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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행 三人行- 소녀상, 그 세번째

hherald 2022.08.08 16:33 조회 수 : 882

뉴몰든 하이스트리트에 소녀상을 설치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몇몇 재영한인 사업가들과 논의가 있었다. 일부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찬성의견이었다. 반대의견은 그 설치의 정당성 때문이 아니라, 뉴몰든에서의 지난 수십년의 분열상황 속에서 많은 한인들이 뜻을 모아서 같이 준비를 하는 과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었다. 뜻에는 찬성하지만 누가 그 뜻을 실행 할 것인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낸 것이다.
 
반대의견 또는 부정적인 의견을 정리해보자. 한인사회가 항상 대표를 선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몇몇 한인들이 모여서 한인회를 만들어 서로 돌아가면서 회장을 할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러다 모임이 커지고, 활동이 많아지면서, 영국에 와서 1년 이상 머물고 있는 한인들이 여권과 비자를 한인회에 제출하고, 입회원서를 쓰면 한인회의 회원 자격이 생기는데, 회비를 더 많이 모으고, 한인회의 회원수를 늘리기 위하여 영국에 온 모든 한인들은 한인회의 회원이라는 강제조항을 넣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회장 선거에서 분쟁이 생기고, 그 분쟁으로 소송을 하면서 모았던 회비는 소송비용으로 거의다 탕진했다고 한다.
 
영국 한인사회에는 한인회만 있는게 아니라 많은 단체들이 있다. 그 단체들 가운데는 대한민국 정부가 지원하는 단체들이 많다고 한다. 그 가운데 회장 선거를 통하여 분쟁이 생기지 않은 단체가 몇개가 있는지 조차 몰랐던 나로서는 그 반대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많은 단체들이 있으며, 그 단체들이 모여서 잘 지내다가, 꼭 회장선거에서 다툼이 생긴다면, 그래서 소녀상을 설치하자는 생각으로 사람들이 모이면, 그 모인 사람들이 또 다툴거라 짐작하고 걱정을 한다. 그래, 얼마나 마음이 쓰였으면, 뜻은 찬성하지만 실행은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현했을까. 
 
더 의견을 나눠보면서 나름 떠 오른 생각은, 결국 어느 뜻 있는 사람이 설치비용을 모두 부담하여 진행하고, 조직없이 뜻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관리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분명 소녀상을 설치하기 위한 모임을 만들면 그 모임에서 또 다툼이 생길거란 걱정이 되었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을 만들면 다툼이 시작될 거라는 이 불안한 마음을 우리가 가지고 있구나.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런던땅에 소녀상을 설치할 수 있을까?
 
우연히 어떤 분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 분이 속해있던 어떤 모임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들었다. 부탁을 드려 자세히 들어보니, 회장과 그 회장을 지원하는 이사진들이 새로운 회장선거 규정을 만들었는데, 그동안 이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모임을 운영하려 했지만 회원들이 회비도 잘 내지 않고,  참여도 소극적이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사들 사이에서 보다 회장중심의 집중적인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능력있는 회장이 차기 회장을 지명해서 힘을 실어주는 그런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부분의 이사들이 동의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정관을 개정하자는 의견에 따라 개정될 정관이 만들어 졌다고 한다. 또한 그 정관을 총회에서 통과 시키려고 준비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회장과 이사진의 생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회장과 그 회장이 선임했던 이사들이 독선적이고, 회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려 하지 않았다고 성토를 했다고 한다. 그러니 정관을 바꿀수 없도록 회원들을 모아보려 시도 하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회장과 이사들이 바꾸려 하는 정관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결국 뜻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되었으며, 회장과 이사들은  다수결로 새 정관을 통과 시켰고, 그 새 정관에 따라서 회장은 기존 회장이 지명을 하면 선임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렇게 다툼이 생기고, 결국 정관 개정에 반기를 들었던 사람들은 문제를 만드는 사람들로 분류가 되고, 그리고 소외 당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소외 되던 사람들은 그 모임에서는 자신들의 목소리가 전혀 의미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새 모임을 만들어 독립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새 모임 역시 몇년 지나면서 또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생겨서, 다시 새 모임을 만드는 과정을 거쳤고, 기존의 모임 역시 갈라지고, 그래서 모임은 서너개로 나누어졌다고 한다. 
 
이런 모임이 갈라지는 경험을 대부분의 한인들은 겪었다고 한다. 합의를 패배로 생각하고, 상대의 의견을 인정하는 것을 패배로 생각하는 우리들의 정서상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내 뜻과 다른 다수들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며, 다수결에 의하여 선출된 사람들이 독주하지 못하게 견제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러나  우린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아직은 내 뜻과 다른 다수결의 결정을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오늘 페이스북에 소식이 하나 떳다. New Earth Theatre에서 위안부 관련 The Apology 라는 공연이 있다고 한다. 한국출신의 극작가 Kyo Choi 씨가 준비했으며, National Theatre의 지원으로 준비되었다고 한다.  9월 15일부터 10월8일까지 공연이 이어진다고 하니, 자세한 내용은 “New Earth Theatre”를 구글에서 찾아보자. 
 
어쩌면 Kyo Choi 씨의 개인적인 노력으로 National Theatre의 지원을 받아서 위안부관련 “The Apology”가 런던에서 선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생각이 난다. 우리 민족은 혼자서는 뛰어나게 잘 하는 민족인데, 뭉치지를 못한다는, 진흙이 아니라 모래라는, 그 악담이. 그래서 제안하고 싶다. 우리 뭉쳐서도 잘 한다는 걸 확인해 보자고. 우리 뭉쳐서 소녀상을 만들어 보자고. 그리고 Kyo Choi 씨를 혼자 남겨두지 말자고. 같이 격려하고, 같이 관람해 보자고. 여럿이 힘을 합치면 더 신나지 않을까?  이왕이면 공연 첫날에 우리 함께 가 보자고. 그리고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 준 Kyo Choi씨에게 고맙다고 인사 나누자고.  
 
김인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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