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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발견-40회 화장실 독서 규칙

hherald 2011.04.18 19:56 조회 수 : 2251



냉소적인 친구 하나는 아마도 영국인의 변비 증세 때문일 거라며, 글을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영국인은 자신의 위장에 심하게 집착한다는 지적을 종종 받는다. 이는 화장실 캐비냇이나 약장을 뒤져보면 (예, 나는 항상 남의 집 것을 뒤져 봅니다. 당신은 안 그런가요?) 우리는 변비약과 지사제를 평균이상으로 많이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상적인 배변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고심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독일인 보다 더 위장에 집착 하는가? 독일인은 변기를 우리 것는 반대로 대변 부분을 편편하게 올라오게 만들고 소변 부분을 오목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자신의 대변을 걱정스럽게 검열하거나 자랑스럽게 바라보는 것 같다. (나는 그런 모양의 변기가 그 목적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그것 말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사실 화장실 독서 습관은 배설 과정에 대한 우리의 창피함 혹은 부끄러움에 대한 강도를 표시하는 것이다. 배설물에 너무 열심히 (독일인 방식으로? 혹은 항문쪽으로?) 초점을 맞추지 말고 글을 보면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것도 영국인의 위선이다. 
화장실 독서 불문율 규칙에 따르면 여기 놓인 책과 잡지는 그렇게 심각한 종류여서는 안 된다. 유머, 인용구 모음집, 유명인 편지나 일기를 모은 책, 기이하고 이상한 기록을 모은책, 옛날 잡지 등 가볍게 듬성듬성 읽을 수 있는 것이 좋고, 계속 집중해야하는 책은 곤란하다. 
화장실 독서는 영국 가정의 어떤것과 마찬가지로 유용한 계급표시기이다. 

*노동 계급 화장실 도서는 거의 유머러스하고, 가벼운 연예가 가십이나 스포츠 소식을 다룬 것이다. 농담 모음집, 만화, 가끔 퍼즐이나 퀴즈 책이 눈에 띄고, 가십 이나 고급 스포츠 잡지가 많다. 모터 사이클이나 스케이트보드 잡지도 어쩌다 발견된다. 

* 중하류와 중중층은 화장실 독서를 즐기지 않는다. 그들은 화장실에 책이나 신문을 가지고 들어간다. 그러나 영구 전시를 위한 소장본은 두지 않는다. 그들은 이를 좀 상스럽게 보인다고 여긴다.  이 계급 여성은 화장실 독서를 인정하길 꺼린다. 

*중상층은 화장실 독서를 상스럽게 보는 것을 아랑곳 하지 않고 대개 화장실에 작은 서재를 둔다. 어떤 중상층의 화장실 수집품은 좀 과시형이다. 책과 잡지는 즐기기 위해서라기 보다 감동을 주기 위해 선정한 듯하다. 그러나 재미 있는 것을 잘 선정해 놓아서 손님이 종종 정신을 잃고 보다가 소리를 질러야 디너 테이블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상류층 화장실 독서는 노동계급의 취향과 거의 비슷하다. 주로 스포츠와 유머로 이루어져 있다. 비록 스포츠 잡지라면 축구보다는 사냥, 사격, 낚시책일 가능성이 많다. 어떤 상류층 화장실 서재에서는 놀랍게도 옛날 어린이 책과 오래되고 낡은 <호스 앤드 하운드(horse and hound)>나 <컨트리 라이프(Country Life)>를 볼 수 있는데, 당신은 그 잡지 안에서 이 집 여주인의 1950년도 약혼 사진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신문 규칙 

영국인이 글을 사랑 한다는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우리 중 80퍼센트가 넘는 사람이 전국 일간지를 읽는다고 얘기하면, 영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우리들이 죄다 엄청나게  유식한 지식인이라 전부 <타임스>나 <가디언>을 읽고 혹은 심각한 모습으로 신문의 정치 시사 분석에 정신을 빼앗긴 국민이라고 오해한다. 사실은 겨우 네개만 그런 신문이고, 우리 중 16퍼센트만이 소위 말하는 고급지라 불리는 전국 일간 신문을 읽을 뿐이다. 
이것들은 동시에 브로드시트(broadsheet)라 불리는데,왜냐하면 신문지가 크기 때문이다. 나는 왜 아직도 이 신문들이 다루기 힘든 꼴사나운 크기를 고집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그러나 통근자들이 기차에서 신문을 읽는 것을 보고는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고, 신문 크기와 이독성과 다루기 어려움은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요점은 신문이 충분히 커야 사람들이  그 뒤에 숨기 쉽다는  말이다. 영국 브로드시트 신문은 심리학자가 얘기하는 장애물 표시의 경의적인 보기이다. 지금 이 경우는  차라리 성곽 표시라고 해야 옳겠다. 이 큰 사이즈 뒤에 완전히 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넓게 펼친 페이지는 아주 효과적으로 다른 인간과의 상호접촉을 예방한다. 또한 그들이 거기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성공적으로 유지해서 안도감을 준다. 


옮긴인 :권 석화

영남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1980년대 초 영국으로 이주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를 대상으로 유럽의 잡지를 포함한 도서, 미디어 저작권 중개 업무를 하고 있다.

월간 <뚜르드 몽드> <요팅> <디올림피아드> 등의 편집위원이며 대학과 기업체에서 유럽 문화 전반, 특히 영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wonsukh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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