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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의 온고지신- 벌떡 서서

hherald 2013.12.16 19:30 조회 수 : 637

 


기준은
늘 말하지만 기(氣)를 돋아주는 것은 즐거움이지 한약 같은 약이나 음식이 아니다. 물론, 약이나 음식은 각각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氣)와 미(味)가 있다. 세상의 모든 존재물질에는 고유의 기운(氣運)과 성질 및 맛이 있는데, 이를 한방에서는 기미(氣味)라 하고, 이를 바탕으로하여 음식이나 약물을 인체와 연관시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말하지만, 농민들이 사육이나 번식시키려고 돼지나 소를 살 때, 단순히 무게를 기준하여 사는 것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직원을 뽑는다면 성적순인가? 몸무게 순인가? 아니면 학벌, 가문, 인맥 어느 것이든 아닐 것이다. 그럼 뭐냐? 바로 그가 가지고 있는 기나 끼가 무엇인가를 볼 것이다. 단지 일반인은 그 기를 측정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살펴볼 뿐이라고 본다. 안주에는 생선회가 최고라는데, 직접 가서 잡아 먹으려하지, 유통기간이 다된 것은 사먹지 않으려한다. 영양분석학적으로야 죽은 것이나 방금 잡은 것이나 칼로리같은 것은 별 차이 없을텐데, 막상 먹으면 그게 아니다. 배타고 금방 직접 잡아 바로 배를 따고 회쳐서 양념초장에 푹 찍어 한잔과 함께 먹으면 그냥 기분이 달라진다. 위생적으로는 더 엉망이라고 하겠지만, 먹고 기운이 더 난다고 느끼는 것은 결국 즐거움이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짱과 꽝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의 본성(本性)이며 본능(本能)일 것이다. 숟가락을 들 힘도 없다가 죽은 줄 알았던 그리던 이산가족이 나타났다하면 벌떡 일어나는 것들이 이를 말해주는 것이다. 얼마나 좋았으면 벌떡 일어날 수 있었을까? 즐거움에도 두 가지가 있는데, 몸도 즐거워야하고 마음도 즐거워야하는 것이다. 그래야 벌떡 일어나는 것이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축 늘어진 그대를 위하여 오랜만에 즐겁게 해주자. 벌떡 일어나게!. 영국에 살다보니 축구경기를 자주 보게 된다. 비싼 가격인데도 불구하고 어느 경기든 빈 좌석이 없다. 우리경기를 보면 큰 관중석이 너무 썰렁해서 보기가 안타깝다. 시설은 짱인데 관중은 꽝이다. 문화라고까지 말하기 전에 정신적여유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오래 지나가야 영국의 현재모습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 마음한편이 아프기도 하지만,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있다.

대리전
암튼, 경기 중 골이 들어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전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하긴 나도 누워 보다말고 벌떡 일어난다. 몇 파운드라도 배팅이 되었을 때야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영국프리미어리그의 첼시나 맨유 같은 특정 팀을 응원하는 서포터들은 가히 광적이다. 한국에서도 시차상 새벽에 경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원하는 팀의 경기날에는 엄숙하고 비장하게 목욕재개하고 TV 앞에 앉아 응원을 하기도 한단다. 그를 벌떡 일으키는 것은 응원하는 팀이 바로 골을 넣었을 때이다. 최고의 즐거움이 함께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응원하는 팀이 부진하여 하부리그로 강등되더라도 응원하는 팀을 바꾸지는 않는다. 한번 맹호는 영원한 맹호이듯이, 그 팀의 모든 것은 자기의 모든 것이다. 그들은 팀을 응원하는 순간이, 바로 선수들이 자기를 대신하여 적과 싸우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팀이 이기면 자기가 이겨 승리한 것으로 도취하게 되고, 지면 자기가 패배한 것으로 생각되어 복수심이 유발되어 난동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존재이유
세계대전이나 냉전 같은 큰 전쟁이 없어진 현시대구조에서는 각종 스포츠경기가 전쟁을 대신하여 대리전을 치르는 꼴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이런 현상은 소위 선진국이라는 소득이 높거나 높았던 나라나 전쟁같은 목숨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적은 곳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칼과 총을 들고 육탄전으로 싸우던 구시대의 전투형태가 물러가고, 이제는 언제 어디서 생명을 위협하는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 날아들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는 첨단무기와 강력한 화력들이 팽팽한 긴장만 감돌게 하고 있다. 터트리지 못하고 눌려있는 여건 속에서 어딘가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선진사회의 사람들은 크고작은 모든 일을 고소고발과 분쟁소송으로 직접 또는 대리전을 통해 싸우면서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고자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본다. 왜 어쨌든 이겨야만하고 즐거워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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