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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진로설계의 두번째 과정인 “자기 이해”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나에게 주어진 세가지 보물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죠. 그것들은 ‘재능’, ‘선호’, ‘덕’ 이라고 했습니다. 줄여서 ‘재선덕’입니다. 오늘은 ‘재선덕’ 중에서 첫번째 보물인 ‘재능’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어떤 사람은 운동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계산을 잘하며, 어떤 사람은 글을 잘 씁니다. 재능은 영어로 탈랜트(Talent)입니다. 탈랜트는 원래 무게를 재는 단위였는데, 재능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성경에 나오는 우화에서 유래합니다. 한 부자가 하인에게 금화 몇 탈랜트를 맡긴 후 여행을 떠났는데, 돌아와서 그것을 활용해서 재산을 늘린 하인에게 크게 칭찬을 하고 그것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하인에게는 사악하고 게으르다며 내쫓았다고 합니다. 주인이 맡긴 금화처럼 ‘재능은 신이 나에게 맡긴 것이며, 인간은 그것을 잘 개발하고 활용하여 쓰여지도록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이야기에는 자신의 재능을 묵혀두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신에게 저주와 버림을 받는다는 경고도 함께 있습니다. 어쩌면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대로 살아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얼마나 자신의 재능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개발하면서 살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내 재능이 뭐지?”하면서 의아해 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이 내 재능인가?”하는 생각이 들 지도 모릅니다. 아마 당신은 ‘재능’이라는 말은 여러번 들어봤지만, 정확히 ‘재능’이 무엇을 의미하며, ‘재능’ 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과연 재능이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길을 나서보기 바랍니다.

 

재능이란?

‘재능(Talent)’을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해서는 ‘역량(Competancy)’과 비교를 해보면 쉽습니다. 재능과 역량은 둘 다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그러나 역량은 ‘지금 그것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인 반면에, 재능은 ‘앞으로 그것을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역량은 ‘개발된 능력’이고 재능은 ‘개발되지 않은 능력’을 말합니다. 그래서 역량이 있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어떤 직업에서 일할 수 있지만, 재능이 있다고 해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역량’과 ‘재능’ 사이에는 ‘개발 과정’이라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개발되지 않은 재능은 쓸모가 없습니다. 재능이 쓰여지기 위해서는 그것을 개발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아무리 스케이트를 타는 능력을 타고 났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동안 훈련하고 노력하는 그녀의 시간이 없었다면, 우리는 김연아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살았을 것입니다. 재능은 우리에게 주어진 ‘씨앗’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기 위해 물과 거름을 주고 가지치기와 벌레를 잡는 일을 ‘자기개발’이라고 합니다. 자기개발은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1만시간의 법칙’이라는 용어로 그만한 시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기개발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고 오늘은 ‘재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더 집중해 보죠. 우리가 재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에게 어떤 씨앗이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씨앗을 어디에 심을 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벼를 사막에 심어봐야 싹을 틔울 수 없습니다. 사막에서는 선인장만 겨우 자랄 수 있으니까요. 느티나무를 작은 화분에 심어봐야 큰 나무로 자라지 않습니다. 그 씨앗이 자랄 수 있는 곳에 심어야 비로서 싹을 틔우고 자기 답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서 어떤 과목의 점수가 잘 나왔다고 해서, 그것에 재능이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점수가 자신이 부단히 노력을 해서 나온 점수인지, 아니면 타고난 재능이 발휘되어서 얻은 점수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재능은 이렇게 결과를 가지고만 판단할 수 없고, 다른 요소들을 좀 더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재능을 확인하는 기준

그러면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재능을 감별하기 위한 기준을 몇 가지 소개하죠.

첫번째 기준은 “내가 그것을 얼마나 쉽게 배우는가?”입니다. 어떤 것을 배울 때 남들보다 내가 빠르고 쉽게 배운다면, 그 일에 어느정도 재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깜짝 놀랄정도로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면, 뛰어난 재능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스스로 알 수도 있지만, 가르치는 사람이 가장 빨리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내가 배우는 것에서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두번째 기준은 “내가 그것에 얼마나 잘 몰입하는가?”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생각이 들지 않고, 그것에 쉽게 푹 빠져들게 된다면 그 일에 재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이 게임에 푹 빠지게 된다고 해서 게임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게임이나 도박은 처음부터 누구나 쉽게 몰입하도록 설계해 놓았기 때문에 재능적 몰입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사람이 어떤 일에 몰입하게 되면, 그 일에서 남들보다 빼어난 성과를 내게 됩니다. 몰입이 성과를 내게 만드는 것이지요. 따라서 재능은 몰입하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면서 하루종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있는 경험을 했다면, 그것에 주목하세요. 그 안에서 자신의 재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번째 기준은 “내가 그 일을 할 때 얼마나 편안한가?”입니다. 누구나 불편하고 힘들게 느끼는 것을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그것을 쉽고 편안하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들 중에는 재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힘들게 노력해서 그 일에 필요한 역량을 개발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없는 재능으로 억지로 역량을 만들어서 인생을 애쓰면서 사는 것이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잘 활용하면 인생을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하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어떤 것을 배우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놀거나 일을 했을 때, 앞에서 이야기한 세가지, “내가 얼마나 쉽게 배우는가?”, “내가 얼마나 잘 몰입하는가?”, “내가 얼마나 편안한가?”를 기준으로 자신의 어떤 능력들이 발휘 되었었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내가 다른 일들보다는 쉽게 배우고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던 일들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재능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것들을 찬찬히 기록해 보고, 그 중에서 더 분명하고 빈번하게 사용되었던 능력들이 바로 당신의 탁월한 재능입니다. 당신에게는 어떤 재능이 맡겨져 있습니까

 

 

이성훈 / 브리티시코칭센터 대표코치
shone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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