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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휴가가 주어진다면?
올 해 여름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학교나 직장에서 열심히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에게 1년 중에 가장 반가운 시기가 ‘휴가시즌’일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앞으로 열흘 후에 30일 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 하겠습니까? 물론 휴가비도 넉넉하다면 말이죠. 
돈과 시간과 충분한데도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겠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려고 하겠죠. 일반적으로 우리가 여행계획을 짤 때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우선, 여행의 목적을 정합니다. 편안하게 쉬고 싶은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지, 특별한 미션을 수행할 목적인지, 아니면 여행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싶은지 등등 여행에서 얻고 싶은 것을 먼저 정해야 겠죠.
그 다음, 여행 목적에 맞는 여행지를 정하게 될 것입니다. 국내 여행이나 해외여행, 산이나 바다, 또는 도시여행이나 오지탐험 등 여행테마에 따라 적합한 여행지들을 찾아 비교하면서 최종 목적지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들러볼 장소나 경험해볼 일들을 선택하고, 여행지까지 가기 위한 방법과 여행지에서의 동선을 계획할 것입니다.
이렇게 여행계획이 잘 짜여졌다면, 다음은 여행의 사전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유적지를 둘러보기 전에 그 지역 역사를 공부한다거나, 산악지역 여행을 위해 산악등반 훈련을 한다거나, 바다를 탐험하기 위해 스킨스쿠버 훈련을 하는 등 여행지에서 자신이 할 일을 미리 연습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겠죠.
이렇게 미리 계획하고 준비가 잘 된 사람은 여행을 가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진로설계 = 인생가이드북
삶은 여행과도 같다고 합니다. 어딘가에서 와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과 매우 닮아있기 때문이겠죠. 삶이 여행이라면, 진로설계는 인생의 여정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작업입니다. 진로설계를 통해 우리는 인생에서 어떻게 세상을 경험하고 갈 것인지를 정하게 됩니다. 진로설계에는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기술한 인생 목적,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 것인지를 선택한 단계별 진로 목표,  그리고 그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공부하고 경험해야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있습니다. 한마디로 진로설계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인생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표나 계획없는 여행
여러분은 아무런 목표나 계획없이 떠나는 여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색다른 경험’이 여행에서 얻고 싶은 것(여행 목표)들 중에 하나일 때에나 좋겠지요. 하고싶지 않은 경험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목표나 계획이 없는 여행에서는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벌어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벌어진 일들을 처리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것말고 마땅히 할 일도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휴가는 그렇게 지나가고 말 것입니다.
만약 당신의 인생이 이런 식으로 그때 그때 벌어진 일들을 처리하는 데에만 소비되고 있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자기 인생에 대한 목적과 달성하고 싶은 목표, 그것을 위해 실행해 나갈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 그 사람의 삶은 생각하지 않았던 일을 마주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며, 매 번 그 일에 휘말려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인생은 가만히 있으면 끊임없이 어떤 일이 주어집니다. 먹고 살기 위해 해야하는 일부터, 사회 구성원의 의무, 남들이 부탁하거나 시키는 일까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주어지는 일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주어진 일에만 매달려서 살다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내가 왜 그런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그것 말고는 마땅히 할 일도 없기 때문에 결국 그렇게 사는 것으로 삶이 끝나게 되겠죠.


진로설계가 필요한 이유
당신은 살면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하고 싶습니까? 진로설계는 자신의 인생에서 미래에 일어나게 하고 싶은 일들을 지금 계획하고 준비하는 작업입니다. “지금 계획한다고 해서 미래에 그것이 일어날 보장이 없지 않나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생에 대해 중요한 원칙 중에 하나는 계획하지 않은 일이 우연히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계획하고 준비한 일은 실제로 일어날 확률을 몇십배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진로설계가 꼭 필요한 것일까요? 실제로 자신의 인생을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감당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진로설계가 필요한 경우는 그렇게 살고싶지 않을 때입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면서 살고 싶다”는 열망이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열망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하고, 그 답을 찾으려고 노력한 사람에게서 보여집니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벌어지는 일에 맞추어 사는 것을 거부하고, 주어진 환경에 도전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이 벌어지게 만들려는 능동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 진로설계는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가는 여행지에서 이것 저것 잘 둘러보고 오는데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여행 가이드북은 이전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다음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책입니다. 이 가이드북 덕분에 좋은 볼거리와 맛집을 찾아다닐 수 있게 됩니다. 
진로 설계는 우리 ‘인생의 여행가이드’입니다. 아직 살아보지 않은 미래의 삶은 처음가는 여행지와 같습니다. 내 미래의 삶을 나보다 먼저 살아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나의 ‘인생 여행가이드’는 내가 만들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살아온 과정을 참고도 하고 세상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 나름대로 괜찮은 가이드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진로 설계를 하고나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그것은 여행가이드 없이 낯선 여행지에 갔을 때를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누구나 불안하고 위축되어서 여행을 제대로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진로 설계는 이런 낯설고 불안한 느낌을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바꿔주는 비책입니다. 미리 계획하고 준비했던 일들이 벌어지면 덜 당황스럽고 덜 위축되겠죠.


누구나 진로설계를 해야 할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진로설계를 할 것인지 말 것이지를 고민하기에 앞서서 먼저 선택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것을 감당하는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내는 삶을 살 것인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며 사는 주도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고민하지 마세요. 진로설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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