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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hherald 2019.06.10 16:48 조회 수 : 634

 

앞모습이 추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평가는 세상에 비춰진 그의 뒷모습으로 해야 합니다. 오래전에 볼링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한국사회에 볼링 붐이 일기 직전입니다. 볼링 선생은 공을 주지 않고 대형 거울 앞에서 폼만 알려주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공을 잡은 듯 무게를 느끼며 볼링 스텝을 배웠습니다.

 

공을 던지지 말고 흩뿌리라 했습니다. 싫증을 느낄 만큼 폼에 익숙해 질 무렵 드디어 실제의 공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볼링에 첫 걸음을 내 딛으려는 내게 선생님은 이렇게 조언해주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스포츠는 앞모습을 보여 주지만 볼링은 뒷모습을 보여주는 운동입니다."

 

뒷모습을 보여 주는 운동, 그것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 인생을 아우르는 중심 획이 되기도 했습니다. 앞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사회적 체면, 종교적 체면이 앞모습에 묻은 먼지를 자발적으로 제거하며 세상에서 좋다 인정되는 사상이나 종교적 신념으로 세상의 때를 씻어내는 것을 즐겨하게 됩니다. 사회적인 율례로나 종교적 규율로는 흠잡을 수 없을 만큼 깨끗하고 청렴 합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른 것처럼 검찰에 소환되기 전 인터뷰 할 때는 자신의 깨끗함을 결백하지만, 몇 날이 지나게 되면 깨끗하다고 주장했던 그의 뒷모습의 추함이 신문의 머리기사에 공개 될 때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마음을 난도질 합니다. 

 

앞모습의 화려함, 깨끗함, 정직함은 뒷모습으로 증명되어져야 합니다. 사람은 만남을 통하여 인생이 확장됩니다. 산속에서 홀로 도를 닦는 것이 위대함이 아닐 것입니다. 거친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 부딪힘으로 자신의 모남을 깎아내고 조율하여 다듬으며 살아야 합니다. 자기 울타리의 시각으로는 자신은 언제나 깨끗합니다. 혹이 먼지가 묻었을지라도 이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내가 나를 알기 위해선 함께 하는 사람들이 칭찬이 아니라 그들 마음에 숨겨져 있는 나에 대한 비공개되는 것들이 내 모습입니다. 나를 확장하고 개혁한다는 것은 그렇게 비공개된 나를 찾아내어 바꾸는 일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은 앞뒤에 별반 차이가 없게 됩니다. 세상에서 진실 된 땀은 농부가 흘리는 땀방울이며, 진실 된 돈은 육체적 막 노동을 한 노동자의 땀 값일 것입니다. 그렇게 평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윗자리에 오르면 오를수록, 권력의 힘이 있으면 있을수록, 물질은 소유하면 소유할수록, 명예를 가졌으면 가질수록 앞에 나타난 모습과 숨겨진 뒷모습에는 큰 차이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 했던가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민초들과는 그 기준이 달라야 할 것입니다. 노숙자는 노숙자만큼의 사회적 역할이 있을 것이며, 국가를 책임지는 정치인에게는 그 이상의 도덕적, 윤리적 책임이 있게 됩니다.

 

권력의 정상, 명예로움의 정상에서는 자신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구약성경에 기록된 수십 명의 왕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울, 다윗, 솔로몬 왕을 이어 분열 왕국으로 남 왕국인 유다의 왕은 르호보암 부터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 까지 스물 한명의 왕에 대한 행적과 북방왕국인 이스라엘은 여로보암을 시작으로 호세아 마지막 왕까지 스무 명의 왕의 이름과 그의 행적에 대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왕들 중에서 뒷모습이 아름다운 왕은 다윗 왕 뿐입니다. 물론 몇 명의 왕을 거론할 수 있지만 그들의 뒷모습에 얼룩진 그늘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영적인 교훈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왕 뿐만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뒷모습이 있게 마련입니다. 모세가 위대한 것은 어쩌면 요단을 건너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지 않고 요단 뜰을 바라보며 느보산에서 생을 마감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나안에 들어가 화려했던 그의 행적에 먹칠을 하여 결국엔 뒤안길을 어둠으로 장식하는 이들이 허다합니다. 한 때 전성기를 누리며 획을 근 존경받았던 인물이 오래도록 정상에서 짓누르고 그의 명예를 깔고 앉아 누렸었기에 보기 추한 뒷모습으로 쌓았던 존경심을 곶감 빼 먹든 다 빼 먹고서야 정상에서 끌려 내려오는 이도 있습니다. 보이는 모습을 위해 온 맘 다해 노력해야 하는 것 그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내 뒤안길,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뒷모습을 가꾸기 위해 피땀을 흘려야 합니다. '빌 하이빌스' 목사님의 저서의 제목처럼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뒷모습은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진정한 내 모습이며, 생명의 주께 보이는 내 모습, 세상을 향한 보이지 않는 신앙적 책임입니다.

 

 

박심원 목사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박심원 문학세계 http://seemwon.com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리스트
Email : seemwon@gmail.com
카톡아이디 : see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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