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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한번보고 두번보고

고향엔 지금도

누구나 너도나도 대망의 2000년대를 맞이하며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과 포부를 가지며 삶의 욕구를 한층 끌어 올리며 들뜰 때, 나도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오라는 이 하나 없고, 아는 이 한 명 없는, 멀고도 먼, 길도 글도 잘 모르는 낯선 섬나라에 아무런 준비 없이 몸만 달랑 가지고 온지도 벌써 10년이 훨 넘었다. 언제나 그렇게 느끼듯이 지금의 우리 동네는 뿌리내리고 사는 몇몇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낯설고 모르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다. 서울도 이웃 없기는 매 한가지겠지만, 3-4년 주기로 바뀌는 주재상사원과 가족, 유학생과 관광객들을 제외하면 그나마 얼마 없는데, 그마저 미운정 고운정 찾으며 살다보니 더욱 낫설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국에 살아도 이사를 가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체전을 마치고 돌라오는 길에 내가 태어나 자란 충주 탄금대에 들려 한분 계시는 고모님을 찾아뵈는데, 문도 없이 살던 어른들은 거의 돌아가시고, 이웃들도 많이 떠나가고, 굳게 닫혀있는 문들을 보니, 여기나 거기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걸(人傑)은 간데없네

10년이면 강산(江山)만 변하는 게 아니라, 세상도 마음도 바뀌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영국에서 100년을 살면 영국의 들과 언덕이 변하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그 집이 그 집이고, 그 길이 그 길이다. 그야말로 ‘강산은 유구(悠久)한데 인걸(人傑)은 간데없네’라고 읊은 시조는 이를 두고 한 말인 것일 것이다. 지금의 한국은 내가 떠날 때의 산천(山川)도 아니고 인심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다. 어떤 이는 아직도 개발할 땅이 많이 있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산이고 들이고 다 깍아먹어 하늘에서 보면 중증피부병에 걸린 것 같이 여기저기 다 썩어 들어가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고, 치료할 생각도 없는 것 같고, 민족의 젖줄인 혈관과도 같은 강(江)도 여기저기 막혀서 썩고 있고, 막고 푸고 뒤집어 제키는 통에 중증동맥경화에 걸려가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못해 열이 받쳐 못 보겠다.

한국드라마 보려고

옆으로 새서 열 받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문들은 닫혀있어도 통하는 것은 우리말 우리글이다. 10여년전 그 때는 한국의 TV프로나 영화나 드라마비디오테이프를 빌려주는 가계와 아담한 한국슈퍼가 제일 자주 다니는 곳 중의 하나였다. 방송되고 몇일지나 한국서 보낸 테이프를 밤새 복사하여 누가 더 빨리 보여주느냐가 성공의 열쇠이기도 하였다. 불법이라 하여 단속에 걸려 문 닫기도 하면서 이어오다가, 차츰 CD로 바뀌며 간편해 지더니, 인터넷이 통하면서 한국의 거의 모든 프로를 다운받아 보기도하고, 실시간으로 보기도하면서 조국의 문화를 접하며 급변하는 세상사를 느끼고 있다. 지금은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모든 방송을 누구나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영국에서 한국의 프로를 보는 경로는 여러 채널이 있겠지만, 최근에 개발된 TVpad같은 것은 외국에 나와 사는 동포들에게는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말을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양권역으로 묶어 한국, 일본 , 중국의 많은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영국에서는 케이블에 가입해도 보기 어려운 축구 빅게임도 한국스포츠방송을 통하여 우리말로 중계방송을 볼 수 있으니 좋고, 언제든 드라마나 오락프로나 영화를 고화질로 볼 수 있는 것도 큰 복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이면 한국말을 알아야하니 가르쳐야만 하는 것이다. 영국에 와서 영어를 배우고 적응하기 위하여 한국사회와 좀 떨어져 있으려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당시는 한국인임을 자랑하기 여렵기도 하였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 세계가 한 지붕 밑에 산다. 우리 동포들이 몰려 사는 곳에서는 사실 다른 언어는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일정 역할을 담당하려면 우리말부터 완벽하게 하여야만 하는 시대로 변했다.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한국학교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이루 설명할 수 없는 차원의 말이다.

성공한 분들의 협조를

외국에 사는 우리는 한국의 발전과 같이 보조를 맞추고 있다. 싸이의 노래와 말춤은 세계의 젊은이들이 따라하고 있다. 이제는 노래도 춤도 말도 한국의 정서와 같이 해야 한다. 그래서 드라마도 봐야하고, 보면서 현재 한국의 시대정서도 익혀야한다. 뉴스는 기본이고, 한국에 사는 것 이상으로 알아야만 하는 것이 외국에 사는 우리가 해야 될 또, 하나의 필수과목이다. 먹고 살기위하여 시민권이 있다한들 영국사람은 아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텔레비전에서나 국악이나 문화공연 등을 보았지 직접 접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외국에 살다보니 오히려 유명스타들이나 문화공연을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조국을 잊지 말아달라고 찾아주는 이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가끔 향수에 눈물도 흐르고 목도 메이지만, 그래도 내나라 말과 노래가 더 좋은 것을 어찌 말로 표현할까? 이제 연말을 알아듣고 느낄 수 있는 우리말 방송으로 향수를 달래보기라도 하자. 신곡을 배워가며 연습하고 부르시던 남미의 회장님은 돌아가서 조국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더 알려 주기 위해 노력중이란다.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라, 백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만 못하니, 우리의 2-3세들에게도 체전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라도 조국의 문화를 직접체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영국서울 한의원 김태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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