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헤럴드 영국 연재 모음

맛찾아 떠나는 런던기행-7 동산

hherald 2011.02.28 20:09 조회 수 : 7522

5년의 역사에 불과하지만 런던 중심가에 있는 한식 레스토랑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입지를 다진 '동산'은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 소호로 가는 길목에 있다. 동산과 함께 이 일대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여러 곳 있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다양한 민족이 모이는 이곳에 있는 한식 레스토랑들은 진정 한식문화의 전령 역할을 한다. 런던에 익숙하지 않거나, 이 글을 통해 런던의 정보를 얻을 독자를 위해서라도 동산이 있는 이 중요한 길목을 소개해야 한다.

 

 

런던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는 옥스퍼드 스트리트. 관광이 목적이라기보다 물건을 사든 안 사든 대부분 쇼핑객이다. 런던에서 백화점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소호로 가는 모든 골목길에는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이 모두 모여 있다. 없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레스토랑은 웨스트엔드의 뮤지컬 극장을 에워싸고 있어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 소호로 가는 짧은 여행은 쇼핑, 공연, 식도락의 여행을 다니는 셈이다. 동산은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 소호로 들어서는 길목에 있다.

 

 

프랑스 식당이 있던 자리에 들어서면서 쉽고 친근한 상호를 고민하다가 한식 마니아인 중국, 일본인들도 쉽게 알 수 있는 한자 표기로 '東山'이라 했다. 한인에게는 어릴 적 고향 언덕과 같은 편안한 휴식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래서인지 중국, 일본 고객이 유독 많은데 파전, 잡채, 숯불갈비가 이들에게 인기 메뉴다.

 

 

런던 중심가에 있는 한식당은 다양한 문화권의 고객이 온다. 동산은 한식이 생소한 이민족에게 아주 상세하게 음식 설명을 해주며 한식을 처음 소개한다는 자세로 처음 고객을 대했다고 한다. 한식을 열심히 설명해 준 것이 고객에게는 <친절해서 기분 좋은 외식이었다>는 칭찬으로 이어지고 인터넷에 글을 직접 올린 고객이 늘면서 점차 유명세를 탔다. 그래서 이민족 고객을 위한 배려로 밑반찬을 새로 개발했다. 지금도 매일 배운다는 자세로 영업한다는 동산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입맛을 사로잡을 요리와 반찬을 연구하는 것이 일상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어 이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 길에서 크게 보이는 앞유리에 음식 조형물을 전시했다. 진짜보다 더 아름답고 맛있어 보이는 갈비, 해물탕, 비빔밥 등의 조형물이 지나는 사람의 눈길을 잡고 발길을 끄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영국에 음식 조형물을 둔 한식당은 흔치 않다. 한식이 생소한 문화권의 잠재 고객에게 잘 먹히는 저비용 고효율의 홍보 방법이라고 '동산'은 설명했다.

 

 

동산은 '동산 보쌈'이 유명하다. 무엇보다 보쌈과 같이 먹는 김치가 독특하다. 배, 사과, 굴 등으로 속을 한 김치가 동그랗게 말려 나오는데 수육과 함께 먹으면 유난히 상큼하다. 직접 만든 순대로 만든 순댓국은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먼 곳에 살면서 런던에 들르면 꼭 한 그릇 먹고 가는 별미로 자리 잡았다.

 

 

동산이 이름처럼 편안한 곳이라고 평할 수 있는 독특한 점은 메뉴에 없는 것도 재료가 있으면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물론 그 전에 예약을 해서 "혹시 이런 요리도 되나요?"라고 하면 대부분 만들어 준다. 예약 없이도 전날 과음한 고객이 '황태국'을 묻거나, 출장 온 한인이 음식 고생을 한다며 '죽'을 끓여달라고 하면 동산에서는 만들어 준다. 이국에서 유독 인심이 그리우면 동산에 가서 메뉴에 없는 요리를 주문해보라고 권한다. 런던에서 고유의 우리 맛으로 우러난 동산 같은 편안한 인심을 느끼는 즐거움은 특별한 즐거움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5 김태은의 온고지신- 골병은 들고 [111] hherald 2013.02.18
524 이민칼럼- 영국시민권 취득과 한국생활 [64] hherald 2013.02.18
523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런던에서 즐기는 영국 축구! [82] hherald 2013.02.18
522 목회자 칼럼-사순절(四旬節, Lent)을 왜 지키나!!! [114] hherald 2013.02.11
521 영국인 발견-결정적인 영국인다움 [167] hherald 2013.02.11
520 영국축구 출필곡 반필면-기성용의 스완지와 박지성, 윤석영의 QPR '코리안 더비’ [362] hherald 2013.02.11
519 이민칼럼-주재원비자 15만파운드이상자 9년까지 비자연장 [4] hherald 2013.02.11
518 음악으로 만나는 런던-40 라디오헤드 가치관을 바꿔버린 괴물 [192] file hherald 2013.02.04
517 김태은의 온고지신- 오래 살아서 [152] hherald 2013.02.04
516 목회자 칼럼- 도르트 신조 (1618) - 19 첫째 교리: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遺棄) [34] hherald 2013.02.04
515 영국인 발견-통과의례와 영국인 다움 hherald 2013.02.04
514 부동산 상식-세입자의 주택 보수 책임 한도는? hherald 2013.02.04
513 이민 칼럼-PSW비자에서 취업비자나 다른비자 연장 [2] hherald 2013.02.04
512 김태은의 온고지신- 화를 내야 hherald 2013.01.21
511 목회자 칼럼- 도르트 신조 (1618) - 18 hherald 2013.01.21
510 영국인 발견- 중상층 의례 hherald 2013.01.21
509 음악으로 만나는 런던-39 아델 혼돈의 시대를 뛰어넘는 목소리 [403] file hherald 2013.01.21
508 이민칼럼- PSW와 T4G부부 T1E사업비자와 동반비자 hherald 2013.01.21
507 반갑다 블루 드래곤! 부활한 이청용! [2] file hherald 2013.01.21
506 영국인 발견- 계급규칙 [159] hherald 2013.01.1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