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 신조 (1618) - 39

셋째와 넷째 교리: 인간의 타락과 하나님께의 회심, 그리고 회심 후의 태도

제 4 항 

그러나 인간에게는 타락한 후에도 희미한 자연의 빛이 남아 있어서 하나님에 관하여, 자연의 사물에 관하여 그리고 선과 악을 구별하는 문제에 관하여 약간의 지식이 있음으로 외부적인 행위를 통하여 도덕과 선에 관한 행위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자연의 빛은 인간으로 하여금 그 상태에서 하나님에 관한 구원의 지식에로, 또한 참 회심에로 이끌어가게는 하지만, 이 자연의 사물 속에서 올바르게 사용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인간은 갖가지 면에서 이 빛을 전적으로 오염시키고 하나님 앞에서 결코 변명할 수 없는 행위를 통하여 불의하게 사용했던 것이다.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하였습니다. 이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이 모두 흉측한 괴물처럼 악만 행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법 없이도 사는 사람들이 있으며,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선행을 하는 자연인들이 있음을 봅니다. 이들은 전적으로 타락한 자연인이지만 이들에게는 희미한 자연의 빛이 있어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이 어떻게 도덕적 선을 행할 수 있는 희미한 빛을 가질 수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알미니안주의 자들은 당연한 것으로 봅니다. 이들은 전적 타락을 받아들이지 않기에 인간에게는 선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보는 것입니다. 물론 개혁주의에서는 알미니안주의 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개혁주의에서는 어떻게 이 부분을 보는가 하는 것입니다.

개혁주의에서는 ‘일반은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는 ‘보편 은혜’라고도 합니다. 이 보편적 은혜는 죄인을 구원하는 은혜는 아니지만 선인이나 악인 모두에게 주시는 즉, 모든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베푸시는 하나님의 호의적인 태도입니다. 이 일반 은총은 세상의 모든 학문과 예술, 그리고 자연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 노래를 잘하는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기계를 잘 다루는 사람, 그리고 햇빛이나 비를 선인이나 악인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일반 은총은 모든 인류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인이라고 모두 잘하고 악인이라서 모두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악인도 의인보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을 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일반은총이 구원을 주시는 은혜나 방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알미니안주의 자들을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희미한 자연의 빛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알 수 있기에 얼마든지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개혁주의에서는 타락한 인간이 설령 희미한 자연의 빛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일반은총을 통해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단호히 거부합니다. 많은 자연인들이 선을 행한다 하더라도 그 선은 구원을 이루는 선이 아닙니다. 

다윗의 교회 최 찬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