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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일까요?”라고 묻는다면 필자는 단연코 “세 살까지!”라고
대답합니다. 이유는 이 시기에 평생을 살아가는 인성이 대부분 이 시기에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육아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이런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사소통도 못하는
아기가 어떻게 인성을 만든다는 말일까요?. 오늘은 세 살이전의 아기가 어떻게 인성을 만들어
나가는지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인성의 형성과정
인성은 사람이 타인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좋은 인성의 사람은 세상과 잘 조화를 이루고
다른 사람들을 수용하고 사회적으로 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성향에서
배려심, 협동의식, 책임감, 신뢰, 희생정신, 용기, 리더십과 같은 긍정적인 태도가 길러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좋지 않은 인성의 사람은 세상과 격리되어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고 배척하면서 사회와
동떨어져서 살아가는 성향을 갖습니다. 이런 성향에서 소외감, 이기심, 열등감, 불신과 같은 부정적인
태도가 형성되어 집니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세 살까지는 이런 기본적인 성향이 만들어져서 무의식 또는 잠재의식으로
내면화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세 살까지일까요? 비밀은 바로 ‘말(언어)’에 있습니다.
아이들은 세 살부터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말 즉 언어를 구사 한다는 것은 대상을 ‘인식’하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인식은 어떤 경험을 추상적인 개념으로 바꾸어서 기억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때 관여하는 것이 바로 언어입니다. 사람이 언어를 알게 되면 어떤 대상을 경험할 때 그것을 지각하는
그대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에 의해 바뀌어진 왜곡된 정보를 기억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기억되는 정보는 무의식이 아닌 의식의 범주 내에 저장되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는 차 후에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을 배우기 이전에 경험한 정보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감각 그대로를 생생하게 기억하게
됩니다. 이 때의 기억되는 정보는 언어로 추상화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렬한 인상으로 무의식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아기가 세상에 대한 첫 인상인 동시에 앞으로 겪게 되는 경험을
해석하는 기준이 됩니다.

 

 

세상에 대한 첫 인상

아기가 배가 고파서 “앙”하고 우니까 젖병을 물려주고, 갑갑해서 “앙”하고 우니까 일으켜 안아줍니다.
이 때 아기는 자기가 세상과 잘 소통하고, 수용되고 있다고 느끼며, 세상은 안전하고 편안한 곳이라는
긍정적인 인상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아기가 “앙 앙 앙 앙”하고 아무리 울어도 엄마가 봐주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아기는 세상과 단절된
느낌과 함께 자기가 그렇게 버려져서 죽을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아이에게 세상은
위험하고 냉혹한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상이 남게 되겠죠.
이렇게 영아기에 형성된 타인과 세상에 대한 인상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강렬한 정보로
무의식에 새겨져서 이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타인과 세상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진 아이는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잘 협력하고,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고 주도적이면 자기 행동에 책임을 느끼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반면에 세상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아이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의심하며, 자기 생각을 숨기고 수동적으로
행동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성향을 키우게 됩니다.

 

영아기 육아

따라서 영아기의 아기를 세심하게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아기가 우는 것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서는 곤란합니다. 능숙한 엄마는 아기가 우는 소리를 듣고 무엇이 불편한 지를 금방
알아봅니다. 남성보다 여성의 공감력과 직관이 뛰어난 이유는 그것이 아기를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필자의 모친은 필자가 집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으면 필자가 원하는 것을 딱
찾아줍니다. “이 것을 찾는지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물으니 “딱 보면 알지 그걸 모르겠니?”라고
합니다.
영아기 엄마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딱 보면 아는 능력’. 모든 엄마는 아이가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을 원하는 지를 바로 알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영아기 엄마는 이 능력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엄마가 아기와 함께 있어야 하겠죠.
영아기 아기는 엄마와 소통하는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합니다. 아기와 눈을 맞추어주고, 아기의
기분에 따라 함께 웃어주고, 아파해주는 엄마가 곁에 있을 때 아기는 긍정적인 인성을 싹틔울 수
있습니다.
‘잼잼’, ‘도리도리’, ‘짝짜꿍’고 같이 옛 어른들이 아기와 눈을 맞추면서 놀아주던 풍속은 어떤 현대의
육아법보다 뛰어나다고 재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속들은 모두 스킨십을 하면서 유아식
언어로 아기와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아기를 업을 때 사용하는 ‘포대기’가 서양의 엄마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뉴스가 방송을 탔었죠.
사실 포대기는 엄마가 부엌 일을 하거나 밭일을 나갈 때도 아기를 업고 일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물건입니다. 포대기는 아기가 엄마의 등에 밀착되어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면서 24시간 엄마와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발명품이라고 볼 수 있죠. 지금 시대에 포대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엄마와 아기의 정서적 유대감이 육아에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육아의 국가책임

영아기의 아기를 잘 돌보기 위해서 엄마가 육아에 전념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직장을 가진
여성들에게는 아주 어려운 이야기일 것입니다. 한국의 직장에서 육아휴직은 보통 1년을 넘기기
어렵고, 육아문제로 퇴직을 했을 때 경력단절로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외벌이로는 집장만하기 어렵고, 여성이 직장을 갖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는 더더구나
어려운 문제입니다.
필자는 이 문제는 사회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성의 육아휴직을 3년까지 허용하고, 그
기간동안 생계비의 상당부분을 국가가 책임져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0세부터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게 하는 것은 아이의 인성발달을 어렵게 만듭니다. 그것보다는 엄마가 직접 집에서
아기를 돌볼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낫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최소한 영아기 육아의 부담을 국가가 책임져주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힘을 모으면
좋겠습니다.그렇게 해서 부디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들이 걱정없이 육아에 전념할 수 있게 되는 때가
오기를 기대합니다.

혹시 육아가 힘들어서 출산을 미루는 분이 있다면 이 말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생명을 낳아서 기르는 것보다 위대한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

당신과 가족의 행복한 성장을 응원합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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