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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의 온고지신- 수상한 냄새 난다

hherald 2013.10.07 19:32 조회 수 : 1071



풍기는 냄새
우리는 ‘냄새가 난다’는 말을 자주 쓴다. 코로 맡는 냄새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냄새를 맡는다. 그러나 냄새는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나온 자취에 따라 풍기는 냄새도 달라진다. 구수한 갈비를 몇 대 뜯고 오면 그 냄새가 옷이나 몸에 배어 풍겨 나온다. 옛날화장실을 갔다 와도 숨길 수 없었고, 담배를 피우든, 술을 마시든 냄새를 감추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은연중에 풍겨 나오는 냄새를 어찌 숨길 수 있겠는가? 본인이 아무리 숨기려 해도 남들은 이미 냄새를 맡은 후다. 변명해 봐야 사람만 이상해진다. 사람마다 풍기는 냄새가 다르다. 이 조그마한 차이를 우리의 감각기관은 기가 막히게도 잘 알아차린다. 그것이 삶이고, 살기 위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냄새를 못 맡으면 인생이 피곤해 지는 것이다.


연인의 향기
인간의 코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절대로 냄새를 이길 수 없다. 즉, 냄새를 맡을 수 밖에 없으며 선택적으로 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추억 속에 저 멀리 희미하게 잊혀져있던 일들을 떠올리게 하는데는, 사진같은 것을 보거나 그때의 소리를 들으면서 떠 올리는 것보다 냄새를 맡는 순간 완전히 잊혀졌던 기억도 바로 되살아난다는 보고도 있다. 꼭 맡고 싶은 냄새가 있다면 무슨 냄새인지 본인만 아는 것이다. 사춘기때 연애하던 연인들의 냄새를 다시 한번 맡을 수 있는 날들이 돌아 올 수 있을 것인가? 세상에 존재하는 냄새가 수만 종에 이른다하지만, 길거리를 가다보면 온갖 냄새를 다 맡아야하지만, 유독 어느 냄새는 아련한 기억을 되살리며 온 몸을 긴장시키게 만듬을 느끼게 한다. 누구라도 그런 기억은 있을 것이다.


좋은 냄새란 없다
나도 한때 이혼이란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여파로 수년간을 냄새를 거의 못 맡은 세월이 있었다. 냄새를 못 맡으니 미각도 같이 떨어지게 되어있더라. 짠지 단지 무슨 맛인지를 모르니 바보가 따로 없다. 여러 치료를 해 보았지만 늘 그 때 뿐이었다. 수년이 흘러가며, 구름따라 바람따라 정처없이 떠다니며 모든 것 다 버리고 아는 이 한명 없는 영국까지 와서 한잔 술에 설음을 타서 마시던 시절, 술맛도 담배 맛도 인생의 맛도 못 느끼며 지내던 그 시절 그 어느 날, 한의원 뒷뜰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갑자기 옆 카페의 환풍기에서 나오는 기름 냄새와 엄습해오는 역한냄새를 맡는 순간, 기쁨과 슬픔이 함께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냄새를 맡는다는 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하고 느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세상에 좋은 냄새란 없다는 것과 풍기는 냄새를 맡지 않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보이지 않아도 실체를 느낄 수 없어도 냄새는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보다 무서운 것이 나의 냄새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오취(五臭)
인체가 맡는 냄새를 한방에서는 다섯으로 나누고 있다. 누린내(木-肝), 탄내(火-心臟), 향내(土-脾胃), 비린내(金-肺), 썩은내(水-腎臟)로 이 다섯냄새를 오행에 배당시켜 질병을 분석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질병도 냄새를 풍기게 되어있다. 환자는 자신의 병을 색 뿐만 아니라 냄새로도 알려주고 있다. 입에서 나는 냄새도 여러가지다. 본인이 스스로 다 알려주고도 의사가 용하다고 한다. 또, 다 알려주니 먹고 살기도 한다. 물론 알려줘도 모르는 이들도 있다. ‘줘도 못 먹나?’와 같다. 여하튼 냄새가 나면 안 된다. 사향(麝香)은 아무리 싸고 싸도 향이 수 백리를 간단다. 그래서 비싼지는 모르지만, 이유없이 비쌀 수는 없다. 인간 속성이 남 잘되는 것도 못 봐주지만, 귀한 것은 더욱더 남겨두지 않는다. 형벌로 삼족(三族)을 멸하였듯이 멸종을 시켜야만 속이 시원한 것이 사람인 것 같다. 제일 무서운 동물임에 틀림없다.


향기(香氣)가 나야
냄새이전의 것을 향기라 할 수 있다. 향에 기가 붙은 향기란 기(氣)를 조절해 주는 것이다. 페로몬치료나 향기요법 같은 것도 정신신경계통을 조절하거나 안정을 도와기를 조화시킨다. 향기를 가진 모든 약초도 이에 준한 약성을 가지고 있다. 향기나는 사람도 사회를 훈훈하게 한다. 인간사에서 안정과 평온을 위하여 향기는 꼭 필요하다. 나도 이제 젊을 때 같이 냄새와 맛을 거의 다 느끼다보니 맡고 싶은 냄새를 맡을 때는 기분이 참 좋다. 결코 냄새를 피워대면 안 되며, 향기가 절로 나와야하는데 하고 생각해 본다. 그런데 살려면 냄새를 내야만 한다.


영국 서울한의원  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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