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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43회 쇼핑 규칙

hherald 2011.05.16 19:00 조회 수 : 1163



쇼핑은 분명 집 안에서가 아니라 공공장소인 상점에서 일어나는 일인데도, 개인과 가정오락 난에 포함하니 좀 이상할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 영국인 얘기를 하고 있으므로, 이 말은 영국인의 경우 집 밖에서의 활동도 개인적인 행동이거나 가정활동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다수 사람에게 쇼핑은 사회적 오락이 아닐뿐더러 가사에 불과하다. 그래서 쇼핑은 일 (work) 관련 장에서 다루었어야 했다.
그러나 당신은 쇼핑이 일 밑에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상할 것이다. 쇼핑이 일이라고는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개념으로서의 쇼핑과 현실 활동으로서의 쇼핑은 흥미로우나 잘못된 만남이다. 즉 우리가 얘기하는 쇼핑에 대한 추상적인 개념과 직접적인 경험의 대비를 말하는 것이다. 미디어, 조사자, 사회문제 해설자들 사이에서 그리고 일상 대화 속에서 쇼핑을 얘기할때는 쾌락주의, 물질주의적, 개인주의적 관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특히 쇼핑중독, 쇼핑중독 치료, 광고의 힘, 섹스와 쇼핑을 다룬 소설, 쇼핑과 자기탐닉, 쇼핑의 즐거움, 여가로서의 쇼핑, 사람들의 필요도 없는 물건을 있지도 않는 돈으로 산다는 것 등을 논의할 때는 거의 그런 쪽으로만 초점을 맞춘다.
쇼핑은 위에서 말한 모든 것을 뜻할 때도 있다. 그러나 부자나 젊은 사람을 제외한 보통사람의 쇼핑 경험은 정신나간 쾌락주의 이미지와는 딴판이다. 일상에서의 쇼핑은 대개 비축 행위다. 자질구레한 생활용품들, 즉 식품, 음료, 가루비누, 화장지, 전구, 치약 등을 산다. 이는 물질적 자기만족 행위라기보다는 수렵채집인이었던 우리 선조들이 옛날부터 해오던 일일 뿐이다. 쇼핑은 생산의 눈으로 보면 일이 아니고 소비활동이다. 그래서 그들은 소비자다. 그러나 많은 쇼핑객에게는ㅡ서비스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보면ㅡ이 것은 일이다. 특히 무보수로 하는 서비스다.
반면 쇼핑을 짜증나는 자질구레한 일이라 여기는 사람에게도 쇼핑이 즐거운 여가활동이 될 수도 있다(최근 조사에서 72퍼센트의 사람들이 지난달에 즐기기 위해 쇼핑을 했다 한다).
나의 비공식 현장조사 중 인터뷰를 한 대다수 쇼핑객은 일상적인 쇼핑과 줄거움을 위한 쇼핑, 비축과 재미, 일과 놀이를 구분했다. 실은 내가 제한을 두지 않고 질문을 던지면 때때로 어떤 타입의 쇼핑을 말하는지 되물었다(한 여성은 통조림과 기저귀 사는 것을 말하느냐, 아니면 여자들끼리 재미로 하는 쇼핑을 말하느냐고 되물었다). 다른 경우에 대답을 들어보면 내가 어떤 쇼핑을 가리키는지를 그들이 어떻게 짐작했는지 분명해진다. 이는 대개 인터뷰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슈퍼마켓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일상의 쇼핑을 말하는 것으로 짐작하고, 옷 가게, 골동품 가게, 정원 센터의 경우는 재미 쇼핑으로 짐작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나이에 따라서도 다르다. 십대, 학생, 이십대는 주로 쇼핑이라고 하면 놀이, 여가, 재미 종류라고 짐작하고, 나이 든 층은 자질구레한 것, 비축, 일상적인 것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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