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레이 규칙 전호에서 이어집니다.
공정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고 한다. 축구폭력은 소문만큼 심각하지 않다. 대단히 위협적인 노래와 야유, 협박 공갈 등과 난투극 몇 건 벌어지는 정도이다. 심각한 육체적 폭력은 그리 흔치 않다. 난동꾼들의 목적은 상대팀 팬들을 놀라게 해서 도망가게 만들어 그들의 비겁함을 야유하는 것이지 늘씬하게 패주는 것이 아니다. 전형적인 축구 팬의 노래에는 그들의 임무가 요약돼 있다. 팝송 <햇빛속의 계절들(Seasons inthe Sun)>에 맞추어 이런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기뻣고 즐거웠다. 우리가 스윈던을 도망가게 해서.
그러나 기쁨은 짧았다. 왜냐하면 그 겁장이들이 너무나 빨리 도망가 버려서!
난동꾼들의 과실을 호도하거나 변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역겹고 추악하며 무례하고 인종차별주의자이다. 내 얘기는 축구장 폭력에는 그들만의 행동 규범이 있어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자들의 조우(遭遇 )가 통제된다는 것이다.
약자의 규칙
1990년 보수당 국회의원 노먼테빗(Noman Tebbit)이 영국 전역에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 이민자들이 "크리켓 시험"에 너무 많이 떨어진 데 불만을 터뜨리자 소란이 일어났다. 그가 "크리켓 시험"이라 부른 것은 영국팀이 경기를 할때 이민자들이 영국이 아니라 파키스탄이나 인도가 이기면 환호성을 지른다고 해서 나온 얘기이다. 그는 영국에서 태어난 카리브해와 인도 파키스탄 이민 2세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테빗은 이 현상을 갈라진 충성심이라고 부르면서 영국팀을 응원함으로써 영국인임을 표하라고 했다. "새 나라에 올 때는 그 나라에 자신을 완전하고 철저히 섞을 각오를 해야한다." 라면서.
무지하고 거만한 테빗 시험이라고 불린 그의 인종주의는 숨막힐 정도였다. 그럼 초대 받지 않은 주민이었던 우리가 그들 나라에서 보인 빛나는 예를 그들이 따라해야 된다는 말인가?
오스트레일리아에 정착한 영국인이그들의 새로운 모국인 오스트레일라아에서 영국과 오스트레일라아가 시합을 할때 누구를 위해 환호성을 질러야 하나? 영국(여기서는 잉극랜드를 말한다.-옮긴이)에 살고 있는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영국이 다른 나라와 시합을 할 때 스코틀랜드인들이 항상 하나의 원칙으로 누구를 응원했는지 아나? 대다수의 냉소적이고 말많은 영국지식인들은 애국심을, 특히 스포츠에서 표하는 것은 촌스럽다고 여긴다. 그건 그렇다 치고, 다른 영국인들이 애국적인 열정을 드러내는 것은 조금 창피한데 의무적으로 영국을 위해 환호하는 건 자의식이 강한 데다 지각없는 행동이라고 느끼는 우리는 모두 시민권을 박탈당해야 하나?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제쳐둔다 하더라도 테빗 시험은 영국인다움을 시험하는데는 쓸 수 없을 것 같다. 진정 문화적인 영국인은 인종과 출신을 불문하고, 타고난 성향상 패자를 위해 환호 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특징을 처음 발견한 것은 아니다. 패자를 응원하는 성향은 현장조사 과정에서 반드시 파악해 보겠다고 결심한 국민적 고정과념 중 하나였다. 나는 이런 예를 수도 없이 보았다. 그러나 내 마음에 아직도 남아있고, 이 규칙의 깊고 복잡함을 진정으로 이해 할 수 있게 도와 준 예는 2002년 윔블던 테니스 남자 결승전이었다.
테니스광에게 그해의 윔블든 결승은 좀 싱거웠다. 나는 선수가 아니고 관중을 보러 갔는데 정말 마음을 다 빼앗기고 말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스트레일리아의 레이턴 휴이트 (Lleyton Hewitt)의 시합이었다. 예상대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챔피언이 날반디안을 6-1, 6-3,6-2 로 간단히 물리쳤다.
시합시작부터 영국인 관중은 날반디안을 위해 환호를 올렸다. 날반디안이 점수를 올리거나 좋은 샷을 칠때마다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르며 "힘내라. 다비드" 라고 함성을 질렀다. 오스트레일리아를 응원하는 선수는 정말 아주 적었다. 내 주위의 영국 관중에게 왜 아르헨티나 선수를 응원하느냐고 물었다. 특히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전쟁을 벌인 터라 두나라 사이에 이렇게 난리를 칠 정도의 사랑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었다. 국적은 전혀 없는 약자인 언더도그(underdog)이기 때문에 응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내가 너무나 뻔한 사실을 묻자 놀라는 표정이었다. 몇 명은 내게 규칙을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우리는 항상 약자를 응원합니다." "당신은 약자를 반드시 응원해야 합니다." 그들의 말투로 보아 내가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 사항인 모양이다. 왜내하면 이것은 자연법칙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