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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조족지혈 鳥足之血

hherald 2018.12.10 17:47 조회 수 : 100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는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단어는 이론적인 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황 없는, 다시 말하면 현장이 없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되었을 때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신종단어가 만들어지고 상황뿐 아니라 상황이 만들어지기 전에 생각의 나라에만 존재했던 것이 형상화하여 언어로 만들어 집니다. 그래서 한 페이지 분량을 몇 마디로 요약해 낼 수 있는 전문용어가 탄생하게 됩니다. 같은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말에는 언어적 역사가 압축되어 담겨 있습니다. 처음 출처는 인간과 신적관계에서 만들어진 말들이 많습니다. 선진국일수록 언어는 다양하게 발전 합니다. 과거 시골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는 몇 백 개의 단어로만으로도 충분하게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시골이라는 제한된 공간이라 할지라도 새로운 신종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대화가 되지 않을 만큼 다양해지고 복잡해 졌습니다. 

 

언어는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에둘러 이야기 할 때가 태반입니다. 그래야 마음에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짧은 말속에 깊은 의미를 담을 수 있게 됩니다. ‘조적지혈’이란 말이 있습니다. ‘새 발의 피’라는 말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매우 적은 분량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보잘 것 없고, 너무 양이 작을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작은 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종종 있습니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나라크기는 작지만 모든 것이 대형화 차원을 넘어 초대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초대형만을 추구하게 되면 자칫 본질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물체라 할지라도 결국은 그 본질은 지극히 작아서 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새발에 피가 난다 한들 그 피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무관심하게 되고 겉 넘기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작고 보잘 것 없는 입자가 결국은 거대한 몸집을 지탱하는 초석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예수께서 그를 따를 제자들에게 강조하셨습니다. 그 강조는 제자들 뿐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큰일을 맡기시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작은 일을 맡기신다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큰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대한 꿈을 꾸게 됩니다. 세계를 주무르고 싶어 합니다. 그런 세계관을 가진 자에게 세발의 피와 같은 지극히 작은 일을 맡긴다면 실망할 것은 분명합니다. 크고 화려한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작은 것은 마음 쓸 겨를이 없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은 분명하게 기준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눅16:10) 

 

과거 기업들은 큰 것을 추구했습니다. 거대한 군함을 만들고 탱크를 만들어 세를 과시했습니다. 그런데 실상 기업은 작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더 강해지게 됩니다. 손톱보다 작은 반도체 칩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오히려 거대한 선박을 만들어내는 기업보다 더 강력한 기업이윤을 남길 수 있게 됩니다. 삶의 법칙은 큰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길 때 큰 것을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예수마을에서 훈련 받은 지체들이 묻곤 했습니다. ‘뭘 할까요?’ 저의 대답은 늘 같았습니다. ‘마당을 잘 쓸어야지.’ 실상 단순한 말이지만 한 십년은 함께 생활해야 마당을 잘 쓸어야 한다는 말에 담겨진 깊고 넓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 생명체를 포함한 모든 것의 시작은 원자의 작은 입자의 조합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지극히 작은 것을 무시하게 되면 거대한 몸집도 존재할 수 없게 됩니다. 작은 것은 큰 것을 이룰 수 있지만 큰 것만으로는 작은 것을 이룰 수 없게 됩니다. 조족지혈, 너무도 보잘 것 없고 작기에 신경 쓰지 않은 그곳에 생명의 원천이 담겨 있습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되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큰 것을 지탱할 수 있으며, 인간의 미래를 풍요롭게 할 씨앗이 꿈틀 거리고 있습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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