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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의 온고지신- 누추함이 없어야

hherald 2013.09.16 18:19 조회 수 : 1147






6조 혜능(慧能)

거울이야기가 나오면 필히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어 적어 본다. 육조단경이란 불교서적에 보면 달마대사이후 5조(五祖)인 홍인대사가 문인들을 다 불러 모아 ‘태어나고 죽는 일이 큰 일이니 지혜가 있는 자는 게송(偈頌-시)을 지어오라. 큰 뜻을 깨친 자가 있으면 그에게 가사(袈裟)와 법(法)을 부촉(咐囑:분부와 부탁)하여 6대조가 되게 하리라’ 하였다. 이에 상좌인 신수스님과 방앗간에서 일하던 글도 읽고 쓰지 못하는 혜능이 지은 시를 통하여 깨닫고자 하는 마음의 차이를 느껴 보자.

먼저 신수는
몸은 보리의 나무요(身是菩提樹)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나니(心如明鏡臺)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時時勤拂拭)
티끌과 먼지 묻지 않게 하리라.(莫使有塵埃) 라 지은 것을 보고,
혜능은
보리란 본래 나무가 없고(菩提本無樹)
밝은 거울 역시 받침대가 없거늘(明鏡亦無臺)
부처의 성품은 항상 청정한 것이니(佛性常淸淨)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가 있겠는가(何處有塵埃) 하며
마음은 보리의 나무요(心是菩提樹)
몸이 밝은 거울의 받침대가 되니(身爲明鏡臺)
밝은 거울은 본래 깨끗한 것이니(明鏡本淸淨)
어느 곳이 티끌과 먼지에 물들리오.(何處染塵埃)이라 하여 선법(禪法)을 물려받아 선종(禪宗)의 6조가 된다.


사기당하는 이유

척 보면 거울로 비추어 보듯이, 그냥 보기만 해도 그 속을 훤히 알아보는 이를 신(神)같다고 말한다. 한때 유행어로 ‘척 보면 압니다’도 있듯이 환자를 바라보기만 하여도(視診) 아픈 곳을 다 아는 의사를 신의(神醫)라 불렀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보려면 거울이 필요하다. 그러나 남을 볼 때는 거울이 필요 없고, 눈으로 보여주는 대로 보면 되는 것이다. 연극을 하기위해 메이크업을 하지 않는 한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거울보기 싫어하고 멀리하는 이들은 진짜가짜를 구별하는 능력이 퇴화될 수밖에 없으니, 진짜같이 다가오는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 하여 억울한 일도 당하고 사기 같은 일을 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자신을 보지 못하니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도 모르게 된다. 그렇기에 남들과 다른 이상하고도 요상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은감불원(殷鑑不遠)이란, 은나라 왕이 폭정에 대해 경계하고 거울(鑑)삼아야 하는 일이 멀리 있는 일이 아니고 바로 전대에 있으니 교훈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의 실패를 보고 자신의 교훈으로 삼으라는 말이다. 우리 선조들의 저서에 거울감(鑑)자가 들어가는 것이 많은 이유다. 동의보감, 명심보감, 정감록,.....

다 버리고나니

옛 시인 유우석(劉禹錫)은 ‘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산이요(山不在高有仙則名), 물은 깊지 않아도 용이 살면 신령스런 물이 된다(水不在深有龍則靈)고 노래하였다. 세상의 가치는 보이는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곳에 무엇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자기서재가 초라하더라도 본인의 인품에 의해 덕의 향기가 난다고하며, 마치 남양(南陽)땅이 제갈량(諸葛亮)초당이 있어 빛나듯이, 덕의 향기가 가득한 곳에는 누추함이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런던이 세계적인 선망의 도시고, 덕기(德氣-하늘과 땅이 나와 함께 하는 기운)의 향기가 무척이나 진한 도시다. 오랜 역사와 위대한 이들과 그 시대 그대로의 두터운 향기를 간직한 그 모습 그대로가 자리 잡고 턱 버티고 눌러앉아있는 런던은 그 자체로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반만년 유구한 우리역사는 국보급 문화재도 남의 손에 있고, 지난 것은 모두 과거의 구시대적 유물로 마땅히 폐기처분하여야만 했고, 누가 더 새로운 것으로 먼저 바꾸는가에 목숨을 걸고 경쟁을 하며 우리의 근현대사를 쓰고 있지나 않나 생각해 본다. 자기의 자리가 높은 덕망으로 향기가 넘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지금 그대가 머무르고 있는 곳은 과연 향기로운가? 누추함은 정말 없는가? 공자(孔子)같이 ’어찌 누추함이 있겠는가?‘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겠는가? 추석을 맞아 우리선조들의 그윽한 향기를 느껴보자.


영국서울한의원 박사 김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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