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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벨 -내 유전자가 노출된 환경

hherald 2018.12.17 18:01 조회 수 : 102

 

아직 질병을 병원에 가서 수술하고 약물 복용하여 해결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관점이 팽배하지만, 유전자 수준의 건강을 도모하는 최전선의 그룹에서는 생활 요소를 제어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처한 생활 환경은 강력한 유전자 조절 신호 자극으로서 질병 현상의 실체는 유전자와 생활 환경 간의 다차원적인 상호 교류에 누적된 오류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의학은 왜 질병이 발생했는지 묻지 않습니다. 표준화라는 이름의 질병 이름에 맞춘 약물 처방의 일괄적 치료가 이루어지는데 과학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주지만 사람 간의 개체 차이나 생활 환경 요소를 고려해서 치료할 만큼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이 사실입니다. 오작동을 유발한 오리지날 생활 요소를 그대로 둔 채 질병 발현 증상을 억제하는 의학적 처치를 지속적으로 가하는 것은 세포에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출생 전 태중에서부터 내가 처한 환경 양육 조건 모두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신호 자극이라는 점이 밝혀졌는데 이 자극의 종류와 총합을 통틀어 엑스포좀 Exposome 이라고 하며 이제 진지한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의 두뇌에 가장 매료된다

 

 

자본주의는 값비싸고 귀중한 물건으로 사람이 만족할 수 있다고 거짓 욕망을 불어 넣지만, 실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가장 큰 흥미를 느끼며 사람의 두뇌에 감동하고 매료됩니다. 지난 몇 년간 음식, 영양, 운동, 수면 등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글을 썼지만 그동안 미루어 놓고 거론하지 않았던 것이 있습니다. 저처럼 기능 의학 (functional medicine) 관점을 추구하는 의료인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최근 많은 논의를 하는 것으로 질병 상태에서의 극복에서 비타민, 미네랄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게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사람이 처해있는 사회적 연결망 (social network)의 질입니다. 즉, 이 사람은 사랑을 주고받고 있는가?가 핵심 문제입니다. 페이스북 친구 500명이 아니라 진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제한된 수의 의미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인간적 관계가 관건입니다. 원시 부족 사회의 모습을 보면 평균 20명 정도가 굉장한 육체적 정신적 친밀함을 유지하면서 서로에 의존하고, 부대끼고 협조하면서 살았으며 혼자 동떨어져 있는 상태는 생명의 위기, 죽음과 직결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오랜 시간을 거쳐 인간이라면 모두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본능적인 욕구로 우리 유전자에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는 인간뿐만 아니라 포유류 이상이라면, 비교적 고등 두뇌를 가지고 있다면 모두 관찰되는 현상으로서 선택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을 때 두뇌에서는 공명, 공조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깊은 관계는 원시적인 신경계 깊은 곳에서 서로 공명하고 영양하지만 반면 파괴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면 이는 신경계를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한의원에서도 가장 치료하기 힘든 분들은 독성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를 스스로 강력한 독소를 분비하여 생명력을 갉아먹고 있는 분들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인적 네트워크는 유전자에 미치는 강력한 신호로서 당사자의 건강 상태를 결정적으로 좌지우지하여 질병 유전자를 깨울 수도 건강 유전자를 깨울 수 있습니다.  

 

외로움- 현대인의 진정한 역병 

안그래도 핵가족, 학교와 직장을 찾아 뿔뿔이 전 세계로 흩어지게 되는데 선진국의 도시에 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마음을 털어 놓을 대상이 없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와중에 사람과의 교류를 컴퓨터로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은 더욱 큰 공허함을 낳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회적 소외, 고립 즉 ‘외로움’은 현대인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현대인의 역병이라고 할 수 있고 많은 정신 질환의 기저에 있는데 이야말로 진정한 위험 요소로서 최신의 연구에 의하면 비만, 흡연 보다 훨씬 더 생명에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벌써 2018년의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연말 연시 들뜨고 화려하고 많은 모임이 있는 가운데 역설적으로 많은 사람들 속에 있기에 혹은 홀로 고립되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시기입니다. 영국이라는 이 멀고 생경한 곳에서 여러분과 진료실 안팎에서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아프거나 힘드신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었다면 저로서는 큰 보람이며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더 깊고 충만한 인간관계를 영위하시길 바라며 혹여 소외되었다거나 외로움에 지치신 분들은 언젠가는 다시 사람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건강과 사랑, 평화가 함께 하는 새해를기원합니다.  

 

 

런던한의원 원장 

류 아네스  MBAcC, MRCHM

대한민국한의사

前 Middlesex 대학 부설 병원 진단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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