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영국인 발견>- 2 계급 언어 코드

hherald 2010.07.17 21:07 조회 수 : 4903

케이트 폭스<영국인 발견>- 2회 계급 언어 코드

전호에서  <영국인 발견 - 계급 언어코드> 이어집니다.

 

상류층은 가능하다면 'I(나)'라는 말을 전혀 쓰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자신을 말 할 때도 나(I)라고 하지 않고 제삼자가 말하는 것처럼 'one'이라고 부르길 좋아한다. 사실 그들은 대명사 쓰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놀랄 정도로 비싼 전보를 보낼 때처럼 관사와 접속사를 빼먹길 좋아한다. 그런데도 상류층은 자기네 말하는 법이 올바르다고 굳게 믿는다. 자기들 말이 표준이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억양'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상류층이 누군가의 말에 '억양'이 있다고 하는 얘기인즉,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노동계급' 억양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상류층의 말이 특별히 노동계급의 말보다 이해하기 쉬운 건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단어를 잘못 발음하는 것은 하류층의 표시이다. 그 때문에 못 배운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 예를 들면 'nuclear(원자력)'를 'nucular'로, 'prostate gland(전립선)'를 'prostrate gland'로 발음하는 것은 '보통(common)'의 실수이다. 그런데 이 보통이라는 단어에는 사람들이 '보통' 하는 실수라는 뜻과 '보통'사람이라는 뜻이 모두 들어 있다. 상류층의 말과 교육 받은 말이라는 단어 사이에는 분명 차이가 있고, 이 두 단어는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BBC영어나 옥스포드 영어는 '교육 받은' 영어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상류층이라기보다는 중상층 영어라는 뜻이다. 이 영어는 딱딱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모음 생략도 안하고 대명사를 안 쓰는 영어가 아니니, 상류층 영어가 될 수가 없다. 그래서 초심자들도 훨씬 알아듣기 쉽다.

 

외국 단어와 지명을 잘못 발음하는 경우도 하류층의 표시로 여긴다. 그러나 자주 쓰이는 외국 표현이나 지명 등을 지나치게 원지음으로 표현하는 것은 조금 다른 얘기다. 영국에서 자주 쓰는 불어 en route(가는 중에)의 탁음 'r' 이나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의 'c'를 원어민처럼 발음했다든지, 플로렌스(Florence)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이태리 식으로 피린체(Firenze)라고 했다면, 아무리 정확히 발음했다 쳐도 젠 척하고 잘난 척한 게 되어버린다. 자신이 중하층이나 중중층이라는 표시를 내버린 것이다. 중상층이나 상류층은 혹은 노동계급은 이런 식으로 잘난 척할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이 문제의 언어에 아주 능통하다면, 아마 그 '실수'를 용서, 그것도 겨우 용서 받을지 모른다. 영국적인 영국인이 되고자 한다면, 실력을 숨기고 겸손하게 보통 영국인처럼 발음해야 한다.

 

최근에는 지방 억양이 전보다 훨씬 더 사회적으로 용인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쩌면 당신이 방송계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면 지방 억양을 쓰는 편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이젠 더이상 요크셔, 리버풀, 타인 강변, 서부지방 억양 때문에 하류층이라고 낮추어 보는 일은 없다고들 한다. 물론 그럴 수도 있으나 난 그렇게 믿지 않는다. 사실은 TV나 라디오 방송인들이 지방 액센트를 가지고 있어서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방 억양과 관계된 계급 개념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지방 억양이 더 즐겁고 율동적이고 매력적이어서 좋아한다 해도 이것은 여전히 노동계급의 표지로 취급된다. 그 말의 속뜻은 지금까지는 접근이 거의 불가능했던 고급 직종에 노동계급의 출신의 취업이 옛날보다는 쉬워졌다는 얘기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 결국 지방 억양에 대한 입에 발린 소리는 아주 '공손한 완곡 화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낸시 미트퍼드 (Nancy Mitford)가 1955년에 문학잡지 <엔카운터 (Encounter)>에 쓴 글에서 규정한 ‘U and Non-U’는 상류층 (upper class)과 비상류층 (non-upper-class)을 뜻한다. 비록 그녀의 계급표시기는 지금은 낡은 것이 되어버렸지만 기본 정의는 여전히 남아있다. 분별 기준 (shibboleths: 어떤 클럽에서 회원임을 판단하는 기준 - 옮긴이)은 약간 변했는지 모르지만 아직도 남아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당신이 점심을 ‘런치 (lunch)’라고 부르는지 ‘디너(dinner)’라고 부르는지를 가지고 계급을 판단한다.

 

음에는 <용어에 따른 상류층과 비상류층 구별> 을 알아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9 이민칼럼-주재원비자 15만파운드이상자 9년까지 비자연장 [4] hherald 2013.02.11
518 음악으로 만나는 런던-40 라디오헤드 가치관을 바꿔버린 괴물 [192] file hherald 2013.02.04
517 김태은의 온고지신- 오래 살아서 [152] hherald 2013.02.04
516 목회자 칼럼- 도르트 신조 (1618) - 19 첫째 교리: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遺棄) [34] hherald 2013.02.04
515 영국인 발견-통과의례와 영국인 다움 hherald 2013.02.04
514 부동산 상식-세입자의 주택 보수 책임 한도는? hherald 2013.02.04
513 이민 칼럼-PSW비자에서 취업비자나 다른비자 연장 [2] hherald 2013.02.04
512 김태은의 온고지신- 화를 내야 hherald 2013.01.21
511 목회자 칼럼- 도르트 신조 (1618) - 18 hherald 2013.01.21
510 영국인 발견- 중상층 의례 hherald 2013.01.21
509 음악으로 만나는 런던-39 아델 혼돈의 시대를 뛰어넘는 목소리 [403] file hherald 2013.01.21
508 이민칼럼- PSW와 T4G부부 T1E사업비자와 동반비자 hherald 2013.01.21
507 반갑다 블루 드래곤! 부활한 이청용! [2] file hherald 2013.01.21
506 영국인 발견- 계급규칙 [159] hherald 2013.01.14
505 김태은의 온고지신 - 나하고 놀자! [194] hherald 2013.01.14
504 부동산 상식- 집 주인의 점검(Inspection) 방문 허용 범위는? [26] hherald 2013.01.14
503 목회자 칼럼- 도르트 신조 (1618) - 16 첫째 교리: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遺棄) hherald 2013.01.14
502 이민 칼럼-영주권 & 시민권 영어요구 현재와 미래 [14] hherald 2013.01.14
501 허유미의 영국축구 출필곡반필면 [140] file hherald 2013.01.14
500 목회자 칼럼-도르트 신조 (1618) - 16 첫째 교리: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遺棄) hherald 2013.01.0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