이블 아래로 내리지 않으며 차를 마실 때 한 손을 손 받침으로 상대방이 주는 마음을 다해 받드는 의미를 지닙니다. 어떤 행위보다는 마음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홀짝 마셔버리는 것이 아니라 작은 찻잔에 인생을 담고 마음을 담고, 삶을 담아서 마시는 것이 차를 마시는 예의라 할 수 있습니다.
 
생명체 중에서 오랜 시간 동안 차를 마시는 경우는 오직 인간뿐입니다. 급하게 들이키는 것은 차를 마시는 원 의도와는 상관없게 됩니다. 차를 마시는 것은 삶을 배우고 사랑하고 배우고 느끼고 깨닫는 과정입니다. 깨닫고 느끼고 배우는 모든 것에는 사랑으로 종결됩니다. 사랑하게 되면 깊어지게 됩니다. 운동을 사랑하게 되면 그 운동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노래를 사랑하면 그 누구보다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게 됩니다. 기계적으로나 의무적으로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게 됩니다. 그것을 사랑하게 되면 짧은 시간일지라도 최대의 능률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제도를 의무적으로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주셨습니다. 그들에게 일상적인 삶을 살게 한 것이 아니라 광야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율법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백성들은 한 가지 음식만을 먹어야 했습니다. 물론 하늘로부터 내린 만나라는 특별한 음식을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해서 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원재료는 한 가지니 불평이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행하는 율법을 지키고 제사하는 모든 의식이 종교 기계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러한 제도를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가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실제의 삶은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율법을 주신 이유는 율법에 짓눌려 고통당하는 것이 아니라 실상은 행복을 위해 주셨다 했습니다.
 
율법을 주신 목적은 종교적 노예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율법을 지키는 자들에게 행복한 삶을 주시기 위함이셨습니다. "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 (신10:13) 행복이란 '레토브'라는 히브리어입니다. 단순한 '행복을 위하여'가 아니라 행복이 샘솟듯 솟아난다는 표현이 내재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이 행복의 기준을 자기 밖에서 찾습니다. 어떤 물질과 조건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율법을 통해서 주시려는 행복은 외부의 어떤 조건이 아니라 내면에서 샘솟듯 솟구치는 행복을 창출해 내는 힘입니다.
 
율법을 가진 자들에게 행복이 솟아나는 것은 신약 시대에 예수께서 말씀하신 성령이 임재하셨을 때 주시는 기쁨과 일치합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요14:27) 세상이 주는 것이 아닌 하나님에게서 오는 기쁨과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의 약속인 말씀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차 한잔에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생각과 생각을 나누는 벗과 마시는 차 한잔에 담긴 것은 아름다운 인생을 개혁할 힘이 있게 됩니다. 
 
 

박심원 목사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park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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